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침략 외세의 앞잡이가 되어서 우리 민족을 파탄내려고 하는, 역대 가장 반민족적인 대통령이다. 좋은 말로 '탄핵소추', 다른 말로 하면 무조건 끌어내려야 한다."

6년째 폐암 투병중인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척추수술후 재활치료중인 상황에서 24일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년째 폐암 투병중인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척추수술후 재활치료중인 상황에서 24일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년째 폐암 투병중인 권오헌 사단법인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제35차 정기총회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 윤석열 정부를 향해 거침없는 사자후를 토했다.

암세포가 척추까지 전이되어 지난달 척추 아래 20cm를 절개한 뒤 척추보완과 신경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물정자 모양의 쇠 구조물을 삽입한 대수술을 받은 뒤라서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적어 온 메모가 보이지 않아 의자에 앉은 채로 즉흥 연설을 했지만 평소의 논리정연함과 의연함도 변함없었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탄압과 공안통치를 자행하고 미국에 대한 맹목적 예속동맹을 강화하며 5천년을 같이 살아온 민족을 외면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질타했다. 

참가자들은 양심수후원회의 역사 그 자체인 권 명예회장의 쾌유를 바라는 박수로 그의 건강을 축원했다.

왼쪽부터 김영승, 박희성, 권오헌, 양원진, 한기명, 양희철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김영승, 박희성, 권오헌, 양원진, 한기명, 양희철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 및 후원사업을 고유업무로 하는 양심수후원회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올해들어 급증하고 있는 양심수 전원석방과 사면・복권, 구속양심수 지원 사업을 비롯한 2023년 사업을 확정했다.

먼저, 지난해 11월 현재 3명이던 양심수가 해를 넘기며 20명으로 늘어나고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공안탄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양심수후원회는 2023년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함께 무참히 전개될 공안탄압에 대해 대중적 연대투쟁을 활발히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심수후원회는 2023년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함께 무참히 전개될 공안탄압에 대해 대중적 연대투쟁을 활발히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올해 들어 구속된 김은호 5.18민족통일학교 상임운영위원장, 성명현 경남진보연합 정책위원장, 황규탁 통일촌 회원, 정유진 경남진보연합 교육국장(이상 창원간첩단 사건 관련)을 비롯해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김현우 고문, 최영찬 위원장, 최인기 부위원장, 최오수 대회협력국장, 이중호 전 인천지역 지부장, 안대성 인천지역 지부장, 그리고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등 2월 23일 현재 총 20명의 양심수가 수감되어 있다.

강은주 4.3민족통일학교 대표와 이미경 통일촌 회원, 석권호 민주노총 조직국장, 민영재 제주평화쉼터 공동대표가 압수수색을 당했거나 체포된 상태이다. 
 
양심수 후원회는 "윤석열 정권은 2022년 하반기부터 계속되는 민생탄압과 10.29 이태원 참사, 굴욕적인 한미동맹 강화와 친일행보, 거듭되는 외교참사로 국민의 지지를 잃고 이로 인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무모한 공안탄압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앞으로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함께 무참히 전개될 공안탄압에 대해 대중적 연대 투쟁을 활발히 벌여나가야 할 과제가 제기되었다"고 올해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등 악법철폐와 모든 양심수 석방 및 사면복권, 전쟁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비전향장기수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의 조속한 송환 등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등 악법철폐와 모든 양심수 석방 및 사면복권, 전쟁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비전향장기수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의 조속한 송환 등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시민합창단의 축하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시민합창단의 축하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총회 참가자들은 이날 채택된 총회결의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보호관찰법 등 악법 철폐 △모든 양심수에 대한 지지와 석방 및 사면복권 △미 제국주의의 전쟁책동 저지 △전쟁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 사대매국 분열세력 해체와 민족의 단결, 평화번영, 자주통일 △비전향장기수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의 조속한 송환 △노동자, 농민, 빈민을 비롯한 민중 인권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김호연 이사장을 고문으로, 김혜순 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김동원 푸른영상 대표, 원희복 민족일보 조용수 기념사업회 이사장, 이경원 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 소장 등을 신임 이사로 선출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민생파탄, 전쟁위기 조성, 공안탄압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결의문 전문)

윤석열 정권의 중첩되는 민생파탄으로 노동자들은 대량실업으로 일자리를 잃고, 사회적으로는 갈등과 대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윤석열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은 국지 충돌의 위험마저 초래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북 제재와 대규모 한-미 전쟁연습은 이 땅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동해에서 서해에서 연일 전쟁 연습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와 반성 없는 일본의 군대까지 끌어들여 전쟁 놀음을 하고 있다. 민족의 운명이 일촉즉발의 위기다.

윤석열 정권은 심화되는 민생과 안보 위기의 책임을 민중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진보단체 회원들의 활동을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하고 구속시키더니 이제 간첩단이라는 어마무시한 조작을 일삼고 있다. 노조 활동가 한 사람의 책상을 수색하기 위해 700명의 경찰과 매트리스까지 준비한 공안몰이쇼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4일에는 작년 8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북측 연대사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노조 활동가를 소환조사하였고, 지난 토요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고창건 전농 사무총장을, 같은 시간 진보당 제주도당에 1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을 강제 연행했다.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진보세력에 대한 공안탄압과 민주주의의 파괴로 작년 12월 화물연대파업으로 3명, 생존권 투쟁을 한 현대차 노조원 4명, 노점상철거 반대 투쟁에 참여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최영찬 위원장과 활동가 5명에게 1~2년의 실형이 떨어져 작년 11월말 기준 3명이던 양심수가 해를 넘기며 18명으로 늘었다. 압수수색과 헌법을 무시한 강압수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양심수의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멍에로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청년들을 한순간 간첩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의 폭거가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북을 적으로 규정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전쟁불사와 선제공격을 강조한다. 여기에 덧붙여 미국은 이 땅에서 호혜와 평등의 관계가 아니라 분단을 고착화하고, 굴욕적인 군사적 패권과 지배를 강요하고 있다. 형제를 적으로 규정한 마당에 어찌 한 자리에 마주할 수 있겠는가.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깔린 마당에 어찌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논할 수 있단 말인가. 

분단이라는 폭력에 의해 지척에 가족을 두고도 만날 수 없는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의 시름이 깊어만 간다. ‘엄마를 기다리며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겨버린 딸’을 그리워하는 김련희 씨의 속도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어떠한 이념과 사상이 그리운 가족의 품을 빼앗을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인권을 논할 수 없고 인륜 또한 논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는 흐르는 강물처럼 오늘도 도도히 흐른다. 우리 강토에 사람의 손길이 닿은 때로부터 이 행성이 수명을 다하는 날까지 이 땅의 역사는 이어질 것이다. 그 역사는 민중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민중의 역사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 중심의 역사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도 자주성을 지키고 드높게 실현해 나가기 위한 투쟁의 역사는 지속될 것이다. 

민중의 위대한 힘으로 역사를 개척해온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미국과 윤석열 사대매국 정권이 지펴대는 전쟁의 기운을 막아야 한다. 온 겨레의 지혜와 힘을 모아 평화의 물줄기를 열어야 한다. 패권 유지를 위해 세계를 신냉전으로 몰아가며 전략자산을 끌어들이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북을 압박하면서 남을 지배하려는 미군을 몰아내야 한다. 자주통일 활동가에게 색깔을 덧씌워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철폐시켜야 한다. 그런 뒤에야 평화가 있고 통일이 온다. 

오늘 우리는 제35차 정기총회를 맞이하여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이 오로지 정면돌파만이 우리의 사명임을 명심하며, 윤석열 정권의 공안탄압과 전쟁위기에 맞서 정의·평화·인권의 이름으로 야만의 세월을 걷어내기 위해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보호관찰법 등 반민주악법을 철폐하고 양심수 전원 석방과 사면복권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부당한 압수수색, 강제연행, 강압수사 등 공안기구의 반인권 행패에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희망자들과 김련희 평양시민의 북녘 조국과 가족 품으로의 송환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남북 사이의 모든 합의를 이행하고 자주통일과 평화 번영을 위해 민족민주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남북 합의에 반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주한미군철거 투쟁에 민족민주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을 불러올 한미연합북침전쟁연습과 미국의 전략자산전개를 당장 중단할 것을 민족민주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대일굴욕외교를 규탄하고 일제의 전범기업들이 조선인에게 강제노역에 사죄하고 직접 배상할 것을 관련 단체와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기층민중의 생존권 보장과 노동 3권을 비롯한 기본권 보장을 위해 관련단체와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2023년 2월 25일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 참가자 일동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