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휘날리는 깃발 아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
2. 그 순간 남과 북이 따로 없고 오직 민족만 있었다
3. 3막에서 완전히 파탄된 음흉한 행동각본
4.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 청와대에 가다
▲ <사진 1> 2018년 2월 9일 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단일선수단이 통일기를 높이 들고 입장하였다. 민족의 통일염원이 피와 땀과 눈물로 아로새겨진 그 숭고한 깃발 아래서 남과 북은 그렇게 두 손을 뜨겁게 맞잡고 감격의 순간을 맞이하였다.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35,000명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성을 터뜨렸다. 주석단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그리고 바로 그 뒤에 자리를 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남북단일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동포애의 정을 보냈다.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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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휘날리는 깃발 아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
참으로 아름다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018년 2월 9일 밤, 가슴에 벅차도록 아름다운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개막식장에 들어선 남북단일선수단이 커다란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 깃대에 통일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민족의 통일염원이 피와 땀과 눈물로 아로새겨진 그 숭고한 깃발 아래서 남과 북은 그렇게 두 손을 뜨겁게 맞잡고 감격의 순간을 함께 맞았다. “우리는 하나다”, 평소에 무심히 외우던 그 여섯 글자가 그 때처럼 민족의 가슴속에 뜨겁게 파고든 때는 없었다. 그것은 전 세계에서 오직 우리 민족만 느낄 수 있는 가슴 떨리는 감동이었다.
남북단일선수단이 통일기를 휘날리며 입장하는 순간,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35,000명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성을 터뜨렸다. 주석단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그리고 바로 그 뒤에 자리를 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남북단일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동포애의 정을 보냈다.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사진 1>
이윽고 올림픽 성화를 점화하는 순서에 이르렀다. 남북 선수 두 사람이 불타는 성화봉을 함께 들고 입장하였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는 민족의 목소리에 이끌려 그들은 가파른 계단을 딛고 성화대를 향해 올라갔다. 민족분열의 고난을 상징하는 그 가파른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톺아올랐다.
반목과 대결의 세월은 어느덧 저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장장 70년 험난한 분단시대를 피눈물로 헤쳐온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이제는 남북으로 갈라져 싸우지 말자고, 함께 살아가자고 부르짖는 절절한 염원이 올림픽 성화보다 더 뜨겁고 강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텔레비전 중계방송으로 목격한 전 세계는 평창의 밤하늘에 통일기를 휘날린 우리 민족에게 찬탄과 지지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토마스 바흐(Thomas Bach)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외신과 진행한 대담에서 “남북공동입장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전 세계가 전율하였을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격동된 심정을 피력하였다.
이처럼 우리 민족 전체가 열광적으로 환호하고, 전 세계에 전율적 감동을 안겨준 올림픽 개막식장에서 오직 두 사람만 괴이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마익 펜스(Mike R. Pence) 미국 부통령과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였다. 그 두 사람은 우리 민족과 전 세계가 감격과 흥분으로 환호하는 순간에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박수를 보내지도 않으고 딴청을 부리며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괴이한 모습이 외신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혔고, 곧바로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그로써 전 세계는 미국과 일본이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싫어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게 되었다. 남측 <MBC> 텔레비전방송의 위촉을 받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장에서 생중계 해설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던 김미화 희극배우는 남북단일선수단이 통일기를 휘날리며 공동입장하는 순간, “평창동계올림픽이 잘 안 되길 바랐던 어떤 분들도 계실 텐데, 그 분들은 진짜 이 평창의 눈이 다 녹을 때까지 손들고 서 계셔야 한다”고 일갈하였다. 그의 말마따나 우리 민족이 평창에 쌓인 눈더미를 화해와 단합의 온정으로 다 녹일 때까지 펜스나 아베 같은 극악한 대결주의자들은 눈밭에서 두 손을 들고 서 있는 엄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 <사진 2> 위쪽 사진은 2000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남측 동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진행되었던 평양학생소년예술단 서울공연에 출연한 어린 소녀가수가 독창하는 장면이다. 그 소녀가수의 이름은 김주향이고, 나이는 8살이었다. 김주향은 그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통일이여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열창했는데, "통일된 조국을 우리에게 넘겨주세요!"라고 외치며 노래를 끝마쳤다. 8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공연무대에 펼친 통일노래와 통일염원은 산울림처럼 길고 깊은 감동의 여운을 관중들에게 남겼다. 그런데 바로 그 어린 소녀가수가 18년이 지난 오늘 훌륭한 여성가수가 되어 남측 동포들 앞에 다시 나타나 통일노래를 불렀다. 아래쪽 사진에서 맨 오른쪽에 있는 가수가 이번에 삼지연관현악단 가수로 출연한 김주향이다. 그가 "통일된 조국을 우리에게 넘겨주세요!"라고 외친 때로부터 18년이나 지났어도, 조국통일의 결정적 국면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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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순간 남과 북이 따로 없고 오직 민족만 있었다
<사진 2>는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000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남측 동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진행되었던 평양학생소년예술단 서울공연에 출연한 어린 소녀가수가 독창하는 장면이다. 그 소녀가수의 이름은 김주향이고, 나이는 8살이었다. 김주향은 그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통일이여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열창했는데, “통일된 조국을 우리에게 넘겨주세요!”라고 외치며 노래를 끝마쳤다. 8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공연무대에서 펼친 통일노래와 통일염원은 산울림처럼 길고 깊은 감동의 여운을 관중들에게 남겼다.
그런데 바로 그 어린 소녀가수가 18년이 지난 오늘 훌륭한 여성가수가 되어 남측 동포들 앞에 다시 나타나 통일노래를 불렀다. 18년의 긴 세월은 그를 세련미 넘치는 성악가수로 키워 통일을 노래하는 뜻깊은 공연무대에 세워주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2018년 2월 8일 강릉에서, 그리고 2월 11일 서울에서 각각 펼쳐놓은 역사적인 음악공연은 격정과 감동의 선율로 남측 동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왕재산예술단 청봉악단에 소속되어 성악가로 활동하는 김주향 가수도 삼지연관현악단이 펼친 그 역사적인 공연무대에 섰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7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청봉악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원대한 구상과 직접적인 발기에 의하여 조직”되었고, 청봉악단이라는 이름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달아주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조선식의 경음악단 청봉악단은 북측에서 모란봉악단과 더불어 인민들의 사랑을 받는 최고 수준의 음악예술단체로 등장했는데, 9명의 가수와 13명의 연주자로 구성되었다. 이전에 왕재산예술단 모란봉중창조에서 성악활동을 하였던 김주향 가수도 그 9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번 남측 공연에는 8명만 왔다.)
2018년 2월 11일 저녁, 서울에 있는 해오름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이 황홀한 막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한 자리에 앉아 함께 그 역사적인 공연을 관람하였다. 남측 대통령이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한 자리에 앉아 북측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함께 관람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남북관계개선은 그처럼 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8년 2월 11일 저녁, 서울에 있는 해오름극장에서 황홀한 막을 올린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장의 주석단 모습이다. 왼쪽부터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함께 앉아 음악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남측 대통령이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한 자리에 앉아 북측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관람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획기적인 사변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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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동포들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킨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은 세계 정상급 음악공연이었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만큼 보고 느끼는 법이다. 그 특별공연을 <유투브>를 통해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1) 우선 관현악 편성부터 달랐다. 새납과 꽹과리 같은 민족악기들과 서양관현악 악기들, 전자바이올린과 전자첼로 같은 전자악기들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배합관현악은 북에서 창조하고 발전시켜온 주체음악예술의 독창적인 분야이다. 배합관현악만이 표현하는 독특하고 매력적이고 우수한 선율과 음색의 세계가 있다.
(2) 북측 작곡가들의 편곡실력이 매우 놀랍다. 음악공연수준은 편곡에서 1차적으로 결정되는 법이다. 북측 노래들을 위한 관현악 반주곡들도 이번 특별공연을 위해 새로 편곡되었다. 더욱이 남측 가수들이 부른 유행가 10곡을 관현악 연주와 여성중창에 맞춰 편곡하여 새로운 곡처럼 연주한 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절묘하였다.
(3) 관현악과 여성중창을 결합시킨 음악적 구성이 돋보였다. 삼지연관현악단 지휘자들과 연주자들은 세련된 연주기교와 음악적 형상, 풍만한 음향으로 음악공연의 극치에 이르렀다. 2008년 2월 26일 세계 3대 교향악단 가운데 하나인 뉴욕교향악단을 이끌고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공연한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Lorin V. Maazel)은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나서 “조선의 교향악단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조선에 와서 세계음악계의 보물을 하나 더 발견하였다. 조선의 국립교향악단을 미국에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뾰뜨르 챠이꼽스끼(Pyotr I. Tchaikovsky)의 교향곡을 악보 없이 연주하는 고도의 연주실력을 갖추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4) 여성가수 8명은 세련된 창법과 형상기법, 맑고 고운 음색과 풍부한 음량, 3중 고음 화성조직(ensemble), 그리고 매혹적인 감정표현과 박진감 넘치는 율동까지 그 모든 음악공연요소들을 매 곡들마다 완벽하게 조화시키고 융합시킨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었다. <사진 4>
▲ <사진 4> 북측이 이번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남측에 전한 강렬한 메시지는 맨 마지막 순서로 감동의 무대를 장식한 통일노래에서 울려나왔다. 위의 사진은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이끈 현송월 단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하는 장면이다. 그 순서에서 음악공연은 최절정에 올랐다. 현송월 단장은 풍만한 저음으로 민족의 통일염원을 이렇게 노래했다. "백두에서 조국통일 해맞이하고, 한나에서 통일만세 우리 함께 부르자, 민족의 뭉친 힘 온 세상에 떨칠 때, 우리 민족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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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남측 취재기자들은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보도하면서, 자기들의 귀에 익은 남측 유행가들이 연주된 것을 대서특필했지만, 북측이 특별공연에서 남측에 전한 강렬한 메시지는 맨 마지막 순서로 감동의 무대를 장식한 통일노래에서 울려나왔다.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이끈 현송월 단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하였을 때, 공연은 최절정에 올랐다. 현송월 단장이 부른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를 내 조국’의 가사를 옮기면 이렇다.
해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
한나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
(원래 가사는 ‘제주도 한나산도 내 조국입니다’이다.)
백두와 한나가 서로 손을 잡으면
삼천리가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슬기론 우리 겨레 한피줄입니다
그리움 안고 사는 한식솔입니다
북과 남 형제들 서로 정을 합치면
우리 민족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백두에서 조국통일 해맞이하고
한나에서 통일만세 우리 함께 부르자
민족의 뭉친 힘 온 세상에 떨칠 때
우리 민족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원래 가사는 ‘태양조선 하나되는 통일이여라’이다.)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
현송월 단장이 통일노래를 열창하고 무대를 내려가자, 이번에는 북측 가수 송영과 남측 가수 서현이 무대에 함께 올랐다. 그 두 가수가 우리 민족 누구나 부르는 노래 ‘우리의 소원의 통일’을 부르며 목소리를 합치고, 노래가 끝나자 무대 위에서 서로 뜨겁게 포옹한 것은 참으로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거기에는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백두산과 한라산이 갈라설 수 없는 한줄기 지맥으로 손잡고 일어선 것처럼 한줄기 혈맥으로 이어진 우리 민족은 영원히 하나라는 것, 우리 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합쳐 해와 별이 찬란한 통일국가를 하루빨리 세우자는 것, 남과 북이 다시 만나 조국통일의 새 국면을 활짝 열어놓자는 것, 바로 이런 절절한 통일염원이 열정의 선율을 타고 남측 동포들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거기에는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천만년 함께 살아야 할 우리 민족만 있었다. 진정 그러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2월 11일 서울에서 진행된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북측 가수 송영과 남측 가수 서현이 우리 민족 누구나 부르는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른 뒤, 무대 위에서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이다. 통일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주 불러온 노래이건만, 그처럼 민족의 가슴을 울려주는 감동은 처음 느꼈다. 통일노래를 함께 부를 때,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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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목과 대결을 접고 화해와 단합으로 나아가려는 민족의 한결같은 마음은 평창동계올림픽 종목들이 진행되는 경기장 곳곳에서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2018년 2월 10일 남북단일팀이 출전한 첫 경기가 강릉에서 진행되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전이었다. 남북단일팀의 상대는 여자 아이스하키 부문에서 세계 6위에 오른 스위스팀이었다. 첫 경기에서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지만, 남북단일팀 선수들은 앞가슴마다 통일기와 KOREA라는 단일국호를 아로새긴 경기복을 입고 출전하였다. 그들은 세계 상위권 강자를 상대로 치열한 격전을 벌였다. 비록 남북단일팀은 8 대 0으로 졌지만,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친 아름다운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북측 응원단과 자리를 함께하고 남북단일팀을 열렬히 응원하였다.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은 모든 동포들의 심정도 한결같았다. <뉴스1> 2018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박혜숙 여성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칠 때, 마음이 통한 것 같았다”고 말했고, 김현진 여성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단어가 북한 응원단에서 먼저 나오고 같이 하게 됐을 때 울컥했다”고 말했다.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오직 ‘우리’라고 부르는 민족만 있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남북단일팀 선수들에게 “승패도 중요하지만, 한 민족끼리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달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격려하였다. 남북단일팀의 정수현 북측 선수는 취재기자에게 “갈라진 둘보다 합쳐진 하나가 더 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단일팀으로 하나로 합쳐서 나갔으면 한다. 그러면 체육을 넘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8년 2월 10일 강릉에서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이 함께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는 장면이다. 가운데 앉은 사람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다. 바로 그 앞에서 북측 응원단이 통일기를 흔들며 남북단일팀을 열렬히 응원하였다. 남북단일팀은 세계적인 강자인 스위스팀과 맞붙어 8 대 0으로 졌지만,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친 아름다운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였다. 아래쪽 사진은 경기가 끝난 직후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이다. 남북단일팀 선수들은 앞가슴마다 통일기와 코리아 단일국호를 아로새진 경기복을 입고 출전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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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0일 속초에서 시범출연을 진행한 남북태권도시범단도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는 민족의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안겨주었다. 600명이 들어가는 행사장은 동서남북 각지에서 밀려든 관람인파로 차고 넘쳤다. 북측 태권도 선수들은 공연 마지막 순서에서 품새를 마무리하면서 “조국통일”을 힘차게 외쳤다.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원주에서 속초까지 찾아간, 올해 83세인 김정희 할머니는 “남북합동공연을 보는 것이 꿈이었다. 마지막에 양옆으로 남북이 같이 서 있는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 할머니는 자신의 심정을 소박한 말로 그렇게 표현하였지만, 우리 민족은 영원히 하나라는 진리가 할머니의 눈물 속에 비껴있었다. 남과 북이 반목과 대결을 접고 화해와 단합으로 나아가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어찌 그 할머니만 두 눈을 적셨겠는가.
3. 3막에서 완전히 파탄된 음흉한 행동각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진행되기 몇 시간 전, 평양국제공항을 이륙한 특별기 ‘참매-2호’가 서해직항로를 지나 남측으로 내려가더니 오후 1시 46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였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특별기에서 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공항에 나가 영접하였다.
남측 정부의 의전규범에 따르면, 국가수반이 국빈으로 내방하는 경우 장관 또는 차관급 인사가 공항에 나가 영접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날은 장관 1명과 차관 2명이 공항에 나가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영접하는 파격적인 예우를 갖추었다. 더욱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북측 특별기 안에까지 들어가, 천해성 차관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남관표 2차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각각 안내하여 밖으로 나왔다. 이것은 국가수반이 국빈으로 내방하는 경우 차관 아래 실장급 관리가 기내영접을 하도록 규정된 남측 정부의 의전규범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예우였으며, 차관급 관리 두 사람이 한꺼번에 기내에 들어가 영접한 것도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조명균 장관, 천해성 차관, 남관표 2차장은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인천을 출발하여 평창으로 가는 동안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이것 또한 전례 없이 극진한 영접이었다.
그에 비해, 오산미공군기지에 도착한 마익 펜스 미국 부통령이나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한 아베신조 일본총리는 임성남 외교부 차관이 각각 영접하였다. 기내에 들어가 영접한 것이 아니라 승강대 밑에서 영접하였다.
문재인 정부가 이처럼 의전규범을 뛰어넘어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극진히 영접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그처럼 극진히 영접한 것은 반목과 대결의 분위기를 없애고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로 될 수 있었다.
미국 부통령과 일본 총리는 남측에 도착하는 시각부터 북측 고위급대표단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대접을 받기 시작하였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아래와 같다.
2018년 1월 10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을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기로 하였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결정을 전화통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알려주었다. 그 날 이후, 백악관 안보관리들은 화해와 단합을 지향하는 남북관계개선을 감히 가로막아보려는 음흉한 행동각본을 작성하였다. 펜스 부통령이 연출할 행동각본은 3막으로 구성되었다. 제1막은 펜스 부통령이 도꾜를 방문하여 아베 총리와 함께 화해와 단합을 지향하는 남북관계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대결망언을 늘어놓는 것이다. 제2막은 펜스 부통령이 남측에 들어가자마자 천안함 잔해 앞에서 악질 탈북자들을 불러놓고 대결망언을 또 다시 늘어놓는 것이다. 제3막은 펜스 부통령이 행사장에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인사도 나누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장보도사진에서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촬영되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앉는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2018년 2월 7일 마익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기에 앞서 도꾜에 들러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는 장면이다. 그 두 사람은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재를 뿌리는 망언소동을 피웠다. 펜스 부통령은 미리 작성해놓은 행동각본에 따라 남북관계개선을 저지하고 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온갖 망동을 다 저지르며 광분하였다. 그러나 결국 그는 올림픽 개막식 환영만찬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남북관계개선을 저지해보려고 백악관이 꾸며낸 펜스의 행동각본은 그렇게 파탄나고 말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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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행동각본 제1막에 따라,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2018년 2월 7일 도꾜에서 만나 약 2시간 동안이나 무슨 쑥덕공론을 벌이더니,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남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망언소동을 피웠다. 이를테면, 펜스 부통령은 “남과 북이 이제껏 여러 차례 올림픽에 함께 나갔지만 북조선은 도발을 계속했다. 북조선이 첫 핵시험을 진행한 것도 2006년 2월 남북이 토리노동계올림픽에 공동으로 입장한 때로부터 8개월 뒤였다”고 떠들어대면서, “깡패국가 북조선에 맞서기 위해 일본과 협력하겠다”느니, “미국이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조선제재조치를 곧 발표하겠다”느니, “북조선이 핵무기를 완전히 없앨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겠다”느니, “북조선의 체제선전이 올림픽을 탈취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느니, “북조선이 올림픽 깃발 아래 도발행위를 숨기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느니 뭐니 하면서 악담을 쏟아냈고, 아베 총리도 그에 맞장구를 쳤다.
행동각본 제2막에 따라, 펜스 부통령은 남측에 도착한 뒤에 천안함 잔해 앞으로 악질 탈북자 4명을 불러놓고 북측을 향해 “잔인한 독재”니 “감옥국가”니 떠들어대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늘어놓았다.
제2막까지는 행동각본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으나, 제3막에서 완전히 파탄되고 말았다.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열린 각국 정상만찬에서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 부부가 앉을 자리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앉을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잡아달라고 청와대에게 미리 요구하였다. 청와대는 그 요구대로 펜스 부통령 부부의 자리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자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정해주었다. 둥그런 원탁의 어느 한 지점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은 대각선으로 마주 보이는 지점이므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 부부는 대각선으로 마주 보이는 자리에 각각 앉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주빈탁이 12명밖에 앉지 않는 작은 원탁이라는 점이었다. 그처럼 작은 원탁에 대각선으로 앉으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지능지수가 낮은 까닭에,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펜스 부통령은 너무도 당혹스러운 나머지 만찬참석을 거부하였다. 그는 환영만찬이 시작된 때로부터 무려 29분이 지난 뒤에 만찬장에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더니 5분 동안 얼굴을 잠깐 내비치고 밖으로 횡 나가버렸다. 뜻밖에 벌어진 이 돌발정황은 머저리 한 사람이 올림픽 개막식 환영만찬을 어지럽히려고 좀스럽게 투정질하다가 결국 개망신만 당하고 밖으로 황망히 밀려나는 가소로운 장면이었다.
4.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 청와대에 가다
나는 2018년 1월 8일 <자주시보>에 실린 ‘조미핵대결 종식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사될 길조 보인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섰다.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가장 중대하고, 결정적인 조치는 남측에서 남북정상회담이라고 부르고, 북측에서 북남최고위급회담이라고 부르는 역사적인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이 바로 남북정상회담 개최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남북관계개선의 최고봉인 남북정상회담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2018년 1월 9일 판문점에서 진행될 남북고위급회담은 남북최고위급회담을 예고하는 길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개선의지에 적극 호응한다면, 우리 민족은 70년 통일국가건설운동사에서 전례 없이 획기적인 대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에는 올해 남북관계개선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서 전민족적인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전성기를 펼쳐가려는 정책적 구상과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견한 그 글이 발표된 때로부터 한 달이 지난 2018년 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특사가 청와대에 들어섰다. 북측 최고영도자가 대남특사를 통해 남측 대통령에 친서를 전한 것은 분단 70년사에서 처음 있는 획기적인 사변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한 대남특사는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다.
이전에 진행되었던 남북관계개선 경험을 살펴보면, 북에서 대남관계개선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다. 그런 관례에 따르면, 이번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대남특사로 파견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혀 뜻밖에 김여정 제1부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하였다.
김여정 대남특사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어느 부서의 제1부부장인지 알려지지 않았는데, <연합뉴스> 2018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서기실 책임자라고 한다. <신동아> 2017년 3월호 기사에 따르면, 서기실은 당중앙위원회 청사 3층에 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부서라고 한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당중앙위원회 서기실은 대통령 비서실보다 더 막중한 책임과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이 관장하는 행정부의 사업범위 안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기관인데 비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서기실은 당, 국가, 군대를 포함하는 전반적인 범위에서 조선로동당 위원장의 직무를 보좌하는 기관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여정 대남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해온 기존 관례를 접어두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를 대남특사로 파견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커다란 신뢰의 표시로 된다. 그런 까닭에, 문재인 대통령은 남측 정부의 의전규범을 접어두고, 파격적인 예우로 김여정 대남특사를 영접하였던 것이다.
2018년 2월 10일 오전 김여정 대남특사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 들어가기 직전, 청와대 방명록에 활달하고 특이한 필체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
김여정 대남특사는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였다. 친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장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이 새겨진 파란색 표지 안에 들어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친서를 읽었다. 그리고 친서 표지를 다시 덮은 뒤에 그것을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 이외에 누구도 그 친서를 읽을 수 없었다. 청와대는 내부규범에 따라 친서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하였다. <사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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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8> 위쪽 사진은 2018년 2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특사로 파견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장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서 친서를 읽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을 대남특사로 파견하던 기존 관례를 접어두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혁명동지'를 대남특사로 파견하고, 친서를 전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커다란 신뢰의 표시로 된다. 아래쪽 사진은 그날 김여정 대남특사가 청와대 방명록에 남긴 글발이다. 45도 각도로 도약하는 듯한 활달하고 특이한 글씨체가 눈길을 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남특사를 통해 이른 시일 안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의하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 제의를 즉각 수락하였다. 남북관계개선의 결정적 사변으로 되는 남북정상회담은 그로써 가시권에 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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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한 의사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여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제안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날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김여정 대남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면서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기에 평양 방문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나가자”고 응답했다고 한다.
2016년 12월 16일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김용옥 교수와 대담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에 먼저 가겠다고 말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간직하였던 순수한 초심이 지금에 와서 되살아나게 되었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 대남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직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오찬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분의 의지가 있으면 분단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통일이)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의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였고, 초청의사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도 즉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하였다는 사실이다. 이 놀라운 정황은 남북정상회담이 2~3개월 안에 평양에서 성사되어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최전성기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최전성기를 올해 안에 열어놓기 위해 지금 남북관계개선을 정력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김여정 대남특사를 파견하여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친서를 전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하였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남측에 파견하는 것과 함께 삼지연관현악단, 평창동계올림픽 응원단, 태권도시범단을 동시다발적으로 파견하여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개선의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었다.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을 채택한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었던 2000년 4월 직후의 남북관계개선보다 오늘 추진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이 더 폭넓고, 더 힘차다.
그처럼 남북관계에 폭넓고 힘찬 전환국면을 열어놓으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 화답하였다. 그리하여 지금 남북관계에서는 이전에 상상하기 힘든 경이로운 사변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사진 9>
▲ <사진 9> 위의 사진은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에서 첫번째 음악공연을 하는 장면이다. 무대 뒤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영롱한 통일무지개가 비낀 한반도가 자태를 드러냈다. 우리 민족이 천만년 함께 살아갈 신성한 조국강토, 삼천리 금수강산이다. 이번에 삼지연관현악단 연주자들이 입은 무대의상은 진달래 분홍빛이다. 민족의 꽃 진달래와 통일무지개가 한데 어우러져 눈부시게 피어나는 통일조국의 아름다운 미래상을 형상하고, 통일국가건설운동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미국이 제아무리 우리 민족끼리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길을 가로막으려고 발버둥쳐도, 우리 민족은 힘과 슬기를 합해 그 난관을 뚫고 통일국가건설운동을 힘차게 전진시킬 것이다. 1,000년을 통일국가 안에서 함께 살아온 우리 민족은 갈라질 수도, 헤어질 수도 없는, 영원히 함께 살아야 한핏줄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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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펜스 부통령이 남측에 머물면서 드러낸 대결망동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국은 남과 북이 관계개선을 진전시켜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새 국면을 열어놓으려는 것을 반대하면서 사사건건 방해하려들 것이 분명하다. 이것은 우리 민족끼리 추진하는 통일국가건설운동의 앞길에 어두운 전망을 드리워놓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방해를 예견하고, 그 방해책동을 돌파할 여러 묘책들을 이미 세워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방해책동을 돌파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묘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그런 묘책을 세워놓지 않고서야 어찌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안에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의사를 보낼 수 있었겠는가!
미국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반대하고 방해할수록 그 어려운 난관을 뚫고 나갈 문재인 대통령의 지혜와 의지가 더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에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청와대를 내방하기 직전, 남측에서 민중판화가로 유명한 이철수 판화가가 창작한 커다란 판화 한 폭을 청와대 안에 걸어놓게 하였다. 성의 있는 준비가 돋보인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하였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그 판화 앞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그리고 김여정 대남특사와 함께 각각 기념사진을 찍었다.
울릉도와 독도가 뚜렷이 표시된 한반도를 새긴 판화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막다른 데서 길을 찾고, 길 없는 데서 길을 낼 결심이 분단극복과 통일로 가는 길에서는 더욱 절실합니다.” 이 문구는 미국의 방해책동을 뚫고 나가야 할, 참으로 힘든 책무를 지닌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민족이 보내는 간절한 호소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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