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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 - 5

 

학생이 3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오신 분은 심한 지체장애시다.

아이셋 엄마는 오늘 쪽 팔이 어딘가에서 일 하다 잘리신게 아닐까 싶다.

 

학력은 초졸, 중졸, 고졸인데

우야뜬 우리는 이번주에는 중 1 십진법, 이진법을 배웠다.

쉬울텐데 지겹지 않겠냐했더니 영어랑 수학은 수업시간에 안들어서 괜찮다고.

역시나 설명하면 가방끈 긴 순서대로 빨리 알아들으신다.

오리지널 멤버 남학생님은 무지 자주 멍때리고 계시다.

 

땡땡이 학생 때문에 학교가 드디어 학교다워졌다고 했더니 처음엔 다들 머엉~

가끔 땡땡이 치는 학생도 있어야 학교 답죠. 했더니 깔깔깔..

남학생님은 자기를 동건으로 불러 달라고 하시고 나는 뭉치로 부르겠다고 했다. 사고뭉치.

암튼 남학생님은 수업시간 내내 천재로 불렸다가 뭉치로 불렸다가 동건으로 불렸다가를 한다.

 

지체장애인께서 하는 말은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해서 걱정이다. 

내 귀가 원래 좀 안 좋은 듯 가끔 말을 잘 못알아 듣는데 어제도 질문을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앞으로 불러 칠판의 일정 부분을 짚게 해야 했다. 

암튼 여러모로 밝으신 분들이다. 수업이 재미있어지고 있다. 

프린터 조작을 잘 못해서 숙제를 내주지 못했고, 남학생님은 목요일에 나머지공부를 하기로 했다.

 

수업이 끝나고 남학생님이 조만간 우리반 회식을 하자고

회비는 5만원 자신은 장애인이니까 만원으로 하겠단다.

다들 어이쿠 웃기려고 참 노력하셔~하는 반응. 

 

남학생님은 자신이 총각이기 때문에 아줌마들께서는 영광스럽게 자기에게 커피를 타줘야 한다는 농담을 하신다.

그리고 또 자신은 처녀인 쌤이나 다른 학생분께는 작업 거는 농담을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신다.

그리고 "선생님 농담이예요. 화내지 마세요.."를 하신다.

 

흠흠....

사회적인 약자들이 만났을 때 장애인 남성과 비장애 여성의 구조 속에서 여성은 또 성희롱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농담이려니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큰 결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여기다.

일단 조용히 당한다. 상대방 무안하게 하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시간이 흐른후에 상대에게 엄청난 화살을 쏴대거나 나 자신을 증오하거나를 한다. 

신경이 쓰이는 걸 보니 마초 같은 맨트 더이상 던지지 말라고 얘기를 해야할 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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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가을이 오고 겨울이 갈때까지

몸 속의 수분은 대기를 채우러 나가고

마른 몸, 껍질을 벅벅 벗겨내다보면

빠져 나가지 못한 피가 보인다

문득 올려다 본 창틀위의

곰팡이가 건조한 공기속을 날아와 

내 몸속에 뿌리를 내릴 것만 같아서

문질러 없애 보지만

다음날이 되면

벽은 새까만 곰팡이들이 공포스럽게 나를 노려보고 있다

어느새 몸에도 마음에도 곰팡이가 피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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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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