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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울교협통신] 4호, 96.2.2

 

2월 8일 현대자동차 조합원 총회에 부쳐

금속산업 재편의 최대 변수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2월 8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민주노총 가맹단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의 이번 결정은 특히나 현총련과 자동차연맹의 '운명'과 직결되고, 금속연맹의 향후 진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종의 핵심 사업장, 현대그룹의 주력 사업장, 금속노조 중 최대 단일노조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금속연맹이냐? 자동차연맹이냐? 현총련이냐?"라는 이 무거운 화두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3만 2천 현대자동차 조합원의 판단과 결정에 쏠린 전국 민주노조운동진영의 관심과 기대는 그만큼 크다.

현총련과 자동차연맹의 현실

현대중공업부터 보자.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25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금속연맹 800원, 민주노총 200원, 현총련 100원, 민주노총 울산시협의회 100원을 의무금으로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금속연맹과 민주노총 울산시협의회로 사업을 집중할 것이 예상된다.

현대정공은 1월 29∼30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상급단체 의무금 1,300원을 확정짓고 가맹단위에 대해서는 2월 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대의원 절대 다수가 금속연맹 가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미포조선은 1월 24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금속연맹에 맹비를 납부하기로 결의하고 상급단체 가입에 대한 조합원 총회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캐피코 역시 금속연맹 가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자동차연맹은 대우자동차 판매지부가 금속연맹 가입으로 입장을 굳히고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선거에서 민주파가 패배함에 따라 업종 내 주력 사업장(완성·판매·정비)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금속산업 노동조합의 조직 재편을 놓고 업종이냐, 산업이냐, 그룹이냐 논란을 벌였던 많은 문제들이 '현실'로 정비되어가는 느낌이다. 이른바 정파 질서가 대중운동 안으로 아무런 제어장치 없이 들어와서 '조직이기주의'로 왜곡되었던 지난 과정들을 아래로부터 단위사업장의 공식 결의들을 통해 '교정'해 들어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철의 노동자 총단결"은 이제 당위에서 현실로 옮아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은 금속연맹이냐, 현총련이냐, 자동차연맹이냐를 놓고 어떻든지 한 '표'를 행사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정갑득 위원장을 위시한 현대자동차 6대 집행부 '다수'는 "현총련을 통해서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민주노총 울산시협의회를 강화하여 울산 지역 내 금속노조들의 통합성을 높여내야 하며, 이 성과를 바탕으로 자동차연맹과 금속연맹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는 1월 24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금속연맹에 가입하여 이 단위로 민주노총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결의했다고 알려진다.

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조합원들에게 '공'을 넘긴 집행부나 대의원들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미 때늦은 일이다. 셋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은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설문조사 결과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이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현대자동차와 함께 하는 것이었다.

돌이켜 보자.

88∼89년 현대중공업 128일 파업투쟁 당시 남목고개를 넘어 [현대자동차 노동자 협의회]의 깃발 아래 지원 나갔던 일을.

90년 4.28 연대투쟁을.

그리고 91년 5월 울산시청 앞에서 뜨겁게 함께 했던 투쟁의 순간들을.

그 뿐인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92년 상여금투쟁의 패배 이후 힘겹고 지난했던 노동조합 정상화투쟁과 민주노조 재건투쟁을 함께 겪어오지 않았는가?

그리하여 93년 일산해수욕장에서 벅찬 감격으로 '재회'하지 않았던가?

95년 양봉수 동지가 분신하자 조퇴를 마다않고 오토바이부대를 앞세워 남목고개를 넘은 동지들은 또 누구였는가?

현대중공업과 함께 하자!

현대중공업이 금속연맹에 들어가서 '철의 노동자 총단결'을 위해 선봉에 선다면, 당연히 우리 현대자동차도 앞장서서 '쌍두마차'의 몫을 다해야 한다.

이렇다 저렇다 복잡하게 얘기할 것 없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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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4 07:35 2005/02/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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