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0/01 11:19

술자리에서 얘기했더니 재미있다고 하길래...^^ 하긴 내가 생각해도 좀 코믹스러운 상황이다.

 

서울 구로구에 가면 미래 어린이집이라는 곳이 있는데,

구로구청에서 건물 세워서 -> 한국노인복지회에게 관리하라고 위탁 주고 -> 복지회가 개인에게 다시 위탁을 준 어린이집이다.

 

이 위탁을 받은 '개인'은 어린이집에서 원장 노릇을 하면서 금쪽같은 아이들 급식비 유용 비리사건을 벌였다나 뭐라나~~!

열받은 교사들, 양심선언해버렸다~! SBS에도 방송되고...



episode 1.

교사는 과연 집회,시위,파업이 가능할까?

 

사건 터졌으니 집회/시위의 자유를 누려야 하는 것은 인지상정.

but~~ 헉~ 사실은 좀 숨이 막히는데,

구로구청앞에서 피켓 시위할때 그 자리를 메꾼 것은 양심선언 교사들이 아닌 열받은 부모들이었다. 그 시간에 교사들은 아마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었겠지.

음... 부모가 피켓팅하는 거 좋긴 한데, '교사가 못하니까'는 좌절스러움.

 

episode 2.

이 사건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결국 법정까지 간 이 사건은 한달 이상을 끌더니 8월 중순에 판결이 났는데...

가해자는 원장 .....여기까지는 쌈빡한데,

피해자는...음...

아이들? 아님!

부모들? 아님!

교사들? 아님!

구로구청? 것도 아님!

바로... 한국노인복지회가 피해자로 판결내려졌다.

원장이 위탁업체에 보낼 돈을 횡령한 셈이라나...

 

속에서 열불나는 부모들은 한국노인복지회 대표를 상대로 다시 소송중...

 

episode 3.

결국 교사들의 행보는?

 

재판도 야리꼬리하게 풀리고 구청에서는 위탁체를 바꾸면서 '고용승계'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해주지 않는 바람에 미래어린이집 교사들은 중대한 결심을 했다.

노조에 가입하기로 한것!

 

근데 눈을 씻고 봐도 근처에 보육 관련된 노조는 없는바(빨리 띄울걸T.T)

찾아간 곳이

구로에서 제일 힘 세 보이는 노조~! 바로 금속노련이었다~!

당황한 노조 활동가들... 가입시켜달라고 우기는 교사들...

서울본부 중앙 소개시켜주려는 노조 활동가들... 바로 가입비 들어밀어버린 교사들...^^

 

결국 교사들은 노조조합원이 되었고,

이후 구로구청앞 집회에서 파란조끼 입은 아자씨들 30명이 떡~하니 동참하자

바로 그날 저녁 구청장 면담~, 고용승계 확답~.

 

뭐... 대략 이런 이야기랍니다.

 

나름대로 몇가지 교훈을 얻었다라면요...

 

우선, 몸짱되자~!

뭔 조끼를 입더라도 각이 좀 나와야 상대방이 쫄던지 말던지...

 

그리고 새삼, 노조 만들자~!

에잇 치사한 것들... 하여간 힘센 놈하고만 얘기한다 이거지?

단체가 원장 비리 해결하려면 최소 6개월인데 하루만에 바로 해결이라니... 치사하고 아니꼬와서라도 조합원 대빵 많은 노조 만들어버린다...-_-

 

또하나 있다면, 지역노조 꽤 매력적~!

대공장노조에 익숙해있다보니 지금 보육노조가 지향하는 산업별 노조 (잘~) 만드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일테지만, 미래어린이집교사들을 보면 지역에서 서로의 힘을 집결시켜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뿐 아니라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어렴풋...

 

* 좀더 궁금한 점은 미래어린이집 다음카페에서(노조얘기는 없네요...)...^^ http://cafe.daum.net/futurechild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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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1 11:19 2004/10/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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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ngdumb 2004/10/05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헐....재밌다고 해야겠죠? 새상에 금속노련이라니...헐...그래도 그 선생님들 용기가 대단코 실천력 캡이고 멋지십니다. 노조를 꾸릴려는 분들의 어깨에 더 많은 책임감이 느껴지는 군요...홧팅...나도 도움이 될수 있다면 좋으련만...쩝...

  2. jineeya 2004/10/05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근데 선생님들 캡이죠? 언젠간 꼭 얼굴봐야 겠다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