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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05
    2년의 시한부(1)
    나른

2년의 시한부

지난 2006년 12월 30일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됐다.

 

요즘 자주가는 알바*사이트에 가면 경악할 정도로 모든 직종이 파견이나 비정규직이다.

거기에는 "니가 열심히 한다면 계약직으로 전환될 수도 있어"라는 얄팍한 문구도 추가로 새겨져 있는 곳이 많다.

그것을 보면 왜 쓴웃음을 짓게 되는 것일까.

 

나 또한 알바로, 비정규직으로 일했고 앞으로도 어쩌면 평생 비정규직이나 파견노동자로 일할 수도 있다. 취업은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뿐더러 서울에 4년제 졸업생은 넘쳐난다. 또한 많은 일자리들이 1,2년 정도 "쓸 수 있는" 노동자를 원한다.

 

이제 7월 1일부터 3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있는 곳에서는 비정규직법안을 적용해 2년 이상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 파견근로자에 대해 정규직화를 의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확대해갈 것이라고 한다.

높으신 님네들은 이걸로 비정규직 보호 될 거라고 믿나보다. 반대하는 사람들 제쳐놓고 재빠르게 의장봉 탕탕 내려치고는 흐뭇해 한다.

 

그런데 이게 왠걸.

벌써부터 역효과가 나타난다.

비정규직, 파견근로자, 각종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약만료를 이유로 혹은 기타 이유로 해고조치 해버리는 것이다.

공적 기관인 법원에서조차 비정규직을 계약만료되는대로 내보내겠다는 데 일반기업이야 뭘 더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2년, 비정규직의 생명은 2년까지다.

고작 24개월.

짧고도 허무한 숫자다.

 

20대- 그것도 갓 대학을 졸업한-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기이며 가능성도 열려 있는 시기이다. 이 높은 생산성을 지닌 20대-특히 여성-를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파견직으로 1,2년 부려먹고는 그 다음에는 나 몰라라 하며 버리고 다시금 갓 졸업한 창창한 20대를 고용한다는 것이다.

 

여성에게만,

남성에게만,

나이에 한해서만,

학력에 한해서만,

외모에 한해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나에게도 일어났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졸업을 하고나서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일 것이며, 그런 상태에서 고용에 안정감을 느끼고 일을 할 수 있으리란 보장은 실상 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리고 20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지, 일회용 근로자나 닳으면 교체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며, 2년이라는 그 고리에 얽매여 켁켁거리며 불안해 하고 싶지 않다.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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