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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갑. 한 김정두당선, 그리고 동서터널

김해라는 작은 도시가 내 고향이라고 말하면 다들 "김해 평야"를 떠올린다. 뭐 노무현을 떠올리는 사람도 간혹 가다 있긴 하지만, Pass. 사실 난 김해에서도 중심지가 아닌 구역에 살았고, 김해 평야는 주거지역과는 좀 떨어진 외곽이기에 나도 김해평야에서 뛰어논 기억따윈 없다

 

내가 자란 동네를 빙 둘러싸는 '신어산'이라는 곳이 있다. 동김해에 속하는 우리 동네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나에게 신어산은 1년에 한 번 극기훈련을 떠나는 곳,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곳(물론 한 번도 심은적은 없다;;), 신어산 가야랜드에 소풍을 가는 곳, 등산을 가는 곳, 신어산에 자리잡은 은하사라는 절로 산보를 가는 곳으로 기억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체력이 약해서 극기훈련으로 신어산 정상까지 올라야 할 때면 늘 꼴찌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려가는 나에게 신어산은 웅장하고, 크고, 무성한 곳으로 산공기의 시원함과 자연에의 두려움을 공존하게 한 산이다.

 

그리고 김해는 동김해와 서김해로 나뉘어 있는데 산으로 막혀있어 버스를 타면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인근 대도시인 부산으로 나가는 것만큼 시간이 많이 걸린다(40-60분정도). 그래 불편한 거 안다, 인정한다. 나도 고등학교 때 버스 타고 30분씩 돌아가는 그 길을 저주하기도 했었다. 그치만 그렇다고해서 신어산을 뚫어 터널(동서터널)을 만든다니, 고작 2,30분 단축시키자고 산을 뚫는다니 이게 웬말이냐.

주민등록 상 김해시민으로 되어 있는 나와 친구는 어떻게 하면 이 '동서터널'을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청 홈페이지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이곳저곳 알리고, 여름 도보여행에 대운하건설 반대와 신어산을 뚫는 '동서터널'을 반대하는 것을 모토로 여행을 하고 이걸 블로그에 올리는거 어떠냐, 그렇다면 인원을 더 모집하거나 지역마다 만나서 무언가 세미나를 하거나 Acting을 해도 좋겠다, 경주라는 곳에는 핵폐기장으로 인한 오염이 심각하댄다 오염 지역을 직접 돌아보는 건 어떠냐, 등등.

일단 자전거보다는 도보여행으로 의견 수렴했다, 며칠 전.

 

그리고 총선.

"김해 갑 한나라당 당선이다.. 선거공보에도 터널 얘기 있다." 친구의 메시지.

 

김해 갑 2.한 김정권 3만273(당선)

김해 김해을 1.민 최철국 3만9405(당선)

 

아 끝장났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동서터널에 대한 언급이 있다.

"6월에 삽 뜬단다"

 

신어산 가운데를 6월부터 뚫기 시작해서 동서김해 연결하고, 동서터널이랑 연결해서 산복도로 개설해서 또 동김해 우회하는 도로 건설하고, 농경지인 대동 개발해서 아파트 미친듯이 짓겠다고 약속하는구나.

신어산 공사 현장에서 농성이라도 할까, 엉엉.

 

민원부터 넣어야겠다.

이번에 부재자 투표 못한 것이 못내 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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