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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의 대전환, 기후위기를 말하다

[인터뷰]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환경단체나 국제기구가 아니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지난 6월 선포한 '생명살림국민운동' 선언문 중 일부다.

 

알다시피 새마을운동은 군부독재시절 관변 운동단체다. 특히 5공 시절에는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이 회장을 맡으면서 온갖 비리의 온상이었다. 이후 5공 청산의 일환으로 전경환이 처벌되고 새마을운동은 지역봉사단체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민주화운동과는 대척점에 있는 곳이었다.

 

그런 새마을운동은 지난 2018년 정성헌 회장이 취임하면서 큰 변화를 맞이한다. 정성헌 회장은 1970년대 가톨릭농민회부터 1987년 6월 민주화운동, 이후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인제 평화생명살리기 운동본부 등 재야에서 활동해 온 민주화운동의 원로다.


 

정성헌 회장은 지난 6월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선포하며 새마을운동을 기후위기 극복 운동단체로 탈바꿈한다. 정성헌 회장은 선포대회에서 "운동은 그 시대의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70년대의 시대적 과제가 절대가난 극복이었다면 지금은 기후위기 극복"이라며 "새마을운동은 절대가난을 극복한 역사적 경험과 성취를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문명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새마을운동의 생명살림국민운동이 특별한 이유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바로보기 : 생명살림국민운동 다큐멘터리)


 

<프레시안>이 지난 16일 정성헌 회장을 만나 새마을운동이 대전환을 맞이하게 된 배경과 이유, 그리고 '생명살림국민운동'이 목표로 하는 '1건(建)·2식(植)·3감(減) 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터뷰는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이 진행했다.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새마을운동은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100만 개 이상의 마스크를 제작해 배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새마을운동, 농촌부흥운동에서 생명살림운동까지


 

프레시안 : 2020년 올해는 새마을운동 50주년이다. 새마을운동은 정부 주도의 농촌부흥운동이었으나 위상과 역할이 크게 달라졌다.


 

정성헌 : 새마을운동은 처음부터 정부가 주도한 운동이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이란 말을 처음 도정 목표로 쓴 곳은 1963년 경상남도였다. 자생적인 농촌운동으로 시작했다. 이미 경북 청도, 전남 영광, 경북 포항에서는 대표적인 자생 새마을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지역사회에서 퍼지던 새마을운동을 1970년 박정희 정부가 포착해서 전국적인 '농촌 잘살기 운동'으로 발전시켰다. 그래서 1970년 새마을운동을 창립했다고 안 하고 '제창했다'고 표현한다.

 

민주화이후 새마을운동은 국민봉사운동체로 바뀌었다.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집중해왔다. 의성 새마을은 플라스틱 농약병을 수거해 1억에 달하는 수익을 얻었다. 이 수익금을 다시 지역의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썼다. 성남 새마을은 가로수나 전봇대 옆에 깃발 꽂는 일을 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품이 많이 들고 귀찮은 일인데 꾸준히 그런 봉사를 해오고 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에 팽목항에서 유가족 곁을 지키며 처음부터 끝까지 봉사활동을 해온 건 진도 새마을부녀회였다. 올해는 코로나19가 퍼지면서 2월부터 추석 전까지 45만 명의 회원들이 13만 회 이상의 방역활동, 마스크 100만 개 이상을 제작·배포 했다.


 

프레시안 : 올해는 생명살림국민운동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생명살림국민운동은 무엇인가

 

정성헌 : 생명살림국민운동은 기후위기와 생명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국민참여운동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이에 대응하는 실천운동이다.


 

기후위기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2040년대 중반에 한반도는 기후이탈이 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된다.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인 위기다. 지구의 온도가 1℃만 올라도 가뭄이 계속되고 육상 생물은 10% 이상 멸종한다.

 

이에 따라 2015년 채택한 파리 기후협약에서는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보다 훨씬 아래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까지 제한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없다. 이건 정부만 주도해서도 안 되고 국민 참여가 절실한 운동이다.


 

프레시안 : 생명살림운동은 환경단체가 해야 할 것 같다. 새마을운동이 이를 핵심 목표로 삼게 된 이유가 있나.

 

정성헌 : 운동은 그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해결하는 방법은 자기가 처한 조건과 가진 힘에 맞는 방식으로 찾아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18개 시·도, 288개 시·군·구 조직, 3200개 읍·면·동 조직을 가진 200만 명 규모의 큰 대중운동 단체다. 행동으로 실천해왔다는 것이 새마을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이나 장점이다.

 

70년대는 가난하니까 그걸 해결하고자 했고 지금은 환경과 생태계를 살리는 생명살림운동이 필요한 때다. 지금 기후위기에 대처하지 않으면 절멸할 것이다. 이 명제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미세먼지 문제만 하더라도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밖에 빨래를 널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2018년에 최대 폭염과 열대야가 왔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까지 왔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새마을운동의 생명살림운동은 지역사회 곳곳이 뿌리내린 새마을운동 조직을 바탕으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을 넘어 생명으로, 평등을 넘어 평화, 인권을 넘어 공경' 새마을운동이 새로 목표로 하는 '생명·평화·공경'이다.


 

프레시안 : '생명·평화·공경'은 새마을운동의 표어였던 '근면·자주·협동'과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환경운동과 생명살림운동은 어떻게 다른가.


 

정성헌 : 그 두 질문이 가장 많이 나온다. 우선 근면·자주·협동은 운동에 임하는 자세다. 이 자세를 가지고 생명·평화·공경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거다.


 

생명·평화·공경은 '환경을 넘어 생명으로, 평등을 넘어 평화, 인권을 넘어 공경으로'라고 설명한다. 보다 높은 차원을 이야기 하자는 거다. 어떤 문제는 좀 더 높은 차원의 가치를 지향할 때 해결된다. 인권만 외치면 고소·고발로 끝나고 평등만 외치면 자본과 노동자간 싸움에서 그치는 것처럼. 환경도 마찬가지다. 환경만 외치면 지금의 기후위기나 전체 생명질서의 붕괴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생명살림운동은 환경운동보다 더 큰 개념이다. 지금은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로 생명질서가 붕괴의 위험에 처해 있다. 환경운동이 인간의 관점에서 생태계를 바라본다면 생명살림운동은 생태계를 전일적으로, 유기체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농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원로 정성헌에게 생명운동이란


 

프레시안 : 농민운동(가톨릭농민회), 민주화운동(6월민주항쟁 전국상임집행위원장) 거쳐 현재는 생명운동에 몸담고 있다.


 

정성헌 : 70년대 중반에 농민회에 참여하면서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그때 농약으로 인한 피해를 알리며 '농약공해'라고 했다. 그 대안농법으로 효소농법을 배우고 실천했다.


 

80년대 신군부 쿠데타 이후 변화기를 겪으며 민주화운동을 병행하게 됐다. 현대 과학기술 자본주의 거대문명 자체가 폭력의 뿌리라는 문제의식에서였다. 이걸 극복하려면 농민운동만으로도, 민주화운동만으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생명공동체'라는 말을 80년대 중반부터 쓰기 시작했다. 생명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6월민주항쟁 후다. 유기농, 도·농 공동체 운동을 하면서 대중운동은 90년대 우리밀 살리기 운동으로 발전했다.


 

프레시안 : 2018년 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맡게 됐다. 진보 운동권 원로가 어쩌다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을 맡게 됐나.


 

정성헌 :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제안이 왔다. 새마을운동이 농촌에서 시작된 대중운동이니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라 대중운동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네 달을 거절하다가 결국 해보겠다고 하고 회장 선거에 후보 등록 했다.


 

중앙회 내부에서는 진보운동권 원로가 출마한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래서 소통을 많이 하려고 했다. 그때 회장에 출마하려던 분이 또 계셨다.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부녀회장도 하셨던 분이었다.

 

그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분이 나에게 "내가 출마하려고 했던 건 중앙회가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당신이 훨씬 잘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중앙회의 잘못된 점과 고쳐야 할 방향 20가지 정도를 적어서 줬다. 나도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찬성 79%로 내가 당선됐다. 회장 취임 후 110일, 네 달 정도를 많은 모임과 토론을 거쳐 이런 생명살림국민운동으로의 대전환에 합의했다. 내가 추천한 이사들 뿐 아니라 기존의 이사들도 지지해줬다. 시작이 좋았다.

 

"하나를 세우고 두 개를 심고 세 가지를 줄이자"


 

프레시안 : 목표인 1건(建)·2식(植)·3감(減)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정성헌 : 1건(建)은 생활현장에 유기농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2식(植)은 나무와 케나프(양삼)를 심는 운동이다. 케나프는 기후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는 식물이다. 나무는 자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케나프는 1년생이라 금방 자라고 광합성도 활발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3감(減)은 화석 에너지, 비닐과 플라스틱, 수입 육고기를 30% 줄이는 운동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간이 멈추니까 지구가 살아났다'는 걸 알게 됐다.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화석 에너지, 비닐과 플라스틱, 수입 육고기를 당장 멈출 수는 없지만 줄여나가자는 거다.


 

1·2·3 운동이라고 했지만 실천은 3·2·1로 하자고 한다. 무슨 뜻이냐면 3가지를 줄이는 것, 2가지를 심는 것은 개인이 할 수 있다. 유기농 태양광 발전소 하나를 세우는 건 개인이 혼자 하기 어렵다.


 

프레시안 : '유기농 태양광발전'은 뭔가.


 

정성헌 : 유기농업과 태양광 발전을 함께 하는 거다. 태양광 발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신재생 에너지다. 그런데 지금 농지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게 법으로 금지돼 있다. 농지 잠식을 이유로. 환경에 이로운 유기농법을 하는 농민들에게 태양광발전을 제한적으로 허가해주는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


 

프레시안 : 기후위기 극복과 유기농이 무슨 상관인가.


 

정성헌 : 현재의 관행농은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한다. 비닐 같은 농자재도 석유로부터 만들어진다. 화석연료를 엄청나게 쓴다는 말이다. 유기농으로 전환을 유도해야 화석연료 사용을 죽이고 기후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가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이 7억 900만 톤이다. 그중 농업에서 나오는 게 2000만 톤이다. 7억 톤 중에 2000만 톤이면 별거 아니다 싶은데 2000만 톤 중에 58% 정도가 메탄가스다. 화학비료를 쓰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농업이기 때문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의 21배의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1000톤의 메탄은 실제로 2억1000만 톤의 역할을 하는 거다. 물론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100년 있다면 메탄은 몇 년 만에 없어지긴 한다. 근데 문제는 지금 몇 년이 시급하다는 거다. 획기적인 농업 대전환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 태양광 발전과 유기농법을 동시에 하려면 별도의 태양광 패널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

 

정성헌 : 독일에서 많이 하는 방식으로 직립형이 있고 일본에서 많이 하는 공중형이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건 공중형이다. 태양광 패널을 높이 설치해서 햇살 투과도 되고 그 아래에서 농기계도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태양광 발전이 중요하다고 말로만 했지 우수한 국내 태양광 패널 기업들을 육성하지 않았다는 거다. 농지 잠식을 이유로 태양광 발전 건설 허가를 안 하니까 수요가 적어지고, 그러니 우수한 태양광 패널 업체가 자꾸 문을 닫는다. 법을 개정해 태양광 발전을 육성하고 수요를 늘려야 한다.


 

프레시안 : 1건, 유기농 태양광 발전 다음으로 중요한 건 무엇인가.


 

정성헌 : 케나프 심기를 강조한다. 2년 정도 직접 심어봤다. 케나프는 1년생이라 나무에 비해 금방 자란다. 지금 키우는 것 중 제일 크게 자란 게 5미터가 넘었다. 올해 있었던 폭우나 강풍도 다 견뎌냈다.


 

기후위기 극복에 케나프가 좋은 점은 빨리 큰다는 것도 있지만 광합성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많다. 통계로 봤을 때 상수리나무의 10배, 소나무의 9배, 나무 평균으로 4배가 조금 넘는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케나프를 심는 건 국제적인 움직임이기도 하다.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은 2008년에 80만 헥타르에 케나프를 심자고 했다. 우리나라 논 전체 면적 정도이다. 미국도 마리화나를 이유로 케나프를 불법화했다가 재작년에 법을 바꿔서 대대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케나프는 쓰임새도 많다. 목포 새마을회는 케나프를 이용해 화장품을 만들었다. 부산 새마을회는 지팡이를 만들어서 노인회에 기증도 하고 케나프를 이용한 요리경연대회도 했다.


 

케나프는 또 좋은 종이의 원료다. 지폐를 만들 때도 사용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소의 사료로도 쓸 수 있고 퇴비로도 이용할 수 있고. 일본에서는 천연 플라스틱을 만들어 자동차 내장재 소재로도 쓴다. 중앙회차원에서 시도해볼 생각이다.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프레시안(최형락)

"3년간 500만 명의 생명살림운동 참여자를 육성하겠다"


 

프레시안 : 생명살림운동 지도자 1만 명, 활동가 10만 명, 참여자 500만 명 확보. 각자의 역할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정성헌 : 지금 새마을운동중앙회 지도자가 17만 명이 있다. 주로 봉사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대중운동의 경험은 적다. 우선 이 17만의 지도자를 상대로 대중운동이 뭐고 생명살림운동은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교육할 생각이다. 그중 1만 명을 선발해 생명살림운동 지도자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 명의 지도자가 10명의 활동가를 만들고, 한 명의 활동가가 50명의 시민을 만나 참여를 독려한다면, 3년이면 가능할 거라 본다. 

 

프레시안 : 3년간 500억 기금 모금을 목표로 했다. 정부 지원은 없나. 어디에 쓸 계획인가.

 

정성헌 :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사단법인이지만 특별법 단체다. 행안부 소관이다. 다만 1999년부터 정부에서 운영비 보조를 전혀 받고 있지 않다.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고 교육수입이나 시설 임대수입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당시 이낙연 총리를 만났을 때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설명하니까 좋은 생각이라고 하면서 지원을 해야겠다고 했다. 나는 자원은 안 받는다고 했다. 처음부터 지원을 받으면 운동의 자발성이 떨어진다.

 

기금을 만든다는 건 참여하는 시민이 운동과 구체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기금을 모금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하지 못하는 시급한 생명살림운동부터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했을 때를 비춰보면, 100명의 사람을 만나면 25명이 후원을 한다. 4분의 1이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점점 느끼고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시민 참여가 활발할 거라 생각한다. 생명살림국민운동 모금을 시작한 지 20일 정도 됐는데 생각보다 모금이 많이 됐다. 대략 40% 정도가 기금을 내더라. 우선은 케나프를 활용한 천연 플라스틱 공장을 만들 생각이다.


 

그린뉴딜, '생명'이 있어야 한다.


 

프레시안 : 생명살림운동에서 '농업'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아직 석유농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유기농으로의 대대적 전환 가능할까


 

정성헌 :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다. 유럽이나 쿠바도 사실상 정부가 끌고 갔다. 최근에 농민수당이나 농민 기본소득 이야기가 나왔는데 적게는 친환경 농업, 크게는 유기농업 하는 사람들에게 지원하면서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내가 계산해 봤을 때 그렇게 1년에 7조 원을 투자하면 7년 반 정도 됐을 때 우리나라 농림축산업의 80%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바뀐다. 정부가 그린뉴딜을 사면서 5년 간 73조 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고 풍력발전소를 세운다고 한다. 이건 효과가 바로 나온다. 정부와 기업이 하는 거지 국민의 자발적 참여는 없다.

 

기업과 정부의 그린뉴딜에서 끝나지 않고 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생명사회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국민 참여는 효과를 보는 데 시간이 걸린다. 경험상 농업에서 비료농약을 쓰지 않으면 3년 뒤에 반딧불이가, 7년이면 구렁이가 돌아온다. 10년이면 내가 있던 강원도에서는 산양이 새끼를 낳아서 돌아왔다.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생명의 열쇠로 평화의 문을 열고 평화의 들판에 통일의 집을 짓는다'고도 했다. 생명살림운동과 남북통일과도 연관이 있나.


 

정성헌 : 생명운동은 남북문제에도 연결된다. 'DMZ평화생명살리기'도 생명운동을 바탕으로 한다. 기후위기로 모든 생명체가 절멸의 위기에 있는데 그때가 되면 북한의 핵이 무슨 소용인가.


 

진짜 평화를 위해 북한과 함께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유엔이 제재한다면 국제사회를 설득해 제재를 뚫고서라도 해야 한다.


 

남북문제는 시간이 걸려도 한반도 생명공동체, 생태공동체를 만드는 걸 기본으로 해야 한다. 지하자원을 쓰고 철도 연결하고 하는 건 근사한 얘기인데 그보다는 22만 평방 킬로미터의 땅과 233만 평방 킬로미터의 바다를 어떻게, 어떤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정부의 그린뉴딜은 생명운동에서 시작해야 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211701451103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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