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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나야 어느순간부터 루저로 살았으니

우리 세계 주민이 늘면 좋지 뭐.

세금 걷을까?

짜식들!

반가워.. ㅎㅎ

 

 

문득 정상, 비정상에서 장애, 비장애로의 언어 변화가 떠오르기도 하다. 

 

정상, 비정상으로 분류 했던 시절

우리 동네에도 비정상(?)들이 있었다.

바보도 있었고, 장애인도 있었다. 

 

우리 동네 대표 바보 이름은 개똥수였고(지금도 그의 본명을모른다.)

눈이 정말 소눈 처럼 커다랗고 쌍커플이 짙게 있었다.

(대표가 아닌 바보들도 좀 있었다.. 

우리집 바로 옆집 바보는 가끔 식칼 들고 나타나서 우리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언제나 웃었던 개똥수는 우리 또래들이 자주 놀려댔는데도 늘 웃었다.

가끔 화나면 무서워서 뭔 일인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도망가기도 했을거다. 아마도. 

나는 나름 어려서부터 진지했던지라 같이 놀리는 걸 싫어 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같이 놀리거나 무서워 했을거다. 좀 덜했던거지 안 그랬던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그들은 우리 동네 주민이었다. 

개똥수는 불구의 몸에 정신연령도 초딩 수준이었는데

종종 동네 굳은 일을 했던 것 같다.

어른들이 불러서 일 시키고 돈 좀 주고 그랬던 것 같다. 

대전에 와 있는 동생과 목포 다녀온 이야기하며 시골 이야기를 하다 여동생이 나에게 물었다.

"언니? 개똥수 같은 사람은 보살펴 주는 사람이 없으면 금방 죽어?"

"글쎄? 아무래도 모든 면에서 힘들지 않을까? 동네 사람들이 엄마 같지는 않겠지?"

"그 아저씨 자기 엄마 돌아가시고 나서 바로 죽었어."

"그래... 들은거 같애..."

시골 인심 좋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였을까?

그래봤자 개똥수가 금방 죽을 수 밖에 없을 정도 아니었을까?

 

 

다리를 절었던 아저씨는 소리를 참 잘하셨다.

동네 상여가 나갈 때는 늘 상여에 올라가 꽹과리를 치며 소리를 하셨다.

그 소리는 참 구슬프고 서글펐다.

상여가 나갈 때마다 동네 모든 사람이 참석했고(특히나 애들은 떡 얻어 먹으려고) 

나도 한번도 빠진 적이 없기 때문에 소리의 느낌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다.

박종태 열사 장례식 때는 종소리와 소리가 함께 했다. 

'우리 동네랑 다르구나.. 이런 테잎도 있구나..'하며 걸었는데 올려다 본 차 위에서 누군가 소리를 하고 계셨다.

 

동네 소리꾼 아저씨 얘기를 1년여전 어머님께 들었다.

장애가 된 이유가 간첩 누명을 썼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때 고문을 당해서 장애가 된거라고.

얼마 전 이런 뉴스가 있었다.

그분 성암이 들어 있지는 않지만 뉴스에 나온 만큼은 아니었던 건지,

여기 친인척(그분 성씨는 박)에 포함되는 분인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소리의 설움에 그 분의 인생이 들어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최근에 했다. 

 

 

그 작은 섬에 살때는 달랐을 지언정 루저는 없었다.

그러니 위너도 없었다.

뭐 좀 잘 살기도 했고, 뭐 좀 예쁘기도 했고, 뭐 좀 공부 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나누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느덧

도시에 사는 나는

루저가 되어있었다.

 

못생긴게(오크래매?) 

결혼도 못 했고(수녀도 아닌것이, 비구니도 아닌것이)

돈도 못 벌고(그러게..)

부모도 가난하고(받을 유산이 하나도 없고)

성격도 안 좋은게(난 몰랐는데 남들이 그러더라구..) 

남성들이 복수라고 기껏들이댄 칼날처럼 가슴도 작다.

(같이 술 마시던 남성이 건너편의 큰 가슴을 넋 놓고 바라보던 일은 참 인상 깊긴 하더라.)

뭐냐! 하다 못해 학생 운동도 안했다며?(운동권도 선행학습이 참 중요하더만...)

 

그러니

그저

루저라는 단어에 발끈하는 모습에 그저 그저 웃을 수 밖에!

진짜로 "웃기셔!!들!!"

자신을 좀 돌아보시지!!

암튼

"웰컴 투 루저's 월드!!"

루저래도 수준이 다르다고??요??

그건 당신 맘이고!!

 

부디

내 안의 파시즘,

내 안의 패거리즘(?)을 조금만 돌아 봤으면 한다.

 

나 자신이 절대로 절대로 

이 사태로 부터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루저 그룹에 포함된 나는

왕따에 속한 나는

사알짝

아주 사알짝

자유롭다는 것일 뿐이다. 

낙인찍힌 만큼 자유로울 뿐이다. 

부디

서로들 낙인 찍지 좀 말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고 있을 따름이다. 

 

그대,

자유로운가?

이 우낀 해프닝으로부터?

 

동년이나 존경하는 홍시리의 다음글과 이번 사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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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 - 두번째 수업

 

지난주에 이어 집합에 대한 수업을 했다.

부분집합, 교집합, 합집합, 여집합, 차집합, 공집합, 전체집합...

 

수업을 천천히 하는데도 흐름을 많이 놓치시고, 책의 어느 부분을 설명하는지도 잘 모르신다.

안되겠다 싶어 문제 읽기, 정의 읽기 등을 하며 수업을 했더니 좀 더 집중력이 있어졌다. 

수학 기호에 익숙치 않아 처음 읽을때는 애를 먹었다.

 

수업을 끝내고 집에 오다보니 내 스스로 의문이 생긴다.

집합을 왜 배우지?

왜 수학이라는 학문이 의미가 있는거지?

 

이 분이야 일단 검정고시 자체가 목적이니까 수업을 해야 하지만

나 역시 왜 배워야하는지부터 설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근본에 접근해서 설명해 가는거..

 

수학을 다시 공부해 보기로 결심했다.

 

 

아무튼 두번째인 이번 수업은 괜찮았다.

이번주에는 차에 타는 걸 도와 달라고 하시지도 않았다.

옆에 있던 남자 선생님께 '당신과 같은 남성이니 가서 좀 거들어 드리세요..'했는데

'도와 달라고 할 때 도와 줘야죠..'해서 나 역시 마음을 꾹꾹 눌러 참았다.

근데 계속 신경 쓰인다.

 

혼자 힘겹게 차에 타고 휠체어 까지 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 달라고 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번번히 뭔가를 청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지 않을까? 알아서 거들어야 하지 않을까?

원래 사회당 분이고, 사회당에서는 장애인 활동을 해 왔기에 그 선생님의 말을 일단 받아들였는데

뭐가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번번히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입장의 자존심을 생각하지 않는 것도

사람을 눈물나게 하는 까칠함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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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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