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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증언’ 북콘서트 열어…“할 수 있는 증언은 다 했다”
“이렇게 책을 발간해서 지난 일을 폭로한 이유는 저를 위해서다. 물론 (장자연) 언니를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 하는 것도 있다. 앞으로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태어날 아들, 딸 앞에서 훗날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윤지오씨)
‘고 장자연·윤지오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14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윤지오씨의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사회는 개그맨 김승환씨가 맡았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창일 신부,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윤씨를 응원하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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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윤지오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윤지오(오른쪽)씨가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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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씨는 그동안 옆에서 힘이 돼준 친구라고 밝힌 신다영씨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콘서트를 시작했다. 윤지오씨는 콘서트 참가자들을 향해 “한분 한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윤씨가 낸 책 ‘13번째 증언’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는 수많은 인터뷰로 최근 한 달간 언론의 중심에 있었다.
북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한 시민은 “중국에 있는 딸 대신 꽃다발을 대신 주고 싶다”며 무대위로 올라와 윤지오씨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사회자인 이승환씨가 “이 책을 쓰겠다고 결심한 시기가 언제냐”고 묻자 윤지오씨는 “일기 형태의 기록을 조사받기 시작할 때부터 썼다. 기록은 꾸준히 해왔다. 이 책을 언제, 어떻게 출판할지 고민이었다. 비공개로 쓰고 싶었는데 공개로 쓰면 소설이다, 거짓말이다 등 공격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얼굴도 공개하고 이름도 공개했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도 다 담았다. 법조인분들과 10번의 수정작업을 거쳐 출판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악플을 거의 다 본다. 사람들은 왜 이제야 이야기하는지 묻는다. 이익을 추구하러 나온 게 아니냐고 묻는데 늦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섣불리 나오기 어려웠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벗어난 일”이었다며 지난 10년을 떠올렸다.
그동안 윤지오씨를 도왔던 박창일 신부는 “처음 윤지오씨를 만났을 때 눈빛이 참 불안했다. 지오씨는 죄를 지은 게 아니다. 오히려 죄인처럼 부끄러워하고 숨었다. 늘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불안 속에서 살았다. 부조리를 고발한 사람이 더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자고 외친 사람은 어렵게 살아가고 가해자가 편하게 사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제보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코너에서 등장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지오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피해 입어도 자신의 잘못을 먼저 생각한다. 정신적 어려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공론화돼서 얼굴을 드러냈을 때 2차 가해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은 삐딱한 시선으로 폭로자를 바라본다. 사건을 만든 사람들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 그러나 피해당한 사람은 의도가 없다. 피해자가 되고 나면 곁가지 공격이 이어진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나쁜 언론들도 있을 것이다. 거대한 언론사가 개입되기도 한 문제”라고 밝혔다.
윤지오씨는 “이제까지 저를 도와주신 많은 사람들, 기자님들에게 고맙다. 언론들에게도 고맙다. 하지만 뉴시스는 제외하겠다”고 말하며 이날도 뉴시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뉴시스는 지난 8일 “‘증인’ 윤지오와 장자연 사건”(수정 전 제목 “윤지오, 장자연 사건의 절대선인가”)라는 기자수첩을 통해 윤지오씨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고 장자연씨를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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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오씨가 14일 북콘서트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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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오씨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북콘서트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직접 만든 손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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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윤씨는 8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여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취재진을 향해 “아침에 뉴시스 기사를 봤다. 정정보도를 부탁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적 대응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일자 뉴시스는 당일 오후 기사를 삭제했다.
한 시민은 윤지오씨에게 “고발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과 결심하게 된 것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윤씨는 “가장 두려웠던 건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이 떠날 것이라는 게 가장 두려웠다. 연예인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줬지만, 결과적으로 남은 사람은 몇 안 된다. 결심한 것은 누가 내 편이고 아닌지 알게 됐다. 하늘이 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에 참여한 시민들은 윤지오씨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냈다. 시민들과 윤지오씨는 야광봉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고 윤씨는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해 손수 마련한 카드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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