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4/08/06 17:56

아~ 괴로워.
괜히 진보블로그 뒤지다가 'LG정유' 글자가 눈에 띄는 바람에 벌써 몇시간째 온라인에서 'LG정유' 뒤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있다. 시간 깨진 건 전혀 후회스럽지 않으나, 글을 읽어가면서 열받는 정도가 심해지는 건 이 무더위에 치명적이다.

 



진보블로그부터 시작한 이 행보는 곧바로 상업 포탈 D*** 의 뻑적지근 플래쉬로 넘어갔고,
'LG정유 노조원 최종 복귀 시한 8월 6일 오후 5시까지'

다시 google의 검색을 통해 총 29000여개의 검색결과중 몇개만 추려가며 보았으며,
'...공장가동 중단에까지 이른 가장 큰 쟁점은 노사간 ‘고임금’ 줄다리기 싸움이다...'
'회사 측은 고임금을 받는 노조가 턱없이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
'정유업계 초유의 대량 해고사태가 우려되는 상황'
'LG정유 파업 설득력 없다'
'LG정유파업사태가... '

결국 LG 정유 노동조합의 페이지에 종착하기 까지...
'일자리 늘리기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 5일 주 40시간제'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통한 사회정의 실현'
...

참으로 기나긴 여정이었다. 에휴~.


이 긴 여정속에서 엄청난 언론의 상황 해석력과 여론몰이에 감탄을 고하고 싶다.
주5일사수를 위한 주40시간제도, 적정인원 확보도, 비정규직 철폐와 고용안정도, 조합활동 보장도 단 하나의 절대 명제! '고임금 인상 투쟁' 으로 정리해내는 저 현란한 문장의 나열들을 보라~!

'.... 그리하여....LG정유 노조 파업은 하나의 쟁점으로 정리를 할 수 있다. 임금인상!...
왜냐고? 일자리를 늘리면 임금이 늘어나거든...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만들어봐라 임금 늘지...에또에또...
파업을 무기로 한...국민을 볼모로 잡은...'


그래도 나 참 선입견의 골이 깊은 가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5일 실시하면서 늘어나는 인력 충원 고려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대충 납땜질한다는 발상을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노동자의 무기인 '파업'에 맞서 사측이 들고 나오는 '해고, 손배가압류, 공권력투입 요청'등의 다양한 무기를 보면 마치 '칼'들고 지상에 서있는 자에게 '핵무기'들고 비행기탄 자들이 무서우니 안내려놓으면 떨어뜨리겠다고 외치는 형상이다.

조용히 일만 하고 싶어도 자다깨면 기본급 삭감, 연봉제 시행, 비정규직화로 내몰면서,
적당한 workholic 이데올로기 이용하면서,
자꾸 노동자 뭉치게 만들면서,
'뭉치지 마라'고 소리지르지 마라.

새삼 불뿜는 진보네가 부러워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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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6 17:56 2004/08/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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