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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운수 파업관련 고양시위원회 성명

불혹님의 [명성운수노조, 고양시민께 드리는 글] 에 관련된 글.

강현석 고양시장은 명성운수사태 해결에 즉각 나서라!

인구 90만의 도시, 고양시의 발이 벌써 13일째 묶여 있다.
지금 시청홈페이지는 시민들의 아우성으로 뜨겁다. 시민들은 출퇴근과 등하교의 불편을 호소하며 빠른 해결을 위해 고양시가 나서 줄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도 시민의 불편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책임지고 해결하고자 나서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고양시는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우리는 분노한다.
이에 민주노동당 5.31 지방선거 후보자 전원은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요청한다.

명성운수의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시민의 안전은 비례한다

명성운수는 고양시 37개 노선중 31개 노선을 운행하는 고양시 최대의 버스회사이다.
그동안 시민들은 명성운수 버스를 이용하며 과속, 신호위반, 무정차 통과, 불친절 등으로 불편을 겪었고 불만이 높았다. 이것은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보다는 회사의 수익이 더 우선시되었기 때문이다. 명성운수 노동자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평균 18~20시간을 거의 휴식 없이 일하였고 다음날 하루를 쉬게 되어있지만 쉬지 못하고 일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회사는 기사가 부족해도 새로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기존 기사들에게 더 일을 시켜 인건비를 줄이고 있었다. 휴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명성운수 기사들은 조금이라도 중간 휴식시간을 길게 갖고자 과속과 신호위반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피곤하니까 승객들에게 불친절하게 대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명성운수 노동자들은 기본급 수준이 워낙 낮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스스로 연장근로를 원하기도 하였다. 이는 기본급이 높고 8시간 근무와 휴식이 보장되는 서울시 버스들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금 명성운수 노동자들은 갑작스런 회사의 매각발표로 앞으로의 생계에 대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처지가 불안하고 열악해질수록 시민의 안전과 편의도 위협당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명성운수 매각은 문제투성이다

명성운수 매각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선진교통이 법인 전체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버스운영권만 매입하였다는 것과 인수한 회사가 버스업계에서 악덕기업으로 낙인이 찍힌 선진교통이었다는 것이다.
운수업의 핵심적인 물적 토대이자 사업면허의 중요한 요건인 차고지(회사건물과 부대시설을 포함한 관련 채권·채무)를 제외하고 차량운영권만 인수하는 것은, 추후에 노선별로 타 회사에 매각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용승계 약속은 백지화 되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임금저하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본 조합원들은 선진교통의 인수를 강력하게 거부한 것이다.
또한 선진교통은 경기도 내 12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업사냥꾼’이라는 악명이 붙을 정도로 버스업계에서는 높은 반감을 사고 있는 회사다. 저임금, 연봉제 계약, 비정규직화 등으로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열악하게 만들어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명성운수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선진교통으로의 매각을 강력히 반대한 것이다.

회사의 퇴직금 수령 압박이 조남일 조합원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지난 5월5일, 모두가 행복해야 할 어린이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주를 꼭 안아주고 명성운수의 조남일조합원은 제초제를 마셨다. 선진교통의 퇴직금수령동의서 압박에 괴로워하다 음독을 하셨고 닷새만에 운명하신 비극적인 일이었다. 고인은 자신이 왜 자살을 기도했는지 세상에 널리 알리고 조합원들에게 모두 하나되어 이기라고 하는 말을 남겼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버스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혀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명성운수 30년은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졌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고양시장은 명성운수가 개인기업이라서 기업간의 양도양수 문제에 시가 관여할 수 없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런데 정녕 명성운수가 개인기업의 성격만 가지고 있는가?
명성운수는 국고보조금으로 2004년 48억을, 2005년 62억 7천만 원을 지급받았다.
또한 지난해 경기도는 운영개선지원금 11억8000만 원을 지원했고 환승할인에 따른 지원금 1억1000만 원, 학생 할인 지원금 5200만 원 등을 보조하였다.
이처럼 명성운수 30년의 역사는 고양시민의 세금과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교통체계를 지도감독하는 고양시가 명성운수 매각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버스운행중단 사태 이후 아무런 대책없이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시행정의 책임자가 명성운수의 매각을 사기업 간의 거래라고 규정하며 시민들의 불편을 내 아픔으로 여기지 못하는 것은 구태의 전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한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까지 여전히 모르쇠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것인가?  

우리의 요구

강현석 고양시장은 명성운수 사태의 엄중함을 하루속히 깨닫고 시민의 고통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라!

강현석 고양시장은 명성운수와 명성운수노동조합의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도록 즉각 나서라!

강현석 고양시장은 기업의 이윤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편의가 우선되도록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통정책을 조속히 수립하라!

2006년 5월11일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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