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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을 땄다.

1.

오늘 산국을 땄다.

여름부터 벼르던 일인데, 막상 산국을 따기가 쉽지 않았다.

 

산국/ 야생 국화다.

 

어제는 너무나 피곤하여 술을 좀 마시고 잤다.

술이 좀 과했나. 아님 마지막으로 마신 양주 2잔의 효과인가.

잠을 제법 잤음에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할 일이 쌓여 있으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몇 가지 간단한 일을 처리하고, 머리 속 정리를 했다.

그리고 모든 걸 잊고 낮잠을 잤다.

 

개망초/ 봄에 주로 피는데, 그때 떨어진 씨에서 싹이 터 또 꽃이 폈나보다.

 

2.

일어나니 2시다.

급히 씼고, 아내와 함께 산국을 따러 길을 나섰다.

이곳 토박이인 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산국을 딸 수 있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단다.

우리는 철길을 따라서, 산기슭을 따라서 무작정 걷기로 했다.

 

정말이지 산국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논들을 메우고, 도로를 닦고, 뚝방을 고치고...

온통 공사판이니 다년생 풀인 산국이 남아나지 못하나보다...

 

겨우 산국을 만났으나 철이 약간 늦었나보다.

서울보다 조금 북쪽에 있어서인지 이곳에는 무서리가 군데군데 내렸고,

산국은 많이 져 있었다.

 

 

고양시 농촌 풍경

 

3.

이왕 나선 길이다.

나와 아내는 나들이 삼아 아직 농촌의 모습이 제법 남아 있는 한적한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아내는 이곳이 처음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농사꾼이 아니어도

추수하는 이들이 참 많았다.

주말농장에 모여서 함께 밭을 돌보는 이들,

무우를 캐고 무우 시래기를 너는 부부,

배추를 묶는 가족, 깨를 터는 이,

고구마를 캐는 이들, 콩을 털고 키질을 하는 이들...

 

추수가 끝난 텅빈 논둑에는 억새가 곱다.

 

우리는 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나, 단풍이 곱게 든 야산과 추수가 끝난 텅빈 논을 지나

기울어가는 11월 짧은 해를 아쉬워하며, 호젓한 시골길을 천천히, 그리고 길게 걸었다.




보호수로 지정된 100년 된 느티나무

 

문인석/ 은양군(恩陽君) 양(諒)의 무덤 앞에 놓여 있는데, 은양군의 아버지 계림군은 윤임 일파로 몰려 목이 잘려 저자거리에 걸리고, 은양군은 그때 겨우 2살이라 사형을 면한다. 그런 사연을 가진 망자의 무덤 앞임에도 문인석의 표정이 너무나 편안해보인다. 좋다./ 느티나무 바로 위에 있다.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풍만한 몸집의 상수리나무 거목

 


단풍이 곱게 든 단풍나무/ 월산대군 사당이 있는 낙타고개로 넘어오는 고개마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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