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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멈출 수 없다
2011.07.13 16:17 입력

작년 7월 22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 조합원이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은 “2년 넘게 노동한 최병승 조합원은 현대차에서 직접 고용된 것”으로 판결했다.

 

이 재판은 수년간 현대차가 원청사용주임을 주장하며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투쟁했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성과였다. 그리고 숱한 설움과 차별을 받아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을 풀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주었다.

 

그로부터 1년, 대한민국 최고의 사법기관 중 하나인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에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정규직화 쟁취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오히려 아산 47명, 전주 22명, 울산 48명 등 총 117명을 해고 및 정직이라는 징계를 내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파업과 농성, 그리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출근 선전전과 사측 관리자와의 싸움. 거기에 해고와 정직. 노동자 투쟁 전술 중에 할 거 다 해봐도, 대법원 판결은 여전히 현실 속에 반영되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다시 손을 잡는다. 그래! 1년이고 10년이고, 한번 붙어보자.

 

대법 판결 이후, 기대와 달리 정규직화 쟁취라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 판결은 자신의 노동자성을 굳이 감추고 살 필요 없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곳곳에서 조합 가입이 늘었고, 투쟁의지도 높아졌다.

 

물론 몇 차례의 굴곡도 있었지만, 대법 판결 1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투쟁의 고삐를 쥐어보자는 의지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 아산, 전주)는 불법파견 투쟁을 다시 한번 만들어가기 위해 공동투쟁에 나섰다.

 

3지회는 12일 저녁, 아산공장 퇴근투쟁을 시작으로 13일 아침 전주공장 출근 투쟁, 13일 저녁 울산공장 퇴근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1박 2일 동안 각 공장을 돌며 서로 연대하고 공동으로 이 문제를 풀고자 하는 결의를 사측에 보여줄 방침이다.

 

아산공장, “현대차 자본의 탄압, 우린 굴하지 않는다.”

 

3지회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현대차 아산공장이다. 아산공장은 현대차의 핵심 차종인 소나타와 아반떼를 생산한다.

 

“아산 공장은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만 47명이다. 비율로 보면 울산, 전주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그리고 대부분 젊은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12일 저녁, 아산공장 선전전을 마치고 전주에서 만난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본은 노동자를 탄압해도 그냥 탄압하지 않는다. 약한 고리라고 판단되는 곳부터 야비하게 치고 들어온다.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조를 깨기 위한 자본의 전략은 나름 치밀하다. 해고와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대위원이나 간부가 아닌 이제 막 노조에 가입한 젊은 노동자들과 얼마 전, 결혼하여 생계에 대한 중압감을 느낄 만한 노동자들에게 내렸다.

 

거기에 무더기 징계로 현장 분위기가 무거운 상황에서 아산지회는 지회장은 수배중이고, 부지회장은 구속되었다. 비정규직지회를 이끌 집행부는 현재 2명이다.

 

“집행부가 2명뿐이라 많이 어렵지만, 그래도 작년 7월 2일, 대법 판결 이후 출근투쟁을 빠짐없이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숫자도 200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아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말하는 조합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리고 3지회가 다시 뭉쳐 투쟁해야 한다는 의미도 누구보다 아산공장 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는 듯했다.

 

“IMF가 터지기 전에 우리 노동자는 하나였다. 그런데 경제위기가 찾아오고 두 부류가 생겼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데, IMF 사태를 노동자들이 불러왔는지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도 한국은 잘 견뎌냈다고 평가한다. 노동자의 노력 아닌가? 2020 고용유연화전략은 대한민국 노동자 전부를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는 국가의 전략이다. 위기를 그들은 이렇게 노동자들의 골수를 뽑아먹으면서 극복하려 한다. 오는 22일이면, 대법판결 1주년이다. 투쟁 하지 않으면 모든 게 다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전주공장, “3지회 주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해결하자”

 

세상의 아침이 시작될 무렵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은 그 어느 곳보다 분주하다. 출근하는 노동자와 퇴근하는 노동자가 서로 만나는 시간, 요란한 공장의 엔진 소리도 이때만큼은 노동자들의 발걸음에 숨죽인다.

 

현대차. 국내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고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과연 누가 현대차를 지금의 수준으로 높였을까?

 

뛰어난 경영!

 

언론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침 7시 현대자동차 공장 정문을 찾는다면 그들도 틀렸다고 말할 것이다.

 

숨겨진 진실 혹은 비밀. 공장 안에서 부품처럼 꼭꼭 숨겨져 있던 노동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간. 이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현대자동차 마크가 찍힌 쏘나타, 아반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차를 조립하고 나사를 조이고 엔진을 만드는 주인공들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

 

“현대자동차 노동자”. 이말 하나면 된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를 만드는 노동자를 부를 때, 이말 하나면 충분하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공장 안을 마치 양파껍질처럼 벗기면 벗길수록 서로 다른 이름의 노동자가 존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자동차 공장 안에 숨겨진 또 하나의 이름이다. 아니, 영업기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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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4 18:06 2011/07/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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