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 없이, 시간 때우기 정도로 쓸만한 영화.

이왕 시간 떄우는 거면, 좀 덜불편한 영화면 좋았을 것을..

 

부자연스러운 액션장면들도 거슬렸지만,

혁명에는 영웅이 있어야하고, 혁명은 희생이 필요한 거라는 따위의 전제가 거북했다.

 

어떤 영웅을 지키는 게 혁명이 아닐진대, 영웅을 지키는 또다른 영웅들을 꾸며내며 혁명에 비장함을 입히고, 그래서 희화화 시킨다. 누구도 영화 속 이야기가 실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혁명은 판타지가 되었다. 판타지로 가공하더라도, 얼마든지 현실의 관계를 반영시킬 수 있다(시트콤 봐봐). 그러고보면, 배경이 현실이냐 판타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추상해 담았는지가 중요하다. 이 영화는 애초 배경도, 군상들도 판타지였고, 현실의 그 무엇도 담지 못한채, 내내 과대망상에 빠진 의미없는 말과 장면들이 떠다녔다. 뭔가, 역사는 이름만 남기고 간, 때로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이들이 바꿔온 것이라는 얘기를 하려했나 싶은데, 그 이름 없는 이들이 이름 있는 누군가에게 복무하는 걸로 역사를 바꿨다고 생각한거면, 참 한심하다. 이런 설정은 '영웅'에도 있고, 정확히 떠오르진 않지만, 여러 중국 영화들에 담겨있는 것 같다. 물론, 헐리우드 영화에도.

 

무엇을 위한 혁명인지도 알려주지 않은 채, '혁명'이라는 공수사만 셀 수 없이 반복하는 것이 짜증났다. 인민을 위한 다는 건 이명박도 할 수 있는 얘기다. 추상적인 '중국'과 '혁명' 앞에서 주인도 인력거꾼도 모두 동지가 된다. 어찌보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한나라당 심판 앞에 민주당도, 국민참여당도, 누구도 만날테니..

 

수십번 칼을 맞고도 걸어다니는 사람이나, 사방에서 쏟아지는 화살을 피해 움직이는 인력거나.. 장소가 지구 어디쯤이라면, 기본적인 물리법칙 정도는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