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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계획

이번 주 일요일엔 대청소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어쩌면 토요일에 술을 거나하게 먹고 일요일 하루종일

방바닥에 붙어있을지도 모르겠단 불안감이 엄습 중...-_-;

 

자취를 한지는 올해로 5년이 다 되어가지만

혼자 산지는 8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룸메가 없이 혼자 사는 건 여러모로 편하기도 하고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난다 등등

그래서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안도감이 있지만.

가사노동에 한해서는 같이사는 사람 때문에라도

치워야'만'하는 일이 없다는게 문제다.

 

내가 나갈 때 어질러놓은 방 꼬라지를

집에 들어와서 불을 '탁' 켜는 순간 보면 한숨이 휴-나온다.

지금도 대략 그런 상태다.

문제가 뭘까? 며칠전에도 대충 치웠는데.

 

그러고보니 '책상'이 문제 같기도 하다.

일본가서 가져온 자료집이 아직까지 무진장 쌓여있으며

벌금으로 걷어놓은 100원짜리 동전들이 널부러져 있고

아무튼 더러움의 근원은 책상이라고 비난하려는 순간

돌아보니 침대도 엉망이긴 마찬가지다.

화장품이랑 디카가 왜 침대위에 있는건데 내가 못살아 아아-

게다가 베란다에 방치해둔 식물들이

무지하게 초췌한 꼴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진짜 문제는 나다 싶다.

 

일주일 전인가 그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집에서 어머니에게 가사노동을 전담시키는건

파출부를 고용하는 것보다 더 나쁜 짓이야

왜냐하면 어머니에겐 최소한의 비용조차 지불하지 않으니까

(완벽한 부불노동이다)"

라고 그의 가사노동 그리고 출가를 '종용'했는데(출가를 하면 어쩔 수 없이라도 하게 된다)

(근데, 파출부라는 말 쓰면서도 찝찝해서 찾아봤더니

보수를 받고 출퇴근을 하며 집안일을 하여 주는 '여자'로 되어 있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내가 가사노동을 하기 싫어서 (나도 하는데 너도 해라)

혹은 누가-어머니 같은 존재가  대신해줬으면 좋겠다는 (난 엄마가 없단 말이야)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건지도 모르겠다고 반성했다.

 

어쨌거나 가사노동은 정말 끝도 없어서

방을 치우고 나면 화장실이 더럽고, 화장실을 치우고 나면 베란다가 더럽고,

베란다를 치우고 나면 부엌이 더럽고, 부엌을 치우고 나면 현관이 더럽고,

이 좁은 집 현관을 치울 때쯤이면 다시 방이 더러워지는 악순환의 구조이다.

 

아무튼 반성의 마음을 진취적인 계획으로 변신시켜서

이번주 일요일엔 기어이 대청소를 하고 말겠다. 빠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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