2018년 5월 4일 페북에 올렸던 지방선거관련 소회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계가 올린 어떤 그림에 대한 평가를 페북에 올렸었는데, 정작 내 글을 공유한 분들의 탐라에서는 내 글이 발견되고 내 탐라에서는 이 글이 사라졌다...(공유하신 분들의 날짜를 보니 2018년 5월 4일)
 
혹시 몰라 블로그에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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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 대해 며칠간 탐라가 시끌벅적했다. 죄다 남성에 죄다 50대 이상의 이 그림은 마초제국 선포식 홍보물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성할당 등 제도적으로 남초현상을 해소하고자 했으나 안 되는 걸 어쩌란 거냐라는 항의가 종종 보인다. 자세한 이야기를 다 옮기기에는 손가락이 바쁘고, 한 줄로 정리하면, "할 만큼 했으나 여성 후보들이 나타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로 정리된다. 그러니 민주당 욕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게 민주당도 할만큼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애초 한국사회의 각종 정치관계법의 구조상 여성과 청년들이 제도정치권에 진입하는데에는 엄청난 장벽이 설치되어 있다. 한 삼십년 정도 시간 투자 하고, 나름 돈도 있고 빽도 있고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고 그리하여 몇 번은 깨지고 짜져도 다시 불굴의 의지로 일어서 선거판에 얼굴을 들이밀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저 포스터 한 구석에 이름 석자라도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게 지금의 정치관계법이란 거다.
정당법,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다 들여다보라. 저게 어디 돈 없고, 빽 없고, 당장 먹고 살기 바쁘거나 가족들 뒤치닥거리하는데에도 하루가 빠듯한 사람들이 의지와 아이디어만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있게 보장하고 있는지.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나 장애인 및 소수자, 또는 청년들이 광역단체장은커녕 기초의회 의원에도 도전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이게 조선시대도 아닌데 엔간한 자리에 앉을 후보가 되려면 그럭저럭 먹고사는데 별로 부담이 없고, 가족은 물론 기타 후원자들이 등 뒤에 병풍처럼 서서 큰 일 하시는데 도움을 주고, 그런 경력이 이삼십년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중년이상 남성들이 국정을 도모하시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이 어찌 가능할 수 있는가? 바로 이 차원에서 민주당은 욕을 들어먹어도 싸다는 결론이 나온다. 민주당이 공직선거에 당해 부랴부랴 가산점 주고 자금지원하고 한다고 부산을 떨어봐야 아닌 말로 이벤트성 행사에 알리바이 만들어주는 수준에서 장래에 지속성도 없는 후보놀이를 하러 선뜻 나올 여성, 장애인 및 소수자가 있겠는가?
민주당이나 자유당이나 해방 이후 제헌 이래로 지금까지 물경 7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중년 이상 남성 중심 정치인이 배출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이 협소한 정치제도를 고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던가? 선거때나 되면 정치관계법 개혁하겠다고 공약은 잘 내놓지만, 정작 선거 끝나고 나면 입 싹 씻고 기득권을 향유하느라 정신을 못차린 그 기나긴 세월이 축적된 결과가 바로 이 포스터 아닌가?
고로, 어느 민주당 지지자들의 충성심에서 비롯한, 자당의 이 포스터가 보여주는 50대 이상 남성 중심의 정치지형에 대한 변명이 아무리 애절하고 구구절절하더라도, 이러한 오늘날의 정치지형을 고착화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민주당이 욕을 처먹을 이유가 사라지거나 약화되는 것이 아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욕을 처먹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그랬듯이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정치관계법을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들에게 없다는 거.
고로 그 강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앞으로도 저들이 찍어내는 포스터의 질은 이 포스터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민주당이 대오각성해서 정치관계법을 개혁하지 않는 한. 하지만 뭐 이건 언제나 난망한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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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15:41 2022/05/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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