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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1639일, 진심 어린 사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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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1639일, 진심 어린 사과 받지 못했다

'하늘을 덮다' 북콘서트, "기억한다는 것은 지켜보고 있다는 것"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지 1639일 만에 책이 나왔다. 책은 ‘하늘을 덮다’라는 제목의 백서다. 5년여 시간이 지났는데도 피해자 지지모임이 백서를 만든 것은 사건과 사건을 둘러싼 노동-진보진영의 태도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당연히 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기억’이었다. 그리고 피해생존자가 자신의 인생에서 사건을 지우고 아픔을 치유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역시 ‘기억하는 것’이었다.

 

‘민주노총 김ㅇㅇ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은 지난 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하늘을 덮다’ 북콘서트를 열고 이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감했다.

 

 

피해생존자는 콘서트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피해생존자가 되기 전까지는 저도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그저 분노하고 치떨려하며 욕을 마구 퍼붓고 하는 수준이었다”며 “피해생존자에게 위로의 말과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최소한도 하지 못해 참 부끄러웠지만 피해생존자에게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어렴풋이 알게 됐다”고 전했다.

피해생존자는 이어 “백서로 지난 5년을 되돌아보곤 한다. 저의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시간이지만 이젠 애써 지우려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지워질수 있다면 저절로 어느 순간 조금씩 지워지리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하는데도 아직 여러분들 앞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분서갱유’, ‘김 변’, ‘복수꽃’, ‘7.22’ 등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피해생존자가 자신을 치유하고 온전히 자신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는데 방해가 됐던 주요 기억의 지점을 살폈다.

가장 특이한 키워드는 ‘김 변’이었다. 책을 통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해자의 변호인 김 모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다. 김 변은 민변 회원이었으며 당시 재판과정에서 가해자의 술에 의한 심신미약 상태를 강조했다. 또 가해자 부인과 주변인물을 통해 합의를 시도하고, 공탁금을 걸도록 했다. 김 변은 현재 통합진보당 주요 지도부 중 한 사람이다.

조진희 지지모임 활동가는 “김 변은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진보적 가치를 수호한다는 분들과 과연 성평등이 같이 갈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와 2차 가해자들이 피해자가 공감할 수 있는 진정어린 사과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진희 활동가는 “이미 사과를 했는데 또 이런 책을 내냐는 분들이 계신다. 사과는 사과를 받는 당사자가 수용하면서 마음이 풀어지는 게 사과”라며 “가해자는 우발적으로 술을 먹고 기억을 못한다고 해 진정한 사과를 받은 적이 없고, 민주노총 2차 가해자들은 진짜 사과 한마디도 안 했다. 전교조 2차 가해자 세 분은 전교조 기관지에 형식적인 사과문을 떡 내놓고 무엇을 잘못했고 어떤 의미를 성찰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의도는 아니었지만 잘못했다. 미안하다’며 진정어린 사과는 안 했다. 진심어린 사과와 성찰이 관계 회복의 길”이라고 했다.

이황현아 지지모임 활동가는 “끔찍하지만 저희는 다 기록했다”며 “기록하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것이 투쟁이었다”고 백서가 나오기까지 지난한 날을 전했다.

황미선 활동가는 “지지모임의 출발 목표는 피해생존자의 치유와 복귀였는데 안타깝게 둘 다 안 됐다”며 “그래도 오늘 피해생존자의 편지를 보면 치유와 복귀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콘서트엔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해 백서가 나오기까지 과정과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을 경청했다.

 

 

참세상 기사 원문 보기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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