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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엉뚱한 짓. 한다.

인터넷을 달고 산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 뉴스보고. 지정된 몇 몇 사이트 계속 돌아다니고. 가끔 자료도 찾고.
그러다보면. 가끔. 아니 어쩌면 종종. 엉뚱한 사이트도 들어간다. 우연히 링크된 주소를 찾아서.
그러다 알게된 한 만화가의 사이트.
솔찮게 재밌었는데. 지금은 그 사이트 주소를 잊어버려서 못 들어간다. 새끼만화가.

또 가끔 독립신문도 가본다. 기가차지만. 그냥 웃고 싶을 때. 허탈하지만. 세상에 아직도 이러고 사는 사람이 있구나 싶지만. 가끔 그들이 내가 주로 돌아다니는 사이트를 와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또 가끔 디씨에도 간다. 너무 많은 갤러리. 당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들어간다. 여기저기. 그러다 매일 들어가게 되는 마력이 있다는 걸 문뜩 깨닫게 된다. 그 쓸데없는 이야기들. 그냥 주저리 떠는 일종의 채팅과 비슷한. 그런데 게시판을 통해 이루어지는. 그러면서도 대화가 되는. 실명을 쓰지도 글을 쓰는 자가 임의로 정하는 아이디? 별명?(디씨에서는 닉이라고 부르더군) 언제든지 바꾸어 쓸 수 있는.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닉을 고정해서 쓴다. 일명 고정닉.

거기서 느끼는 건. 옳다구나.
굳이 주민번호를 통해서 신분을 확인하지 않아도. 한번 정하면 바꿀 수 없는 아이디가 아니어도. 개인의 확인이 가능하구나. 그리고 가끔의 불순함? 정화되는 구나.
그런 세상이 가능한 곳이 인터넷인데.

왜? 인터넷 실명제를 해야하는 건가? 아마도....조금 더 수월한 통제가 필요한거겠지. 이제 인터넷은 기득권세력에게 큰 위협이니까. 통제해야만하니까.

참 생뚱맞다.

이제 오프라인.


사람들과 대화할때. 난 가끔 엉뚱한 말을 던진다. 나에겐 그렇지 않은데. 듣는 사람은 엉뚱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혼자 생각하다가 불쑥 말해버리기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있고.
어느 상황에서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나만의 논리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불쑥! 던진다. 가끔. 나도 난감하다. 하지만 뭐. 가끔은 그렇게 던져진 한 마디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도 하니.

길을 걷다. 목적지가 분명히 있고. 가는 길이 분명한데. 그냥 둘러 가기도 한다. 문뜩 골목길을 만나면 그 골목길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또는 무심결에. 걷기. 그냥 걷다가 알게되는 많은 것들.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 골목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된다. 잠만 자는 집이지만. 아주 오래 살 집도 아니지만. 한 동안이라도 살고 있는 이 집 주변이 가끔 궁금해서.

살 것도 없는데. 가끔 마트를 들어간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 별로 사고 싶지 않으니까. 무엇을 알아보러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진짜 그냥 간다. 그리고 가끔 시장에서. 살 것도 아니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아주머니 또는 아저씨의 눈치.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산다. 그냥. 필요 없지만 그냥.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던진 한마디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골목길을 걸으면서 사람냄새를 맡기도 하고. 마트에서 넘쳐나는 물건들을 보면서. 쓰지도 않을 물건을 쌓아둘 필요가 있을까? 시차는 돈이 되는 구나. 뭐 그런 생각.

그리고. 시장에 가면. 치열한 사람들을 본다. 가끔은 무섭고. 가끔은 안쓰럽고. 가끔은 비참하고. 그렇게.

난 오늘도 내가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가봤다.
그리고. 난 또.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서 내 속에 갖혀 주변을 둘러보고 있지 못한 나를 봤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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