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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씨. 이 양반 어릴 때부터 안 해본 것 없는 사람이었답니다. 그러면서 공부도 곧잘 했다죠. 그에 대한 일화가 있습니다.


이태백이 어릴 때 산에 들어가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너무 싫증이 나 그만 공부를 때려치우고 산에서 내려갑니다. 그런데 산기슭 아래 냇가에서 어느 할머니가 도끼를 바위에 갈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이태백이 묻습니다.


“할머니, 도끼를 갈아서 뭘 하시려는 겁니까?” 
“바늘을 만들려고 하고 있네.”
할머니의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들을 이태백은 어떻게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수 있냐고 반문합니다. 그러자 할머니의 사자후와 같은 한 마디가 이태백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칩니다.
“중단하지 않는다면야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수 있지.”
마부작침(磨斧作針). 결국 이태백은 산으로 다시 들어가 제대로 된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당대 모방할 수 없는 최고의 시를 써내려갑니다.


모든 일을 제대로 하는 과정은 고통이 따르는 법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데 고통이 따른다는 것은 그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신호이지요. 중도에 포기해버리거나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면 당장의 고통은 피할 수 있습니다.

참터가 올 하반기에 들어 할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수다공방 디자인 공모전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고, 패션쇼 준비에도 여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중요하고 큰 행사들이라 몇 사람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이끌어 가는 것이 버거울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 참터가 이런 큰 행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시선이 압도적이었죠. 그러나 수다공방 교육과 패션쇼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어 본 셈이죠. 그러나 마냥 바늘만 만들고 있을 수는 없지요. 이제는 그 바늘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변에서 관심을 보이시는 분들도 많을뿐더러, 이제는 본격적으로 우리 봉제노동자들이 만든 옷을 당당히 판매하여 소비자의 냉정한 평가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진검승부를 해야 한단 말이죠. 물론 그 길이 쉽지 않지만, 중도에 포기해버리면 지난 시간 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의 노력과 수고가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바늘로 실을 꿰어 한땀 한땀 수를 놓아 우리 봉제노동자들이 만든 옷이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 날까지 너무 기다려집니다만. 그래서 참터는 수다공방 교육생님들과 회원님들의 진심어린 관심과 참여를 너무나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단할 수 없다면야 함께 끝장을 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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