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5/04/25 22:49

* 이 글은 미류님의 [돌봄노동에 대한 질문] 에 관련된 글입니다.

일요일에 발견한 미류님의 트랙백... 뭔가 묻고 있다! 게다가 어렵다!
답해줄 재주는 없는디...흑흑T.T


왜 트랙백 거셨어여...꺼이꺼이. 


그런데 없는 밑천이라도 뭔가 적어야 하지 않나하는 강박관념에 휩싸여...-_-;;

열심히 찾아낸 내용이 아니라 대략의 의도나 흐름정도만 적은 거라,

죄송합니다...-_-;;;;;

 



1.


먼저 저번 글의 배경을 설명하자면 사회진보연대의 ‘소위 여성적 노동’에 대한 기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돌봄’을 ‘노동’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통해 발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때마침 마르크스의 이론에 맞춰 ‘노동으로서의 돌봄’을 적은 동시에 gender 적 입장에서까지 파악한 원서의 번역 발제문과 그걸 발제해준 사람의 말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고자료의 원서는 Diemut Elisabet Bubeck 의 [Care, Gender and Justice]입죠)


제가 이 글을 참조하게 된 것은 노동으로서의 돌봄을 돌아볼 때 가장 친 노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현명한 마르크스의 노동 이론을 차용하면서도, (마르크스에 대한 저의 지식이 매우 미천함에도 불구하고 원저자의 지식을 믿으면서!) 그러한 친 노동적 이론 속에서조차 여성적 노동을 이야기할 때 뭔가 ‘아귀’가 안 맞는, 또는 간과되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제가 접한 ‘주변적 보조적’이라는 단어가 자본이 아닌 친노동적 단체에서 나왔고, (워낙 피해의식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표현된 자체로 나름의 근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것은 노동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대략의 뉘앙스로 보면 ‘돌봄을 노동이라고 가정’한다는 데서 출발한 것은 마르크스의 이론에 맞춰 다른 노동과 비슷하게 배치해 보려했으나, 솔직히 결론을 말하자면 ‘끼워맞춰 보려했으나 약간 어긋나더라’가 있습니다. (그 이전에 원저자에게는 ‘배치하기 힘들겠다’는 사전 가설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


--> 이것만으로도 미류님의 제 글의 이상한 구조에 대한 많은 의문이 해결될 듯...

 

따라서 마르크스의 이론을 빌어 설명하면서 필요노동임을 밝힌 것 역시 어설플 수 있다고 보는데, 대략의 정의가 맞더라도 인간의 노동이 ‘감소, 끝끝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이상 마르크스 이론으로의 완벽한 등치가 어렵다고 본 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인지 미류님이 말씀하신 ‘노동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내용을 접하면서
‘무엇을 정의?’하면 좋은지 좀 난감하네요.
배치해 보려다가 어긋남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돌봄노동 자체의 정의나 성격에 대한 기술 말고 미류님의 말씀대로 돌봄이 노동인지에 대한 정의가 따로 필요한 지는 앞으로도 지난하게 갑론을박이 벌어질 겁니다.

그리고 돌봄을 노동으로 정리하려는 누군가를 발견한 기쁨도 있었고, 미류님의 말처럼 지속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노동에 대한 정의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는데 동조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맞춰보려 했으나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이론의 보강이나 새 이론 창조를 요구받는다라면, 무엇에 기준을 두어야 하는 것인지, 특정 이론이나 입장을 말하는 것인지, 판단이 없는 상태에서 매우 상대적이고 반드시 어긋날 끼워맞추기가 될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이러한 분야가 모호하고 미 개척된 영역의 것이라고 친다면(소위 여성적 노동이 많겠지요?) ‘정의에 대한 선행 없이 배치 없’다는 말은 약간 우울할 수 있는데, 돌봄 또는 여타 가사, 육아 등에 대한 노동인가의 여부에 대한 물음에 종지부를 찍어야 노동의 성격 규명과 배치가 가능하다고 와전될 가능성이 있어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이론을 빌어 설명하려 할 때 노동에 대한 정의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면 분명코 그 노동은 그 자체로 -적어도 이론적으로만이라도- 주변화된 노동이라 볼 수 있고-_-, 따라서 위의 ‘주변화’라는 말이 범상치 않게 들린 것은 이러한 혐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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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화된 노동이다’라고 적힘
 -> 마르크스의 노동이론에 기인한 것처럼 생각됨
 -> ‘주변화된 노동이 아니다’라고 외치고 싶다
 -> 마르크스 이론에 완벽 등치된 노동이 아닌 것 같으므로 전반적인 성격에 귀 기울이고 공평 분배되어야 할 노동임을 강조

-------------------
뭐 대략 이렇게... 하하... 와전이 심했나요?^^;;

 

2.


확실히 전 마르크스 이론에 무지한 편이라 전문가가 작성한 참고자료에 많이 의존해서 썼습니다. 따라서 표현이나 내용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기한 부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다만 제가 이해하기로 마르크스의 필요노동 개념은 ‘사람에 의해 행해지는 노동’이 '0'인 상태이지, 해당 노동이 ‘0’이 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서 자동화 등이 등장한 것이 아닌지...
그런데 미류님이 말한 필요노동과 구분되는 필수적인 노동에 대한 개념 분리는 꽤 유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O_O
 


3.


돌봄의 특성을 정의하는 부분에 있어서 ‘다른 노동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스스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노동은 많이 있다고 봅니다.
확실히 의료서비스는 자동차산업보다는 돌봄과 매우 유사하고 넓게 보면 의료조차도 돌봄의 영역안에 들어가거나 ‘복지’라는 단어로 모두 함께 포괄할 수 있겠지요.

사실 돌봄노동의 입장에서 보거나 소위 여성적 노동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 옛날 ‘애보는 엄마’만 염두에 두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초 주는 동네 할머니’도 염두에 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 말고도 다른 노동 - 소위 여성적 노동이라 불리지 않는 노동 - 에 있어서도 유사한 성격은 얼마든지 교차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제 글에선 성격 자체를 나열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글 쓸 당시엔 돌봄노동과 돌봄을 제외한 소위 여성적 노동의 성격을 왔다갔다하며 포괄하려 했던 면도 있고요...^^;;

 

아동의 권리차원의 접근은 그동안 보육인이 많이 고민해온 부분입니다.
인권보육의 기치는 꽤 까다롭지만 주로 ‘노동으로서의 돌봄’이 아닌 ‘돌봄으로서의 노동’에 복무해온 대부분의 보육인들이 많이 고민하던 지점이고,
보육판에 복귀한지 얼마 안 된 저로서는 잘은 모르지만 자료 있으면 공유하겠습니다.^^
확실히 제 글의 보육의 공공성 제기 부분은 이번 글의 맥락 속에서 국한되어 기술되었으며, 보육의 공공성 확보 부분은 유의미한 다양한 기제가 많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일례로 보육노조는 주로 한 단체의 회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건설된 노동조합이고, 그들의 제1의 구호는 ‘인권보육 실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도 기실 ‘인권보육 실현’을 위한 토대라고 생각하고 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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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5 22:49 2005/04/2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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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천천히 생각해볼께요~ ^^;

    Tracked from 2005/04/25 23:16  삭제

    * 이 글은 jineeya님의 [아~~ 트랙백의 어려움...] 에 관련된 글입니다. 저도 글쓰고 나서 제가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질문들을 던진 것 같아서 내내 부담스러웠답니다. ^^;;제가 글에 번

  1. 미류 2005/04/25 2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서 마무리를 못했네요. ^^;; 조만간 다시 정리해서 덧글에 남길께요.
    저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 질문들을 던진 것 같아서 은근히 후회하느 ㄴ중이예요. -_-; 천천히 하죠~ ㅎㅎ

  2. jineeya 2005/04/25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류/넵... 저도 정리 못하고 자꾸 쓰게 되는 것 같아 머쓱함다. 근데 '천천히 하죠'란 말이 더 무섭슴다.^^;;

  3. kanjang_gongjang 2005/04/26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봄 노동의 정의에 대하여서는 노동가치론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봅니다.(강남훈 교수의 월간네트워크 정보혁명과 노동가치라는 글에서 규명한 것 처럼 말입니다.)
    질문의 방향이...
    첫째 노동의 소외 형태(여성, 소수자를 포함한), 둘째 자본의 논리, 셋째 사회화라는 틀에 있어서의 여성운동의 실천철학의 테마를 상정하여 논의하는 것이 더욱더 맞지 않을까요...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학적 복지개념의 차용인지... 마르크스의 개념의 확장인지에 대한 논의도 선행되었으면 하네요... 그냥 읽고 끄적여 보고 갑니다.

  4. jineeya 2005/04/27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anjang_gongjang/네. 정리를 잘 해봐야 할 듯. 한편으로는 다양한 입장에서의 돌봄을 바라보는 의견도 궁금해요.

  5. 미류 2005/04/28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을 언제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간단한 덧글을 남깁니다. 트랙백하려던 글은 저의 질문에 대한 해명 혹은 좀더 정리된 저의 입장을 담으려고 했었는데요. 거기까지는못 갈 것 같아서 ^^;; 제가 지난 트랙백에서 궁금해했던 노동의 정의는 보육노동을 노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이론구조를 제시하라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다만, 맑스의 이론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는, 혹은 어긋난다고 지적되는 부분에는 맑스의 '노동'은 없고 전혀 생소한(좀더 강하게 말하면 왜곡된) '노동'만 제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6. 미류 2005/04/28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동화에 의해 인간의 노동이 사라질 것이라는 등이 특히 그러합니다. 그러다보니 맑스와 만나고 부딪치고 어긋나고 접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제문에서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은 셈이라는, 일종의 문제제기였습니다. 어떤 만남이 가능할 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그걸 함께 '천천히~' 고민해보겠다는 ㅎㅎ(너무 무서워하지 마세요. 그러니까 제가 더 무섭슴돠~ ^^;;)

  7. jineeya 2005/04/30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류/앗, 그러고보니 필요노동의 '0'화는 필요노동의 최소화와 특정 필요노동의 역할 분담으로의 해소 불가능에 대한 저의 과도한 표현일수도...
    어떠한 노동자도 필요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사회는 최소화라는 의미에 함축된 이상향에 대한 추측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