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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자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노조가 파업 중인 안산공대에서 연해서 비상식적인 폭행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안산공대 직원노조는 조합원 총 19명 중 18명이 조교인 젊은 여성으로 구성되어있다. 잇따른 폭행사건이 이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파업을 시작한 이래로 욕설은 매일 듣고 있다. 학교측에 있는 다른 직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대부분 “미친 *들 *랄하네.” , “너네 같은 것들은 태어나지 말았어야해.” 등의 종류들이다. 철야농성 중인 여직원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대는 등, 파업하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폭언이 계속 이어지며, 근무 시간 중에 술을 마시고 와서 선풍기를 들고 때리려고 위협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7월 6일 새벽에는 한 직원이 술에 취한 채 대걸레자루를 들고 조합원 소유의 차량 4대를 파손시켰다.
그리고 얼마 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학장이 공개 사과를 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개사과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지난 9월 2일 또다시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오전 학교측 교직원 강모 계장이 노동조합에서 음악을 크게 틀었다며 카세트를 발로 차다가 일어난 실랑이 중 안산공대 노동조합 사무국장의 하복부 쪽을 발로 두세 차례 강타했다. 맞은 사무국장은 현재 산부인과에 입원, 치료 중이다.

문제는 이 모든 일들이 누군가가 없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차량을 파손할 때도, 선풍기를 들고 때리려고 위협할 때도, 파업하는 여직원들에게 대놓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을 퍼부을 때도, 여직원의 하복부를 강타당할 때도, 그 행위 당사자 이외에도 여럿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이것이 노동조합원들이 아닌 학교측 사람들에 의해 제지된 적은 없었다.   모두 그냥 쳐다보고 구경하거나 동조하는 말을 옆에서 내뱉으면서 실질적으로 그 행위를 옹호, 묵인하고 있다.

한 가지 한 가지의 사건들이 별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봤자 욕 수백 번 먹은 거고, 중환자실에 실려갈 만큼 맞은 것도 아니고, 파손된 차량은 범퍼가 찌그러지고 유리창이 다 나갔을지언정 폐차를 시킨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중의 하나라도 이들 안산공대소속 노동조합원들이 겪어 마땅한 일 또한 없다. 단지 이들은 지난 2003년에 학교측에서 약속했던 고용보장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을 뿐이고, 그래서 파업을 하고 학교에서 농성 중일 뿐이다.  

불법 파업도 아니며, 학교측 직원들이 이렇게 격분하면서 폭력을 행사할 만큼의 빌미를 준 적도 없다.

이들이 겨우 19명이어서인가? 아니면, 이들이 겨우 평균 25세 정도의 젊은 여성들이기 때문인가?  
오늘로 파업 149일째를 맞고 있는 안산공대 조합원들은 연이어 이 모든 일들을 온 몸으로 겪으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파업 투쟁, 농성, 항의방문에 이어 이제는 고소, 고발 준비와 입원한 직원에 대한 걱정까지 떠안고..

이들에겐 지금 덧붙여줄 힘과 한 마디 격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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