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민요에 대하여

각 고장에 나름대로의 전통 민요가 있다. 민요는 그 고장의 얼과 힘이다.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옷과 머리카락까지 서슴없이 베어갔지만 아리랑이나 두레 등과 같은 정신의 소산은 제거할 수 없었다.

 

민요를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특히 김준호(국악인)씨의 국악, 민요에 대한 설명은 친절하면서도 전문적이다. 또한 민요에 깃든 정신을 잘 표현하는 사람으로써, 또한 그 또한 지방사람으로써, 소리를 하는 소리꾼으로써도 손색없는 민요의 전도사라고 할 수 있겠다.

 

1. 경상도

 

그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먼저 경상도 민요는 사실 멋대가리가 없다. 멋대가리가 없어 춤사위가 발달하였다. 소위 '멋몸'은 있다는 것이다. 광대놀이, 별신굿, 오광대 등이 경상도 지방에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소리는 악센트가 강하고 걸쭉하게 뽑아내는 소리의 힘이 있지만 전라도처럼 맛은 없다. 지르고 뽑아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잘알려진 '쾌지나 칭칭나네'는 '고기가 많이 나네'라는 뜻인데, 남도에서 먹을게 없다가 철이되어 멸치가 오를 철이 되면 '쾌지나 칭칭나네'하면서 노래가락을 이어갔다는 설명도 재미있다.

 

2. 전라도

 

멋대가리가 없는 경상도와 달리 전라도 민요는 그 특징이 '맛'이다. 음식도 단연 으뜸이지만, 소리도 맛으로보면 가장 으뜸이라도 할 수 있다. 전라도에서는 개짓는 소리도 문화재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소리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라도에 있는 소포리라는 동네에 가면 그 동네사람들이 전부 명창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왠간한 소리꾼은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논밭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흐드러진 노래가락이 보통 솜씨들이 아니다.

 

전라도 소리는 '삭힌 맛'에 그 묘미가 있다.  그 삭힌 맛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 삭힌 맛처럼 온 몸을 찌르르하게 찌르는 힘과 톡 쏘는 힘, 그리고 감칠 맛이 있다. 전라도 사람들이 음식이 맛나면 '음석(음식)에 개미가 있구마이'라고 한다. 개미가 혀 끝에서 돌돌말려 간드러지게 하는 맛. 그게 전라도 소리의 힘이다.

 

3. 충청도

 

충청도는 말이 필요없다. 우리나라의 모든 소리가 충청도에 모인다. 오래전 전쟁통에 지방으로 징집된 병졸들이 다시 충청도에 오게 되면서 각 지방의 소리를 한데 모은 것이 유래다. 그래서 충ㅈ청도 소리의 힘은 바로 '아우름'이다.

 

4. 강원도

 

강원도는 노래가 정적이다. 그러나 정선 아리랑의 경우, 1500절이상의 노래가락을 자랑한다. 춤사위가 별로 없지만 노래는 호소력이 크다. 산에 오르는 소리와 내려가는 소리가 따로 있을 만큼 애환이 노래구절에 곳곳에 나타난다. 또한 평지가 없는 탓에 소리가 호흡을 길게 요한다. 그래서 경상도 민요와 같이 빠르고 경쾌하지 않다. 높은 산에서 한 숨을 내쉬면서 부르는 것과 같이 소리가 나온다.

 

5. 경기도

 

경기창은 슬픈노래가 없다. 그렇다고 경상도처럼 방정맞지도, 전라도처럼 음탕함도 없다. 왜냐하면 임금이 수도에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늴리리야, 군밤타령과 같이 그냥 즐거운 노래가 대중을 이룬다. 임금이 듣는데서 '한많은 이 세상 야속한'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