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아내와 교회 친구가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김상욱은 쉬지 않았다. 도주 중이던 그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C와 함께 2012년 10월부터 부동산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김상욱은 목포를 떠나 서울로 진출했다. 그는 서울의 한 카페에 지인을 앉혀놓고 다시 '말발'을 풀기 시작했다.
"누님, 제가 서울 근교에 아파트 수십 채를 사놓은 게 있어요. 이 아파트를 최근에 팔았는데, 주민들이 싸게 팔았다고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법적인 문제가 좀 생겼어요. 그걸로 돈줄이 막혔는데, 사업자금 좀 빌려주세요. 두세 달 내에 아파트 처분해 갚겠습니다!"
지인은 돈이 없다고 거절했다. 김상욱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누님이 차량을 할부로 구입하세요. 그 다음 차를 매각해 그 돈을 빌려주면, 사업을 잘 일으켜서 차 할부금은 우리가 다 갚을게요. 어때요?"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 김상욱은 아파트를 한 채도 소유한 적이 없다. 그는 재산이 하나도 없었고, 내연녀 C 역시 재산은커녕 은행 채무만 3700만 원이었다.
그럼에도 카페의 '누님'은 김상욱에게 속았다. 그는 자신과 아들 명의로 제네시스 차량 두 대를 할부로 구입해 담보로 제공하거나 팔아서 김상욱에게 7300만 원을 건넸다. 물론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김상욱의 혀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차량 운전석에 앉아서도 사기를 쳤다. 김상욱은 2012년 11월, 지인을 차에 태워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앞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말했다.
"이 카페가 매물로 나왔어요. (인수하면) 월 500만~600만 원 수익을 볼 수 있는데, 3억 원만 있으면 제가 가져올 수 있습니다. 돈 좀 빌려주세요."
지인은 돈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김상욱이 아니었다.
"정말 좋은 기회예요! 서울 성북구에 아파트 한 채 있죠? 내가 아는 사채업자가 있는데, 이자는 내가 부담할 테니 아파트 담보로 사채 좀 끌어다 씁시다. 저 카페, 우리가 삽시다!"
역시 모든 게 다 거짓말이었다. 그럼에도 지인은 정말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3900만 원을 빌렸다. 그는 이 돈 포함 총 7960만 원을 김상욱에게 건넸다.
김상욱이 사기에 이용한 부동산은 아파트, 카페만이 아니다. 그는 자기 돈 한 푼 없이 경기 화성시의 미분양 오피스텔 13채를 매입하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오피스텔 한 채를 구입해 전세를 놓고 여기에 은행대출까지 일으켜 연쇄적으로 다른 오피스텔을 구입한다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상욱은 다시 지인을 앉혀놓고 '썰'을 풀었다.
"동탄에 28평형 미분양 집이 몇 채 있는데, 남들보다 싸게 살 수 있어요. 누님 명의로 융자 끼고 구입한 후 월세를 받으면 크게 수익이 납니다. 우리가 대신 구입할 테니, 돈을 좀…."
이 '누님'도 김상욱에게 속아, 자기 소유의 경기 포천시 임야를 담보로 약 1억 원을 대출받았다. 물론 이 돈은 김상욱 주머니로 들어갔다. 김상욱은 이렇게 부인이 수사와 재판을 받을 땐 내연녀와 함께 사기 행각을 이어갔고, 그가 편취한 돈은 총 11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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