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0/06/13
  2. 꿀맛 같은 휴지기 2010/06/13

from the movie 2010/06/13 14:45

 

개인적으로 '밀양'부터

이창동 영화와 코드가 맞는 듯.

 

시,

충격으로 시작해 전율로 끝나는 영화,

문학을 했던 사람이라 그런가.

그의 영화적 서사는 다른 한국 영화들에 비해 항상 돋보였다.

 

"왜 성폭행 가해자의 할머니가 시로써 자기 주변을 성찰해야 하나?"

혹은 "왜 가해자가 아닌, 할머니야? 왜 또!"

뭐 이런 반응들은 예상되는 바이나

그런 기대치를 충족했다면 아마 훨씬 다른 느낌의 영화가 되었겠지.

 

사회적 범죄, 그 속에서 몸서리 쳐지도록 고통스러운 한 사람, 

그렇게 '사람'으로 엮인 피해와 가해의 관계들 속에 위치한 '여성'이자 '노인'인  주인공.

손자에 대한 뿌리 깊은 친밀함, 피해자의 절망과 절규, 그 속의 혼돈

나조차 닿지 못하는 혹은 끊지 못하는 그것들에

60대 할머니는 가까이 간다. 그리고 바로 자신이 기꺼이 그러한 것들을 겪는다.

 

영화는 아들 때문에 눈이 뒤집히는 '마더'와는 다르다,

'시'속의 할머니는 혈연을 뛰어넘어 피해자와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시는 문학은 예술은 나아가 사회의 역할은

바로 이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시를 배운 인간들도, 쓰는 인간들도 이리 많은데

왜 사회가 항상 이 모양이누.

 

제대로 배우거나 쓰는 사람들은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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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3 14:45 2010/06/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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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 같은 휴지기

from monologue 2010/06/13 14:34

 

 

나름 꿀맛 같은 휴지기를 보내고 있다.

 

누구와 쉽게 연락이 닿지 않는 곳에 집을 얻었고

소위 '교통'이라 표현되는 서울 근접권에는 실패하였으나,

집도 넓고 여유도 있어졌다.

 

감나무 배나무 앵두나무 벚나무가 즐비한 한 복판에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가 있다.

낯선 곳이지만 익숙한 풍경,

사시사철 변화하는 풀들의 생리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 줄은 몰랐다.

 

울산에 있을 때는 외로워서

사람들 만나러 올라간다는 핑계가 쉬이 통했지만

지금, 따져보니

막상 내게 필요했던 건 사람이 아니라 휴식이었던 듯 하다.

 

난 무얼 향해 있었을까.

혹은 난 무엇을 간절히 바라왔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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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3 14:34 2010/06/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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