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결[劒訣] : 칼노래 칼춤

2008/10/28 17:50

시호(時乎) 시호 이내 시호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로다

 

만세일지(萬世一之) 장부로서

오만년지(五萬年之) 시호로다

 

용천검(龍泉劒)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하리

 

무수장삼(無袖長衫) 떨쳐 입고

이칼 저칼 넌즛 들어

 

호호망망(浩浩茫茫) 넓은 천지

일신(一身)으로 비켜서서

 

칼노래 한 곡조를

시호 시호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日月)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

우주에 덮여 있네

 

만고 명장 어데 있나

장부당전(丈夫當前) 무장사(無壯士)라

 

좋을씨고 좋을씨고

이내 신명(身命) 좋을씨고

 

 

 

(풀이)

"개벽 후 오만 년 동안 처음 맞는 다시 없는 나의 때가 이르렀으니

한울님을 모시고 지극한 도를 깨친 대장부 영웅이 천하의 명검을 빼어들고 달려나가

생명과 진리의 칼춤을 추노니,

온 천지를 벗하여 홀로 우뚝 서서 해와 달과 온 세상, 온 우주를 뒤덮을 듯 용맹을 떨치는데

세속의 만고 명장인들 당할 자가 과연 누구이겠는가."

 


; 검결은 유·불·선의 전통과 민간신앙에 반봉건·반침략 의지를 창조적으로 종합하여 세상을 변혁하고자 하는 대장부 영웅의 우주개벽적 기개가 호탕한 기운으로 출렁이는 혁명적인 노래와 춤으로,

교도들이 몸을 닦고 주문을 외우고 약을 먹으면서 칼노래를 부르며 칼춤을 추는

동학의 종교의식이자 수련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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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이태준 2008/10/29 00:09

    준근이 형, 순천 여순사건 일반 참고인 가운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계세요. 그 할머니의 어머님 되시는 분이 돌아가신 사건인데요, 그 할머니가 처녀 때 경찰들이 마을에 와서 집에 있던 그 분을 겁탈하려 했대요. 자기 딸이 당하는 걸 그 어머님이 막으려 했고 화가 난 경찰이 그 자리에서 그 어머님을 쏴 죽였대요. 처녀 시절 그 일을 겪은 이 할머니가 지금 79세로 인천에 살고 계십니다. 신청인은 이 할머니의 조카입니다. 조카는 고모(앞서 말한 사건을 겪은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꺼리신답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이 할머님을 조사해야할 텐데, 누가, 어떤 관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만나야 할까요. 이길전 선생님 공백이 새삼 크네요. 내면을 교감하고 어루만질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진 이가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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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만복이 2008/10/29 02:36

    어려운 일이다. 말을 끄집어 내는 것도 어렵고 꺼낸 말을 담아내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니 더욱 그렇다. 국가권력이 여성을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거기에 이데올로기나 인종, 계급 같은 것들이 작동하면 '동물적인 잔혹한 야만적 행위'가 등장한다.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에는 나름의 질서가 있어 경이롭기까지 하지만, 인간이 행하는 약육강식은 너무나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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