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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일다펌]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
여성문학 시리즈-3
 
[여성주의 저널 일다] 김윤은미
지하철 성희롱처럼 분노스러운 일부터 ‘넌 여성적이지 못해’와 같은 사소하게 짜증을 돋구는 언행까지 성차별적인 사태를 겪고 나면 누구나 잠시만이라도 여성들의 유토피아를 꿈꿀 것이다. 유토피아 소설은 세계의 문제점을 뽑아내서 이를 교정한 이상향 사회를 제시하여 미래에 대한 개혁적인 전망을 유도하는 이념적인 장르다. 페미니즘 역시 이 장르와 상당히 근접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성차별적 현실을 뒤엎는 이상향 사회 제시

▲ 샬롯 퍼킨스 길먼의 <여자만의 나라>  
그런데 모든 구성원에게 평등한 대우를 보장해야 할 유토피아 소설이 언제나 성평등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1516년 토머스 모어가 발표한 최초의 유토피아 소설 <유토피아>는 복종과 획일화를 요구하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사회를 담았다. 1888년 에드워드 벨라미가 발표한 <회고> 역시 겉으로는 남성과 여성의 성적 차이를 존중하였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여성의 본성을 하찮은 것으로 규정하여 여성집단을 분리한 성차별적인 텍스트다.
 
벨라미가 소설을 쓸 당대는 남성과 여성의 동등함을 요구하는 여권신장운동이 막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결국 벨라미는 이 흐름에 반하여 남성과 여성이 본질주의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주장한 셈이다. 이처럼 유토피아 소설이 그리는 이상향 사회는 지극히 역사적으로 구조화돼 있으며, 따라서 어쩔 수 없이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1916년 발표된 샬롯 퍼킨스 길먼의 <여자만의 나라>는 최초의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이다. 샬롯 퍼킨스 길먼은 정형화된 여성상을 요구하는 남성적인 정신의료기술로 인해 서서히 미쳐가는 여성의 내면을 실감나게 형상화한 단편소설 <노란 벽지>로 유명한 페미니스트 작가다. <여자만의 나라>는 여성들 서로간의 애정과 민주정신, 탐구성에 바탕을 둔 세계 ‘헐랜드herland'에 3명의 지극히 평범한 남성이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이 남성들이 지닌 여성에 대한 편견은 헐랜드의 용감한 여인들에 의해 무참히 부서지고 만다.

이처럼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들은 성차별적 현실을 뒤엎는 이상향 사회를 구조적으로 제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유토피아 소설의 고전적 양식은 사회 문제를 분석하는 포괄적인 틀을 제시하고 아울러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는 의지를 북돋워줄지는 모르나 소설을 읽는 맛은 꽤 떨어지는 편이다. 보통의 경우,지리적으로 괴리된 곳에 위치하며 초역사적인 속성을 띄고 있어서 백화점처럼 이상향 사회의 정보를 훑어보게 하는 차원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등이 전달하는 긴장감이나 인물 내면의 변화가 전달하는 생생함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 마가렛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때문에 현대에 등장한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들은 장르의 법칙을 해체하여 보다 흥미로운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이상사회와 디스토피아를 병치하거나 혹은 현실을 병치하는 방식, 열린 결말의 이용 등이 그 예다. 이는 디스토피아와의 근접을 초래하기도 한다.

마가렛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는 얼핏 보기에는 남성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여 기계적으로 섹스와 임신을 제어하는 지극히 우울한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성적 자유가 주어졌던 과거와 미래로 향하는 열린 결말을 통해 새로운 미래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남겼다. 또한 여성들 간의 차이에 주목하고 있는 현대에 와서는, 추상적인 자매애에 기반을 둔 이상향 사회는 이미 설득력이 떨어졌으므로 다른 방식으로 우회하여 보다 치밀하게 이상향을 꿈꾸거나 이상향의 한계를 소설 속에서 제시하기도 한다.

두 개의 재판을 통해 제기된 논쟁적 이슈들

A. S. 바이어트의 <바벨탑>(1996)은 여성의 이혼과 성적 자유의 문제를 다룬다. 그런데 이 소설은 전복적인 이상향 사회의 소멸을 그린 소설 속 텍스트 ‘배블탑’이 현실에 수용되는 과정을 통해 당대 여성이 처한 현실을 보다 날카롭게 파고든다. 역사 너머로 사라진 어느 여성 시인의 삶과 사랑을 추적하는 소설 <소유>로 유명한 A. S. 바이어트는 생경한 역사적인 자료들과 당대의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이슈들을 능숙하게 소설 속으로 삽입하여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법을 아는 작가다. 뿐만 아니라 어디엔가 꼭 있을 법한 전형적인 인물들을 포착해내는 능력이 있다. 흥미로운 신문기사들을 직조하여 소설화했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바벨탑>의 배경은 1960년대로 막 접어든, <채털리 부인의 사랑>의 판금 해제와 더불어 성문제와 일상적인 억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한 영국사회다. 소설은 두 개의 재판을 다룬다. 하나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 지성적인 여인 프레데리카의 이혼 소송이고 다른 하나는 누드모델 주드 메이슨이 쓴 유토피아 소설 '배블탑'의 음란 여부를 따지는 재판이다. 지은이는 이 두 개의 재판을 통해 교육받은 여성의 사회적 이미지와 역할모델, 여성의 성적 자유, 성도착적 내용을 다룬 매체에 대한 수용 여부와 같은 논쟁적인 이슈를 다룬다. 이 이슈들은 단독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지은이는 심리치료나 문학교육과 같은 인간의 심성을 다루는 영역의 역할을 진단하는 한편 막 생기기 시작한 클럽문화와 인도 등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심리치료를 겸비한 신종교의식들을 소개하면서, 개인의 심성-특히 여성의 심성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레데리카는 잘 나가던 문학 비평가였으나 언니가 어이없이 감전사를 당한 후 갑자기 결혼을 결심한다. 그녀가 선택한 사람은 문학적 교양과는 아무 상관없는 시골 귀족 나이젤이다. 프레데리카가 나이젤을 선택한 것은 나이젤이 프레데리카에게 성적인 만족을 통해 생명감을 주는 존재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또한 나이젤이 부유한 귀족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녀는 결혼의 구속력을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성적인 모험으로 시작한 결혼 생활은 기대 이상으로 억압적이다. 남편은 그녀가 일을 하는 것을 막으면서 집안에서 아이 양육에만 몰두하기를 바랬다. 그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는 평소에는 감춰져 있지만 그녀가 반항하며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면 즉시 튀어나온다. 남편에게 폭행당하고 손도끼로 등을 가격당한 후 그녀는 아이와 함께 집을 뛰쳐나오고 만다.

프레데리카의 이혼소송은 법정의 언어가 남성 중심적이며 개인의 삶과 심리를 잘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법 논리를 보다 잘 활용하는 자에게 관대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일상적인 상태, 그러니까 적당히 자존심을 지키고 상대의 사정을 봐주는 심정으로 법정과 맞섰던 그녀는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남편에게 당했던 폭력들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반면 프레데리카가 집을 나온 후 가졌던 성관계들은 남편이 돈을 주고 고용한 심부름센터 직원에 의해 노골적으로 까발려진다. 프레데리카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교육을 잘 받은, 성적으로 문란한 생활을 하는 여성’이 되었다.

편견으로 작동되는 사회 시스템의 통제

▲ A. S. 바이어트의 <바벨탑> 
한편 주드 메이슨의 '배블탑' 소송 역시 법정과 법정을 지지하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지닌 편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배블탑'은 프레데리카가 출판을 제안한 소설로 아르토의 잔인극에 비견되는데, 성서의 바벨탑이 무너진 것처럼 이상향 사회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 소설의 사상적인 바탕에는 푸리에와 사드가 있다. 푸리에는 인간의 열정과 욕망을 모두 충족시켜주면 조화로운 세계가 온다고 믿었으며, 성도착으로 분류되는 사람들 또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설의 진행은 사드 후작의 사상을 빌려오는데, 컬버트와 그가 이끄는 집단은 모두에게 성적 자유를 허용하는 사회를 제창한다. 그러나 성적 자유는 반드시 조화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컬버트의 남자 시종 데미안이 컬버트의 애인 레이디 로즈에이스를 원하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배블탑은 욕망을 좇아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강간하고 고문하는 세계로 변모한다. 결국 레이디 로즈에이스는 컬버트가 만든, 성적 자극을 주는 고문 기계에 의해 무참히 죽임을 당한다.

'배블탑'을 둘러싼 법정 논쟁은 ‘금기’를 넘어서는 성적인 내용을 다루는 매체에 대한 논쟁점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이 같은 논쟁은 주로 독자들의 반응과 이를 보다 미학적으로 점검한 문학 비평에 의해 근거들이 제시된다. 법정에서는 외설을 인간을 타락하고 부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몇몇 독자들은 '배블탑'이 인간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한다. '배블탑'과 같은 포르노는 인간을 신체의 부분으로만 국한시켜 반복적, 강박적인 기능만을 부여하여 수치심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인간성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몇몇은 '배블탑'이 세계의 추악함을 표현하는 계몽적인 텍스트라고 반발한다. 또한 실제적인 위험성 또한 점검하는데, 성적으로 가학경향을 가진 사람이 그러한 가학적인 내용이 담긴 소설을 읽으면 그 경향이 강화되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런 논쟁들은 결국에는 개인의 도착적인 성적 환상을 사회가 얼마나 허용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배블탑'의 저자 주드 메이슨은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한다. 자신이 다닌 엄격한 기숙사 학교에서 소설 속의 행위만큼이나 잔인한 매질이 일어났으며 자신이 그 학대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는 환상을 가능케 한 현실로 관심을 되돌려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또 한 가지는 1960년대인 데다가 법정에서 벌어지는 논쟁인 만큼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여성주의적 관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프레데리카와 '배블탑'의 소송을 법 논리에 의한 내면적인 자유의 배제라는 측면에서 고찰하는 것으로 볼 때, 지은이는 적어도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지나친 억압이 여성의 성적 자유를 제한하는 도덕적인 억압과 결탁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소송을 동시에 겪으면서 프레데리카는 '배블탑'의 저자 주드와 자신이 사회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혔다고 생각한다. 법정의 논리는 그녀와 주드가 이해할 수 없다. 사실 배심원 12명이 '배블탑'을 인간을 타락시키는 음란물로 낙인찍은 사건이나 프레데리카의 이혼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교육받은 여성에게 가진 편견은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편견이 사회 시스템을 움직이면서 다른 생각을 가진 개인들을 통제하려고 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바벨탑>은 이상향 사회를 소설 속 텍스트로 삽입하여 당대 현실과 병치한, 새로운 스타일의 유토피아 소설이다. 앞으로 등장할 페미니스트들의 유토피아 소설은 페미니즘이 직면한 문제나 여성들이 새롭게 부닥친 장벽과 같은 현실적인 소재들을 이상향과 비교하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펼쳐나갈 것으로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다.



2005/03/14 [19:01]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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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펌]어김없이 욱신대는 마음의 흉터

어김없이 욱신대는 마음의 흉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하여
 
[여성주의 저널 일다] 최현정
참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살아가는 방식이 가지각색이고, 각기 다른 생각과 다양한 감정을 품고 만나고 헤어집니다.
 
한번도 타인의 삶을 살아보지 못했으므로,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 나와 달리 느끼고 달리 행동했다면 이해심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도 나만의 감정에 부대낍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화가 나고, 단절감과 거리감에 막막하고 서먹하며, 때로는 상처를 받아 돌아서기도 하고, 적당히 거리를 두고 더 이상 깊이 있는 관계를 허용하지 않게 되지요.
 
반대로, 어떤 상황에서 나만 다른 감정을 느낍니다. 다들 아무렇지 않게 그럭저럭 사는 듯 한데, 어둠과 추위가 내게만 드리워진 듯 지독히 고독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관계들은 마치 영영 벗어날 수 없을 것처럼 집요하고, 새로운 만남은 불가능한 것만 같습니다. 가끔씩 똑같은 감정의 수렁에 빠져 매번 같은 분량의 괴로움이 남고, 어김없이 또 빠지곤 해서 변화에 대한 의지가 무참히 꺾이기도 합니다.
 
낯설지 않은 괴로움이 또 찾아왔구나 싶을 때
 
우리가 서로 다 다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경험과 기억은 우리 각자를 고유하게 만듭니다.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를 통하여 우리는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또 그만의 자기가 있겠지요. 우리에게 어떤 고통이 반복되는 데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경험과 기억은 삶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을 결정하는 완고한 지표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기억은 언어적이고 의식적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말로 더 잘 풀어낼수록, 그 기억은 더 잘 정리된 기억으로 삶 그 자체에 머무릅니다. 그러니까 그런 기억은 곱게 치대어진 부드러운 밀가루 반죽처럼 손에 익어서, 창조적인 삶을 구워낼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그런데 어떤 기억은 종잡을 수 없는 강한 감정이나 감각이라든지, 습관, 흔한 행동으로 전해지며, 끈적하고 거친 반죽처럼 삶에 달라붙어 불쑥불쑥 우릴 건드립니다. 낯설지 않은 괴로움이 또 찾아왔구나 싶을 때 그 감정을 조심스레 따라가보면, 우린 잊을래야 잊을 수 없어 잠시 덮어두었던 어떤 기억과 마주하게 됩니다.
 
혼자서 대면하기에는 너무 벅차서 아무렇게나 밀쳐내었던 ‘그 경험’은 왜 사라지지 않는지 원망스럽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묵은 감정은, 예측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옵니다. 나는 충분히 자라 이미 ‘어른’이 되었고 과거는 사라졌을지라도, 묵은 감정은 과거와는 전혀 다를법한 새로운 상황에서조차 똑같은 강도로 느껴집니다.
 
고독. 외로움. 긴장되고 불안정한 마음. 안달함. 창피함. 간섭 받는 느낌. 해꼬지 당하는 느낌. 무시당하는 느낌. 무가치함. 버려진 느낌. 어떤 강한 충동, 또 무엇이 있을까요. 무척 익숙하지만 괴로우며, 주로 또 자주 느껴지는 감정들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 감정은 아주 오래 전 일이 마음에 새겨진 흔적으로, 훗날 어김없이 욱신대지요. 어쩌면 희미한 흉터로 자연스럽게 남겨질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날 좀 보소’ 하는 것이겠지요.
 
사라지지 않는 기억, 그때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 기억(memory)     © 정은 그림
특히나 욱신대는 일련의 상황을 엮어 심리학자들은 ‘갈등영역’이라고 부릅니다. 상황은 모두 달라 보일 수 있지만 신중히 연결해 보면 참으로 비슷한 사건들이어서 “아하” 하게 될 겁니다. 나의 갈등영역을 찾아봅시다. 물론 보기 싫습니다. 덮어두고 외면하고 없던 일로 깡그리 잊어버리고 말고 싶지요. 당연하지요. 그렇지만 해볼만한 일입니다. 그러니 천천히, 해볼만하다 싶을 때 해보면 됩니다. 혼자 하기 힘들다면 믿을만한 누군가와 함께 해보면 좋겠지요.

 
고통이 느껴지는 상황은 대체로 어떤 경우였는지,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때 특히나 강하게 욱신대는지요. 어떤 느낌이 퍼지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요. 어떤 기억이 되살아나는지요. 조용히 살펴보면 어슴푸레 어떤 가닥이 잡힙니다. 그 가닥이 바로 갈등영역입니다. 이를 따라 천천히 과거로 거슬러가다 보면, 우리는 과거 아주 작고 어리고 무기력했던 우리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할 수밖에 없었나요. 작은 나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다만 홀로 버텨온 세월 안에서 스스로에게 수많은 꼬리표와 제재를 가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난 무가치해, 난 버림 받을 거야, 나는 그래 마땅해, 나는 속고 있어, 난 이겨야 해, 난 무능해, 난 이기적이야, 난 벌받아야 해, 난 꼭 잘해야 해.’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했습니까.
 
그 말로 인해서 지금 내 앞의 새로운 상황과 관계들을 그저 그대로 볼 수 없게 되었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미 자랐는데도, 어쩐지 자꾸만 작고 어린 나로 변하게 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과거의 고통이 반복될 것만 같은 강한 불안에 겁부터 들어, 담을 쌓고 스스로를 무장하지요. 버려질 것 같아 되려 상처를 주고 떠나버리고, 미움 받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희생시키고, 무가치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완벽함을 추구해야 했듯 말입니다.
 
어린 나를 감싸줄 수 있을 만큼 나는 더 자랐으니까…
 
하지만 딱딱한 갑옷으로 나를 무장하거나 담을 쌓고 외면한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과거에는 그렇게 해야만 했을지라도,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도망가려 할수록 괴로움은 늘어납니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감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받아들이며 버텨내는데 있습니다.
 
어떻게 버텨내야 할까요. 만약 갈등영역을 찾아가는 길에 어린 나를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아무도 곁에 없었지, 이제 내가 있다’ 해주십시오. 어린 나에게 ‘그랬냐, 그랬던 거로구나’ 하고 말해주십시오. 심리학자들은 감정을 ‘담아내 준다’고 얘기합니다. 감정을 감싸 안아주는 거지요. 그를 통해 지금 우리가 대면해야 하는 고통을 더 잘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예전보다는 더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어린 나를 보듬고 위로해줄 수 있을 만큼 나는 더 자랐습니다. 과거는 우리 삶을 바꾸어 놓았지만, 지금 우리 힘은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버티면서 어느덧 훌쩍 자라난 나는 과거에 얼마나 괴로웠는가를 스스로 감싸주고 위로해줄 수 있습니다.

그게 지나면 으레 찾아왔던 괴로움은 서서히 잦아듭니다. 설령 잦아들지 않더라도, 분명 그를 감당할 힘이 커졌을 터이니 걱정 마십시오. 나는 예전보다 더 능숙하고 기특하며, 고통은 흘러갑니다. 고통은 반드시 흘러갈 것이니, 부여잡거나 없애려 하거나 끊어내려 하지 마십시오. 통제하면 할수록 더 시리게 죄어오는 게 고통이라 합니다. 창피하면 창피한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고통을 살피고 그대로 느끼고, 그럴 만 했다고 나의 마음을 허용해주세요. 그러면 세상이 조금씩 있는 그대로 보이게 된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 안에 작고 어린 그의 모습이 떠올라 다독여주고 싶을 때도 생기고, 나 역시 누군가로부터 먼저 다독임 받게 된다면 힘이 더 나게 될 테지요.
2008/07/24 [15:12] ⓒ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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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펌]10대 성폭력 가해자 교육, 효과 크다

10대 성폭력 가해자 교육, 효과 크다
아동성폭력, 안전하지 않은 사회②
 
[여성주의 저널 일다] 박희정
성폭력의 확산을 막고 가해자의 재범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0대 성폭력 가해자들의 경우에는 교정교육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경험적, 실증적 연구가 뒷받침되면서,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이들을 위한 전문화된 치료기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재범 부추겨
 
채숙희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상담소장은 그동안의 상담결과를 바탕으로, 아동과 십대 대상의 성폭력 가해자 교정교육이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지난 16일 열린 2008 경남세계여성인권대회의 성폭력 분과 워크숍에서, 채 소장은 2007년 광주에서 있었던 여중생 집단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교육사례를 발표했다.
 
소년원에 입소한 고교생 가해자들에게 10일 동안 20시간의 교육과 두 번의 개인상담을 실시했는데, 처음에는 억울한 감정을 호소하던 가해학생들이 점차 자신의 행동이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알게 되고 뉘우치게 되었다고 한다.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면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10대 가해자 대상 교육은 꽤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채숙희 소장은 특히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 “우발적, 충동적”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범죄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못박았다. 성폭력가해자의 부모와 선생님 등 주위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면, 가해자가 재범의 길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모나 교사가 ‘남자가 그럴 수 있지, 여자애가 한심한 아이다’ 등의 말로 (성폭력)가해자를 감싸게 되면,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재수없어 걸려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아동가해자에 대한 전문화된 치료기법 도입되어야
 
▲ 학생들의 집단성폭력 사건에 대해, 시민사회는 아동성폭력에 대한 전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대구여성회 제공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학과 교수도 비슷한 견해이다. 성폭력 아동가해자에 대해서 “지금 아이니까 무조건 용서해주는 것”은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신, 이들에 대한 전문화된 치료기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아동가해자들의 경우는 학교폭력의 연장으로 성폭력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ADHD(과잉행동장애증후군)와 같은 신경학적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등 성인범죄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
 
또한 신체발달이 함께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영국의 경우에는 “통제력을 관장하는 전두엽 기능의 발달을 돕는 불포화 지방산을 먹이는 영양치료도 함께 병행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수정 교수는 이를 참고하여, 2006년 평택에서 있었던 집단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가해자들을 8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교정교육과 함께, 한 쪽 그룹에는 영양치료를 병행했다는 것. 그 결과 영양치료를 병행하며 가해자교육을 실시한 쪽이 교정효과가 더 높았고, 부모들도 양육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행동의 변화가 쉬운 시기를 놓치지 마라
 
미국의 사례를 보면 성인가해자에 대한 교육은 십대들에 비해 교정효과가 미미하다. 이 교수는 그러나 성폭력 재범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 차원의 효과는 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만성화된 성인범죄자에 대해서는 감시감독 체제를 구축하고, 변화의 가능성이 큰 십대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이원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 성폭력가해자 대상 교육을 실시해온 채숙희씨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40대 이후의 성인 가해자 교정프로그램은 의식의 변화를 느끼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아동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사회비용 측면에서도 아동과 십대들에게 교과과정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교육을 통해 행동의 변화가 보다 쉬운 시점에서, 사회적 개입이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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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라는 낙인 - 조주은

#1.

사랑맹목적인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이성애와 결혼제도가 결합된 매우 계산적이고 전략적인 이데올로기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성별화된 사랑 관념은 상대적인 약자(여성)의 전략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 친밀한 이성 커플이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은 산업자본주의 시대 이후 강화된 성별 분업 이데올로기에 기반하고 있다. 데이트 비용을 주로 부담하며 경제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쪽은 남성이고, 상대방을 기쁘게 할 선물을 준비하며 평온과 친밀의 오아시스를 제공하도록 기대받는 쪽은 여성이다.

 

#2.

진보 진영 내에서 성 지식과 이론, 상호 관계를 맺는 방법과 관련한 내용들은 여전히 가장 밑바닥에 있는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결과는 어떠한가? 피임하지 않고 성교를 한 남성 활동가들은 전과 다를 바 없이 사회 운동하느라 분주하고, 여느 때처럼 자유롭게 밤늦은 술자리를 갖는다. 그러나 그와 성관계를 맺은 여성활동가들은 다음 생리 대까지 적어도 한 달 동안 피가 마르는 초조한 나날을 보낸다. 남성들이 비장한 반전 운동을 결의할 때 여성들은 생리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만약 결과가 임신이라면 낙태 수술을 결심한다. 그들이 찾는 곳은 지인들의 눈길을 피할 수 있도록 구석진 곳에 위치한 허름한 산부인과이다. 남성 활동가가 가두시위와 철야 농성 등 치열하게 운동하고 있을 때 여성활동가는 홀로 병원을 나와 일회용 미역국을 편의점에서 꾸역꾸역 먹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며 허름한 여관방에서 몸을 풀기도 한다.

 

남성 활동가들은 정세 분석과 투쟁 방침을 말할 때는 입에 거품을 물면서 한 번의 성관계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신경하고 무지하며 이해하지 못한다. 예전에 한 단체의 대표와 사귀던 어느 여성 활동가는 결혼 전에 세 번의 낙태를 했다고 내게 털어놓은 바 있다. '계급'이나 '민족'과 관련한 거대 담론이 모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조직일수록 불법 낙태율은 더욱 심각하고, 또 은폐되어 있다. 어떠한 조직도 공개 토론회 또는 교육의 장에서 섬세하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나 피임 지식 따위를 주제로 교육하고 토론하지 않는다.

 

 

내 얘기다 내 얘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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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저린 후회

난 왜 이렇게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는 걸까.

책임지지도 못할 거였으면서

왜 자꾸만 아이를 낳았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비겁했다는 생각이 떨쳐지질 않는다.

아마도 아이를 낳았으면 좀 덜 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때문에

내 애정을 아이한테 쏟아부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때문에

이렇게 가슴아프게도

후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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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윤근영 기자= 기획재정부는 6일 90여개 주요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민간 전문가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전, 가스공사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장은 민간 전문가로 뽑을 예정"이라면서 "이들 기관을 '공모제 활성화 기업'으로 지정해서 반드시 공모 절차를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차관은 해당 공공기관의 기준에 대해 "전문성을 필요로 하거나 대형 공기업, 연기금 관련 기업, 민간과 경쟁하는 기관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준에 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한국전력, 가스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출연연구기관(49개 전부), 대학병원 등을 꼽았다. 아울러 배 차관은 "공공기관운영법에 '공모제를 운영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지침에는 '공모제를 한다'고 돼 있는데 법으로 강제하는 방법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차관은 "이번 조치는 그동안 공모에 의해 공공기관장을 뽑았지만 낙하산 시비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공공기관 지배구조에 있어서 획기적인 변화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의 공모에서는 정부 부처 간부들이 사전에 내정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차관은 "앞으로 공공기관장 후보가 정치적인 로비를 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면 선임과정에서 불이익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대통령이 민간 전문가 영입에 대해 굉장히 강조했다"면서 로비에 대한 불이익 방침에 대해서는 "대통령도 의지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민간 전문가의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는 없다"면서 "과거처럼 공무원이 퇴직하자마자 선임되는 경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익을 우선하는 공공기관의 경우 외국인 기관장 선임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허용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배 차관은 최근 공공기관 CEO들이 재신임 등의 과정으로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임명절차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간 전문가 우선 원칙이 최근 재신임 과정에 있는 기관장에도 적용되는 지에 대해서는 "새로 선임되는 기관부터 적용한다"면서 관료 출신의 공공기관장 중에서도 실적이 좋아서 재신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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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 - 서울지하철노조

서울지하철 구조조정 반대 투쟁
송현송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
서울지하철 노동조합은 서울시장 오세훈과 서울메트로사장 김상돈이 밀어붙이는 구조조정에 맞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는 8백40여 명의 노동자들을 원래 일하던 자리에서 제외시켰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도 2010년까지 2천여 명의 노동자를 감축시키고, 당장 4백 명 정도를 원래 업무에서 배제시키려 한다.
서울시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지하철’을 운운하지만 그것은 위선일 뿐이다.
서울메트로가 계획하는 ‘아웃소싱’도 가장 약자인 정규직 청원경찰 노동자들을 먼저 공격하고 있다. 그들이 담당하던 차량기지 경비 등을 아웃소싱해 24시간 맞교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우려 한다. 축소된 인력은 숭례문 화재가 보여 주듯, 수많은 중요한 시설과 “시민의 발”인 지하철 차량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할 것이다.
24시간 맞교대
의료보험 사유화에 따른 미국 노동자들의 끔찍한 고통의 단면을 영화 <식코>가 보여 주듯 지하철 사측이 가지고 있는 외주용역·분사화 계획 등은 시민들에게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는 인사발령이 예정돼 있는 4월 25일 비상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인사발령 거부를 조직하려 한다. ‘인사발령 거부 서명’도 조직하고 있다.
다만 인사발령 이전에 미리 조합원 총회를 조직하면 더 효과적으로 동요와 분열을 막을 수 있고 단결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우리 지하철 노동자들을 ‘비효율’이라고 공격하는 저들에 맞서 싸워 저들보다 우리가 훨씬 더 ‘효율적’임을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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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공공서비스노조(위원장 이영원)가 추진했던 집단교섭이 또 무산됐다. 노조는 집단교섭을 거부한 기관에 대한 순회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며 다음달 8일 중집회의에서 이후 대응 계획을 마련한다.
공공노조는 24일 오후4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노조 회의실에서 집단교섭을 개최했지만 한국가스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0개 사업장 대표자들은 모두 불참했다.
노조는 그 자리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집단교섭 쟁취를 내용으로 하는 선전물을 전조합원 개인 컴퓨터에 부착하기로 했으며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버스 순회투쟁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조는 또 다음달 8일 중앙집행위 회의를 열어 집단교섭을 계속 추진할지, 아니면 대각선 교섭으로 진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대각선 교섭을 추진하게 될 경우 노조는 9일까지 교섭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16일까지 각 사업장별로 대각선 교섭 상견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16일까지 대각선 교섭을 위한 각 지부 요구안을 모을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 협상요구안은 집단교섭 요구안으로 할 것"이라며 "대각선 교섭을 하더라도 사업장 교섭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5월말이나 6월초에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 추진해 공공부문 구조조정 중단과 산별교섭 참가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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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퇴출 - 민중의 소리

행정안전부가 이번에는 지방공기업에 메스를 가했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을 청산하고, 구미원예수출공사 등 9개 지방공기업도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공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안부는 24일 “지난해 180여개의 지방 공사 및 지방 직영기업에 대한 기관 평가 결과, 경영성과가 부진한 지방공사 대전엑스포과학공원 등 9개 기관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설립 14년만에 청산이 결정됐다. 지방 공기업에 대한 청산 명령은 99년 지방 공기업에 대한 경영개선명령제도가 도입된 후 두 번째다.
구미원예수출공사는 내년 말까지 흑자로 전환하지 못하면 청산된다. 또 지방직영기업인 포항상수도·경주상수도·통영상수도 등 3개 기관은 재원부족과 인력전문성이 낮아 자체 경영개선이 곤란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기관 위탁’ 결정을 내렸다.
이밖에 의왕시설관리공단은 경영목표 미달성시 일부사업을 민간위탁하는 ‘민간위탁 조건부 경영정상화’ 결정을 받았다. 시흥시설관리공단과 부평시설공단, 계양시설관리공단도 유사기능 통·폐합 및 인력감축 등을 통해 내년 말까지 경상수지비율을 50% 이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노동계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경영개선명령이 공기업 구조조정에 악용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박용석 공공운수연맹 사무처장은 “경영개선명령은 내릴 수 있지만, 문제는 기준이 모호한 게 많아 자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적용해 공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노사관계나 경영자 실책까지 평가항목에 포함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공기업을 무분별하게 설립하고 나몰라라 방치한 것이 결국 퇴출로 이어진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욱 공공연맹 홍보선전실장은 “지방공기업 퇴출방침이 정부조직개편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며 “공무원 퇴출은 곧바로 공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기업을 수익을 잣대로 퇴출이나 통폐합을 단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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