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와 뱀장어, 메기와 정어리 얘기를 읽고 든 생각...
장자도 족쳐야 한다... 노자도 족쳐야 한다... 맑스라고 족침을 피해갈 수는 없을 터...
(아이구... 수정한다고 날려버리는 바람에.... 새로 올림)
-- 리우스, 그 얘기를 읽고 든 생각...
(* 저 아래 박준성 선배 글을 먼저 읽으세염...)
재밌는 얘기네요... '본성'이 뭔지를 곰곰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지만요...
'본성'이나 '천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원래 그런 거여...' 이렇게 남을 억압해온 역사 때문에... 여자에 대한 인류역사과정... 가부장제가 대표적이겠죠...
여자는 본성/천성이 '착허고, 조신허며, 수동적이고, 피지배자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고, 보호해줘야 되고, 안사람/집사람, 어쩌고 저쩌고...'
남자는 본성/천성이 '거칠고, 공격적이고, 활동적이며, 이성적이고, 권력적이고, 호연하여, 지배자 기질을 지니고, 바깥냥반, 어찌고 저찌고 ....' 이런 걸로 굳혀져 있는 세상....에 대한 재인식 없이는 좋은 얘기도 반쪽세상 것일 수밖에 없게 될테죠....
신영복 선생 얘기도 역시 재미나기는 한데... 하여튼 이 두 얘기가 저에게 주는 고민의 그 크기는 비슷허네요... '
재미나긴 하지만 저헌티는 3가지 정도로 압축됩니다.
특히 신영복선생 얘기의 결론: '(메기라는) 천적을 만난 불편함이 정어리를 살아 있게 한다'를 놓고 볼 때....
(1) 내가 누구의 '천적'인지,
(2) 왜 나와 그 '천적'은 '천적'이 되었는지,
(3) 어떻게 허는 것이 '천적'과 공생헐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도 찾어낼 수 있는 길인지,
를 끄집어낼 수 있어야 되겠지요...
자본가 세상에서 세상을 뒤엎고 노동자세상을 만든다고 헐 때 자본가들은 다 잡아 쥑여야 되는 존재들이 아닌 이상 해방세상에서는 그들도 변해가면서 공존해야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들과 남자들도 공존해야 될 테니까....
해방 세상은 결국 공존...
그리고... '과정 중에 해방'되는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
그 과정은 아마도 자기 스스로의 처지와 상황을 가장 밑바닥까지 성찰허고, 그동안 '본성'이라고 생각헌 것까지 뒤집어볼 수 있는 치열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그 '천적적' 관계의 변화를 위해 투쟁하는 주체가 되는 것... 그 과정 중에 해방이 깃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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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이기
박준성
2006년 05월 26일 09시 56분 00초
* 지친 동지들께 활기와 생기를 드립니다. 누가 선물로 준 '홍삼 캔디 수'도 한알씩이요. 살만하다 싶으니까 이런 여유도 쪼금씩 생기네요^^ 작년에 썼던 글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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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쑥씨가 쓴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보다가, '야, 이거다!'하며 무릎을 친 적이 있습니다.
왕양명의 수제자인 왕심재의 <추선부-미꾸라지에 대한 노래>에 나오는 대목을 인용한 부분입니다. "해방 세상을 만드는 '과정 중에 해방'된 인간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읽고 좋아서 주위에 종종 이야기했던 '미꾸라지'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원문으로 읽으면 느낌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인용한 대로 읽습니다.
“도인이 어느 날 한가하게 시장을 걷고 있다가 우연히 어느 가게의 한 통 속에 들어 있는 뱀장어를 보았다. 포개지고 뒤얽히고 짓눌려서 마치 숨이 끊어져 죽을 것 같았다.
이때 홀연히 그 가운데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나타나서 상하좌우전후로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움직이니 마치 신룡과 같아 보였다. 뱀장어들은 미꾸라지에 의해서 몸을 움직이고 기가 통하게 되었으며 생명의 기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제 뱀장어의 몸이 움직일 수 있게 하고 기를 통하게 하여 뱀장어의 목숨을 건진 것은 모두 미꾸라지의 공인 것이 틀림없으나 그 역시 미꾸라지의 즐거움이기도 했던 것이다.
결코 뱀장어들을 불쌍히 여겨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또 뱀장어의 보은을 바라고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스스로 그 ‘본성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
갑자기 비구름이 일고 천둥, 번개가 일어나더니 미꾸라지는 비를 타고 올라가 하늘의 강에 뛰어들고 대해를 넘나들어 유유히 움직이는데 좌우로 마음대로 나아가니 그 즐거운 모양이 비길 데 없었다.
작은 통 속에 들어 있는 뱀장어를 돌아다보고는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뒤틀어 용으로 변하여 다시 천둥과 비바람을 일으켜 뱀장어가 가득 찬 통을 기울였다.
이로써 갇혀서 눌려 있던 고기들이 모두 즐겁게 생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그 정신이 깨어나기를 기다려서 함께 장강대해(長江大海)로 돌아갔던 것이다.“
파닥파닥한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약동하는 상상력을 봅니다. 넘실대는 해방의 기쁨이 펼쳐집니다. ‘미꾸라짓국 먹고 용트림한다’느니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는 편견을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있어야 할 곳' '해야 할 것'을 따져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서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을 어거지로 고심하지 않고, 본성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그것이 스스로는 물론 주위에도 생기와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행위......본성에 따라 움직이다 용으로 변하는 미꾸라지가 되어 함께 ‘장강대해’로 돌아가는 '꿈'을 꾸어 봅니다. 해방 세상을 만드는 '과정 중에 해방'되는 인간의 꿈입니다. (2005.4.9)
박준성/ 2006.05.26 10:17
그런데 여기서는 장어와 미꾸라지을 얘기했는데, 미꾸라지 양식장에는 메기를 넣는다면서요.
신영복 선생은 <<강의>>에서 [서경]의 무일(無逸)편을 인용하면서 '불편함이야 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필요함을 이야기 합니다. 그려먼서 정어리와 천적을 예로 듭니다. "노르웨이의 어부들은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를 저장하는 탱크 속에 반드시 천적인 메기를 넣는 것이 관습이라고 합니다. 천적을 만난 불편함이 정어리를 살아 있게 한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