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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를 이틀만에 치루고 다음날부터 계속 일만 했다
중간에 부득부득 주말에 쉬겠다 우겨 태안에 한번 다녀온 걸 제외하면
아.무.것.도.안.했.다.
더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주말에만 알바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오늘부터 백수로 전환했다
개강하기 전까지 죽어라 일만 하면-달리 딱히 할 일도 없고-
200여만원을 손에 쥘 수 있지만
백만번 곱씹어도 날 좀먹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11일 월급을 받았고, 지금 그 돈으로 산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어도
정승처럼 쓰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통장에 찍힌 숫자와 잔고를 보고 나니 기쁘지도 보람되지도 않고
그저 허망하다
허망하다
허무하다
고작 이 숫자를 위해서 하루 12,13시간씩 서서 일했었나
된장남 된장녀 복부인들에게 왜 그렇게 굽신댔었나
가게 마초들의 비위 상하는 발언에도 그렇게 자신없게 저항했었나
씨발
일하면서 는 거라고는 지랄같은 성격과 이중인격과 욕뿐인 것 같네
결론은 개처럼 벌면서 살 수 없다는 거다
*
12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작년에 오래 일했던 매장 직원의 부고를 받았다
연락을 받고 5초동안 멍 하다가 2명에게 전화를 했고
부고 사실을 확인하고 고인을 떠올리다가 우울했다가
다음날 평소처럼 출근해서 가게 사람들과 웃고 떠들었다
젊음이 안타깝고 사람이 아쉽다
친한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저 좋은 사람이었으니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라 믿는 게 내가 취한 유일한 액션
**
역시 돈에 내 인생을 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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