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평화연대,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2008. 메이데이) 가운데서
이스라엘 최대 명절인 유월절 연휴기간(4월20일~27일) 중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첩보가 입수돼 성지순례를 떠난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국정원 대테러정보센터에 따르면, 유대인들의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대인의 축제인 유월절을 전후해 알카에다, 하마스,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가 테러나 납치 등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컷뉴스, '이스라엘 성지순례 "조심하세요", 2008.4.21.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전폭기는 14일 두 차례 팔레스타인의 가자시티를 공습해 두 명이 죽고 4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과 하마스 관계자들이 밝혔다. -뉴시스, '이스라엘, 가자시티 보복공습 6명 사상', 2008.5.15.
앞의 사례에서 보듯 '테러'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무차별적인 잔인성이, '(보복)공격'이라는 말에서는 합법적인 정당성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말들의 사용은 현대 전쟁이 점점 엄청난 수의 민간인 살상을 수반하는 테러로 치닫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공격은 애초에 민간인의 살상을 의도하는 국가주도의 테러(국가테러리즘)라는 점을 은폐합니다. 흔히 테러라고 하면 국가가 아닌 조직이나 개인이 저지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이나 미국의 이라크인 학살에서 보듯이 국가테러리즘은 다른 사건들에 비해 인류 사회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압제적인 정권과 점령군들에게 행해지는 적대 행위들은 그 실행자들은 저항으로 여기고, 지배자들은, 그 행위들이 비폭력적일 경우에도, 테러리즘으로 간주하는 것이 보다 일반적인 패턴이다. -노암 촘스키, <해적과 재왕>, 황소걸음, 268쪽.
팔레스타인인의 공격이나 팔레스타인 저항 조직들에 대해서는 테러라는 말을 사용하고 이스라엘의 국가테러를 그저 공격이라고 부름으로써 자살까지 각오하며 공격하는 팔레스타인인의 과격성이 부각되는 한편 이스라엘은 그들이 그렇게도 얻고 싶어 하는 '희생자'의 칭호를 갖게 됩니다. 그 어떤 시기를 뚝 떼어놓고 보아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민간인 사상자의 수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차이가 나는데도 말입니다.
누가 테러리스트인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저지른 테러와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많은 언론들이 이스라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격'이란 표현을 사용하거나 단순한 사건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일어난 사건이 어떤 성격을 띠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누가 저질렀으며, 해당 언론이 누구의 편이냐에 따라 표현은 얼마든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008년 현재 미국은 테러리스트 조직을 비호하거나 지원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이란.수단.쿠바 등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간인을 무력으로 살해하면서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고 있는 국가는 바로 미국입니다. 또 수십 년째 테러리스트 국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미국입니다. 따라서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 문제의 핵심에는 미국이 있고, 미국에 이어 이스라엘이나 영국 등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