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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킬링필드'에 대학설립 추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제가 쌓아온 모든 지식과 경험을 캄보디아 대학 설립에 바치겠습니다"

한 대학교수가 국내에서 평생 이뤄 온 모든 것을 뒤로 포기하고 캄보디아 내 대학 설립을 위해 부인과 함께 머나먼 여정에 오른다.

 

용기있는 도전의 주인공은 이화여대 약학부 겸 분자생명공학부 김길현(50)교수.

 

김 교수는 오랫동안 꿈꿔 온 해외 선교활동에 대한 꿈을 교육분야에서 펼쳐보고자 10년 동안 재직했던 이화여대에 최근 사직서를 냈다.

 

오랫동안 이어온 고민이었지만 유학시절부터 꿈꿨던 해외선교 활동에 대한 바람에 비하면 캄보디아행 결정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다.

 

`왜 가시밭길을 가느냐'는 주위의 만류도 만만치 않지만 캄보디아에 교육의 희망을 싹틔운다는 생각에 오히려 가슴이 설렌다는 김 교수.

 

프놈펜 왕립대학이 유일한 대학일 정도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캄보디아지만 김 교수가 척박한 땅을 선택하게 된 데는 캄보디아 국민이 겪은 전쟁과 가난의 고통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김 교수는 캄보디아가 `킬링필드'로 상징될 정도로 참혹한 내전을 겪었고 국민 대다수가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처럼 교육으로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10일 부인과 함께 출국해 당분간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머물며 대학 설립에 대한 기초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일단 왕립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일하며 현지 사정과 언어를 익히고 시내에 있는 작은 의료기관을 인수해 의과대학의 모체가 되는 병원을 세울 생각이다.

 

그는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생명공학분야와 정보통신분야 관련 학과를 설립해 캄보디아에 새로운 교육 혁명을 일으키고 나아가 경영 관련 학과도 개설해 전문경영인을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 계획이다.

 

대학 설립에는 2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지만 몇몇 단체가 적극적인 후원 의사를 밝혀와 큰 걱정은 덜었다.

 

김 교수는 "캄보디아 내 대학설립은 20년전부터 품어온 내 꿈"이라며 "오래 전 외국인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대학을 세워 인재를 양성했듯이 캄보디아로 건너가 교육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비록 쉽지 않겠지만 `교육이 최선의 선교'라는 마음으로 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 다른 분들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jlov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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