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그러니까 보름 전쯤 지갑을 잃어버렸다.

술 마시던 중에...;;;

얼추 10년 전쯤 민노당 당원 가입하고, 다음 해 초인가 다이어리를 받았었는데

크기가 작은 다이어리라 내가 쓰기에는 비좁고, 나름 튼실한 겉 재질과 카드 등을 꽂은

주머니가 많은 그 녀석을 보고 내지는 뜯어내고 지갑으로 썼었다.

(탈당 후에는 민노당 로고가 세겨진 부분에 다른 스티커를 붙였더랬지 ㅎㅎ)

아... 썼었다라니, 쫌 슬프다... 내 지갑 ㅠ.ㅜ 

 

무튼,  그렇게 잘 쓰던 지갑을 다른 일도 아니고 술 먹다가 잃어버리다니...

뭔가 안 되려면 평소 안 하던 짓을 하곤 하는 내 징크스 대로 

늘 가방 안 주머니에 넣어두던 한 달치 생활비를(현금카드만 쓰는 나는, 필요할 때마다 은행 가서 돈 찾기 귀찮아서 한 번 찾아 놓고 한 달 동안 꺼내 쓴다)

전 날 장 보느라 몽창 꺼내두고는 그냥 지갑에 두었더랬다.

그렇게 하고는 이렇게 큰 돈을 여기에 두다니 옮겨놔야지 옮겨놔야지 그런 생각까지 했는데

아풀싸.

 

우자지간 그렇게 지갑도 잃고, 대략 15~20만원은 될 이번 달 생활비도 잃고,

신분증과 아끼던 사진도 잃고, 좋아하는 글을 메모해 둔 쪽지들도 잃고,

결정적인 순간에 쓰려고 아껴두었던 문화상품권도 잃고,

그리고 보름이 지났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바로 현금카드를 재발급 받으려 했으나

신분증이 없어서 우선 신분증부터 만들자하고는

보름 후다.

 

보름 동안 현금 없이 그것도 불편하지도 않게 어떻게 지냈는지 쫌 신기한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나의 게으름(!)과 무엇보다 주변의 조력(!!) 덕분(?!)이었던 것.

차비는 충전되어 있던 교통카드로, 하루에 1~2갑 정도 피는 담배는 종민에게 5갑 선물 받고,

또 어찌 어찌 읃어 피기도 하고, 또 어찌 어찌 굴러 들어오기도 하고 ㅎ

주민등록증 재발급 신청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 영길 샘한테 빌린 만원도 비상시 요긴하게 쓰였고 ㅎ

집에 들어오면 홀로 즐기는 반주와 음주용 맥주는 집 안 구석구석을 뒤져서 나온 다른 알콜들로 대체 중이고 ㅎ

 

이렇게 어찌어찌 하루 하루 괜찮다 보니

은행 가서 카드 재발급 받는 걸 자꾸 미루게 된다.

그렇게 보름 ;;;

 

어제 공부방 수업을 마치고 어찌어찌하여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가게 됐는데

아... 종민이 계산... 아... 미안하여라.....

그래서 집에 들어와 나름 정성껏~ 새로운 레시피로 김치볶음밥을 도시락으로 준비했다.

하긴^^ 이 쌀과 김치도 그러구보니 종민과 영길이 준 거로군~ 후훗~

무튼, 조금 있으면 사람들 올텐데 ㅎㅎㅎ 도시락 맛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폐모드는 여기까지~~~ 다들 그 동안 정말 고마웠소!!! 하하

무튼, 더 미루지 말고 오늘은 현금카드 재발급 받기!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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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11:12 2010/03/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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