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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8/04/19 13:29

나이가 6,70 이상 된 화가들 전시를 보다보면
그들의 연령에 따라 아이템이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가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인데,
유,청년기의 실험적 작품 -> 청,장년기의 사회비판이나 자본만능주의나 인간의 소외 등을 반영한 작품 -> 중,노년기의 자연 회기,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 관계의 중요성 등을 나타내는 작품.

물론 전후세대부터는 적용할 수 없는 패턴이다. 일반화의 근거도 없다. 그저 나의 생각이다.


얼마전 관람한 인도현대미술전시에선 교과서에서만 배웠지만 현실감각 제로였던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알고보면 인도도 꽤 최근까지, 1940년대까지 우리와 비슷하게 식민의 경험을 했던거다.
그러니 6,70 넘은 화가들이 젊은 시절 그린 그림들은 매우 사회 비판적, 정치적이었을 것이다.
또한 1950년대를 넘어서 현대라는 삶을 사는 인간 군상과 그들의 인공물, 내재된 고독과 소외 등은 인도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인도의 화가들 역시 놓치기 힘든 아이템일 것이다.

 

그래서인가?
전시자 중 하나인 라마찬드란은 젊은 날, 우울하고 사회비판적 그림을 그려왔다.

전쟁, 식민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의제는 개인과 그의 삶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특히 1940~50년대의 국제적인 흐름을 생각한다면 세계적으로 6,70대라는 세대들은 비록 소통하지 않았어도 알 수 있는 막강한 공감력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우리나라의 화가들이 자연과 일상에 눈 돌리는 동안 라마찬드란은 신화와 벽화의 세계로 다시 돌아섰다.
'다시 돌아섰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그가 어릴 적 그림쟁이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인도 신화의 벽화를 보면서였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몇몇 화가들이 '자연과 일상으로 눈을 돌리는 것' 역시 라마찬드란의 '다시 돌아섬'과 같은것 아닐까 싶다.

선형이었던 아이템의 패턴이, 인생의 패턴이 원형으로 변화한 느낌이다.

자연과 일상 -> 실험 -> 사회비판과 인간소외 -> 자연과 일상...


어떻든 이번 전시에서 라마찬드란의 작품은
벽화를 통한 근원 모색의 세계, 또는 근원적 욕망의 세계로 돌아선 최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사족 : 이번 전시에는 9명 정도의 화가가 참가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이 상당히 강렬한 듯 하면서도 포근한 아름다운 색으로 가득차 있다. 분명 따뜻한 남쪽 나라 사람들의 색이 분명한 데, 흥분이라기 보다 정돈이 된다.

잦은 외침과 전쟁과 식민, 현대인의 우울과 몽상, 인간 군상들의 고립과 분산을 묘사하는 그림에서조차 아름답고 따사로운 색감의 향연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독특한 상상과 현실을 오묘하게 반영하고 시공간을 희한하게 묘사'한다는 인도 예술의 특별한 점일까?

 

셰이코 - 기다림과 방황에 관하여(1981)

시간과 공간과 현실과 상상이 구분되지 못하는 것 같으면서도

왠지 느껴지는 안정감과 포근함이라니..

 



라마찬드란 - 팔라쉬 나무의 탄생


라마찬드란 - First drop of monsoon(2007)

라마찬드란의 그림엔 반인반수도 많고, 자신의 얼굴을 넣는 경우가 많다.

아래 그림의 경우에도 달팽이의 얼굴은 화가 자신.

대부분 젊은 여성이 그려진 그림에서 화가 자신을 사람이 아닌 생물이나 무생물 등으로 표현하는 건

인도의 폐쇄적 성문화 속에서 죄책감을 면하면서도 -좋은 말로- 에로틱한 마음을 만끽하기 위함이라고...ㅋㅋ

 

 

라마찬드란 - 색채삼부작 중 정오(2006) (맞나?^^;;;)

 

* 사진출처 : 서울대미술관(http://snumoa.org)

라마찬드란홈페이지(http://artoframachand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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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9 13:29 2008/04/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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