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소리]남원지역 민간인희생 사건

2008/11/07 18:32
한국전쟁 당시 군경 남원 주민 90명 학살
'수복 공비토벌 과정서 집단총살, 칼로 목을 베기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 남원지역에서 군과 경찰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의 진실을 규명했다.

진실화해위원회(위원장 안병욱)는 전쟁기 1950년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남원 일대에서 수복과 공비토벌 과정에서 국군 11사단 군인과 경찰에 의해 90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남원 대강면, 주천면, 산내면, 산동면 등에서 인민군 부역혐의자와 좌익 가족 등 90명의 희생을 확인했다. 신원을 확인한 희생자가 90명이고 일가족이 몰살됐거나 유족이 타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 조사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최소한의 희생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당시 전차공격대대를 비롯한 11사단 군인들과 경찰은 남원지역에서 공비토벌과 빨치산 거점 제거를 이유로 빨치산이 거쳐갔던 마을의 주민들 중 청장년을 선별해 무차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군과 경찰은 마을주민들을 집단총살하기도 하고 부역혐의자나 좌익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친인척까지 몰살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주민 중 일부를 일본도로 목을 베어 살해하기도 했다. 남원 산내면에서는 ‘손을 들라’는 군인의 지시를 무시한다며 청각장애인을 사살하기도 했다.

당시 군인들이 빨치산이 거쳐간 지역의 주민들을 의심해 임산부를 비롯해 고령의 여성, 당시 면장을 포함한 지역의 지주들까지 살해하는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다.

▲<육군본부,『한국전쟁사료』60권, 273쪽>
(3)남원군 주천면 내기리 급 고촌리 전과
      1.단기4283년 11월 20일
      3.전과 ②지방세포원 사살 32명
             ③세포원가옥200호소각,삐라다수포획

진실화해위원회는 육군본부의 『한국전쟁사료』를 통해 국군 11사단 소속 전차공격대대가 남원지역에서 공비토벌작전을 벌인 사실과 전과(戰果)기록 등을 확인했다. 당시 군은 인민군과 교전 중 지방 세포원 등 적을 사살한 것으로 상부에 보고됐지만 이들은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위원회는 “사건이 전시 계엄하에 발생했다고 해도 군인과 경찰이 재판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에 도움을 줬다는 의심만으로 비무장·무저한의 민간인을 집단총살하거나 칼로 목을 베어 살해한 행위는 야만적 행위”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는 헌법상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고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사건의 책임이 당시 군경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던 국가에까지 귀속된다”며 “국가의 공식사과와 위령사업의 지원과 군인과 경찰을 대상으로 한 평화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는 남원뿐 아니라 나주군에서 군․경의 토벌을 피해 피신한 주민 등 133명, 김포지역은 인민군 점령시기 부역 혐의자와 그 가족 등 110명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했다.

출처 : http://www.cham-sori.net/        2008-11-06 11:11:50   박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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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이태준 2008/11/07 20:23

    탄탄한 사료와 사건의 잔혹성. 확실히 기자들이 눈독 들일 만한 내용이죠.

    perm. |  mod/del. |  reply.
  2. News Letter, Issue 5 2009/03/20 11:19

    The Civilian Massacres in the Namwon Region

    On October 21, 2008, the Commission verified that from December 1950 to March 1951, South Korean soldiers and police ignored proper legal procedures as they massacred civilians in the Namwon region while subduing Red guerrillas. The Commission interviewed survivors, witnesses, and perpetrators of the massacre. They also examined documents at the Ministry of Defense and Army Headquarters.

    By reviewing the Korean War records of the Army Headquarters, the Commission found that according to reports, the South Korean soldiers were involved in subduing Red guerrillas in the Namwon region from the end of 1950 to the beginning of 1951. However, after having heard the statements of the survivors and witnesses, the commission confirmed that the victims were actually innocent civilians rather than Red guerrillas.

    The Commission verified that the South Korean soldiers and police indiscriminately killed innocent civilians, including women, children, and the elderly. It identified 90 victims. The Commission recommended that the government offer an official apology, provide support for memorial work, and promote peace and human rights education for soldiers and police.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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