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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군화보다 강하다 -고고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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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없이 우울한 날 혼자 보기 너무 좋았던 영화

 

 

잘 만든 한국 영화를 보는 기쁨은 신입생때 한국현대사를 공부할 때의 뿌듯함에 비할만하다

비대중 영화를 거의 접할 수 없는 이곳에서 대중영화의 껍데기를 잘 맞춰 입고도 내용을 숨기지 않는 이런 영화를 보는 기쁨은 각별하다

괴물이나 왕의 남자를 제주에서 보는 것 또한 색다른 기쁨이었을지도

...영화를 보지도 않고 만든 것 같은 브로셔가 횡행하는 요즘, 껍데기에 충실하게 만든 각종 홍보도 만점

   가위를 든 경찰 앞에서 침발라 넘긴 장발을 카라밑으로 숨기는 드러머의 느낌?

 

그래서 느낀 건 문화가 강하다는 거다

군화발과 시대보다도 적응을 강요하는 현실보다도

모진고문에도 의지를 지키던 학생들보다 한대에 한명씩 불고 나와 다시 무대에 오른 그들이 강할 수도

 

30년 후면 촛불집회에 대한 통쾌한 영화를 볼 수 있을거라는 설레임과

그 때 내 모습을 상상해보는 두려움이 순간 함께 일었다

 문화에 '돈만내는' 걸로 내 역할에 나름 만족했던 서울을 벗어나 내 돈을 받아줄 스폰지하우스도, 코아아트홀도, 하이퍼텍 나다도 없는 이곳에서, 나와 문화가 어떻게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을까

 

 

 



갑자기 데블스 만큼이나 조승우만큼이나 크게 느껴진 문화생산자 유키냥에게 받은 영감으로..

 

 

오 이거 뜨거운 밥과 먹으면 심플한 차림새에 비할 수 없이 깊은 맛이 있다!

 

하지만 문화소비자인 나리는 이 심플함의 미를 충분히 즐기지도 못하고 냉장고속의 현실로 돌아와

물러가는 양파와 싹난 감자와 녹아가는 호박을 모아 뭉된장에 풀어 다른 반찬을 더하고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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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0 01:14 2008/10/1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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