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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 싫은 나

그냥 이게 나인줄 알았다.

 

사춘기 때,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그런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면서,

그때 이런 나를 딱 한 번 싫어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 먹으면서

내 스스로 이런 나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래 난 겸손한거야.

그래 난 헌신하고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야.

그래 난 신중한 사람이야.

그래 난 남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야.

 

그렇게 조금씩,

싫은 나를 괜찮은 나로 바꾸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 20년을 더 살고 나서

내가 나를 또 한 번 싫어하게 된다.

 

그래 난 영 자신이 없는거야.

그래 난 아직도 내 자리를 모르고 있는거야.

그래 난 언제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거야.

그래 난 남을 믿지 못하는거야.

 

스스로 칭찬하던 나를 버리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싫은 나로 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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