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사람이 불에 타는 시대는 아직도 반복되고 있건만,

여전히 한참이나 지난 추억으로 그 시대를 간직하고 있는 나.

 

모두가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나는 고작

내가 처해져 있는 환경을 바꾸는 일이 우선이 되어버렸다.

 

물론 내가 있는 환경을 바꾸는 일 또한, 내 중요한 '운동'이고,

밖에서 벌어지는 노동자들의 날선 투쟁 역시 내 운동일 수 있는데

몸과 마음 모두가 멀어져 있는 듯 하다, 지금은.

노랫말마따나 '단사에 갇힌 노동자의 장벽'이란 게 이런 것일까.

 

이윤을 가져가지 않는 착한 자본가들,

혹은 소액 출자로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를 내며 존재하는 집단적 자본가들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들

자본가들의 노무관리 시스템을 들여오는 중간 관리자들, 그 속에 섞여 다닥다닥 잔소리하며 긴장을 주는 이들

시설에 투자하고 노동자들은 쥐어짜는 생협 시스템,

유치한 광고까지 더해져 결국 자본주의적 운영 방식에 한 치도 거스름이 없는

소위,'자본주의' 속에서 '대안경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부딪히는 극렬한 모순,

나 역시도 '노자간의 대립'을 겪으며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무력해져있는 걸까. 혹은 너무 많은 휴식을 나에게 주었나.

여기저기서 난리인데 나는 미동조차 하고 있지 않구나.

 

울산에 있을 때는 느끼지조차 못했던 노동자들의 활기가 이제야 전해지고 있다.

아마 내가 지금 울산에 있었다고 한다면 이주노동자들 조직해서 지지하게 하고, 어떤 집회든 동참하게 하고, 파업할 권리라도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한 줌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나 지껄이며 너희들도 그런 방식으로는 싸우지 말라고, 감히 충고했을 것이다.

 

헌데 지금의 나는 그저, 존 레전드의 목소리에 심취해 학교에 제출할 글이나 고민하고 있다.

 

왜 버티어야 하는지, 혹은 왜 그만두면 안 되는 것인지, 어떤 쟁점을 제기하며 어떤 논의를 이끌어낼지,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묵묵히 내 길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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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7 13:38 2010/11/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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