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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 - 4

 

그래도 4번 했었나 보네.

 

한번은 학생이 일 있다고 안 했고

지난주는 내가 일이 있어서 목요일에 하기로 했는데

학생이 나타나지를 않았다.

다행이 원래 학생만 안 나타났고 소문들은 다른 장애인께서 오셨다.

여자분으로 매우 성실해 보이시는 세 아이의 엄마시다.

이 분은 다른 야학에서 수업을 듣고 계시는데 두 야학이 적당한

거리에 있어 겹치지 않는 수업을 다 들으실 계획이시다.

 

여학생님께서 다음 과학 시간도 듣겠다고 하시는데

그게 본인이 원래 목요일은 시간이 안되고

이번주는 공교롭게 목요일 시간이 되서 오셨다고.

상황을 보아하니 남학생님은 안 오실 것 같고

과학 선생님이 종종 수업을 까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하여 수소문하여 과학 선생님을 오시라했다.

 

여학생님은 대입 검정고시가 목표시다.

중학교를 졸업하셨는데 실제 실력은 그게 아니신거다.

대입 검정고시반 수업을 딱 한번 듣고 알아서 중학교부터 다시 하신다.

수학 과학을 꼭 듣고 싶다고 하시는데 목요일은 못 오신다고 한다.

목요일로 수업을 변경하려 했던 나는 결국 월요일에 하기로 했다.

 

 

남학생분은 수업이 끝나고 한참 있다가 전화를 하셨다.

자꾸 수업 띵거먹을 기미가 보여 오전부터 전화했었는데

차에 폰을 두고 내렸다나 부터 변명을 줄줄줄...

막 뭐라뭐라 했더니 선생님 사랑합니다~하고 끊어 버린다.

다음날 학생님은 나에게 전화를 걸더니 "선생님 출발하셨어요?"

어이쿠~ "오늘은 사회 수업이잖아요. 저는 수학이고."

"그래요? 그럼 저 늦은 건가요?"

"그걸 우째 나에게 묻는다요? 지난번에 5시에 했다면서요? 지금 3시니깐 얼렁 준비하고 가세요."

"아니예요. 1시 반 수업이예요. 이제 끝날 시간이예요. 저 어떡하죠?"

"알면서 전화한거예요? 불량학생 같으니라구 @#$@@#%"

"선생님 사랑합니다~" 뚝.

 

흠...

원래 3시 수업이었고

결국 사회 선생님이 당장 나오라는 전화를 해 끌려 나가셨다는 후문이...

 

오늘 5번째 수업인가보다.

근데 두 분의 진도를 어떻게 맞춘다냐?

구구단도 햇갈려하는 자존심 강한 그리고 본인이 천재 근처는 간다고 생각하시는 분과

성실 모드에 중학교를 우야뜬 졸업을 하신 분 사이를..

야학에서는 무조건 처음 오셨던 분에 맞춰달라는 요구를 하셨다.

여자분은 다른 야학에서 수업을 듣고 또 듣기 때문에 옵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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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도 지나가고

 

드뎌 40이 되는건가?

40쯤 되면 인격, 사회적 지위 같은 것을 저절로 갖추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게 나름대로 얻은 교훈이네. 

고로 나는 죽어도 억울할 게 없당께. 

아무것도 하지 않은자 혹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자의 죽음 쯤이랄까. ㅎㅎ 

뭐 꾸역꾸역은 살아왔는데 말이쥐..  

내 삶의 역할이 여기까지인건지, 신이 나에게 적당한 축복과 적당한 저주를 내리신건지..

 

상처 치유 프로그램 같은게 있었으면 좋겠다.

무덤으로 가져가는거 말고 말하고 나누고 극복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지.

실컷 말하고 살아놓고 할말이 또 남아있냐...라는 비난이 마구마구 들리는 고나 ㅋㅋ

 

그나저나 40이 다 되어가니 좋은 점 중 또 하나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일을 그만두고 위로하게 되었다는 정도?

 

 

우와~ 근데 우리나라 수구, 2MB 기타등등 너무 후지다. 아~ 구려 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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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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