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2건 선박 공습·65명 사망…항공모함까지 배치
트럼프·공화당 강경파, 마두로 정권 교체 노골적 압박
노벨평화상 마차도, 미국 군사개입 촉구…베네수엘라, ‘미국이 새로운 전쟁 조작’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1만6천 명 규모의 병력을 집결시키며 군사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교체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체제 전복(레짐체인지, regime change)을 위한 침략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모함 미군 제럴드 포드호 
세계 최대 항공모함 미군 제럴드 포드호 

미군, 12건 선박 공습·65명 사망…항공모함까지 배치

미군은 최근 몇 주 동안 카리브해와 태평양에서 12건 이상의 선박 공습을 감행해 최소 65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목표물이 실제로 마약 밀수나 미국에 대한 위협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해군·해병 등 1만6천 명 규모의 병력을 배치했다. 해군 함정 8척, 특수작전함 1척, 핵추진 공격 잠수함 1척이 이미 주둔 중이며,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 전단도 합류를 앞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마약 밀매 차단 작전’이라고 주장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정권 전복을 위한 군사 포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공화당 강경파, 마두로 정권 교체 노골적 압박

공화당 상원의원 릭 스콧은 최근 “마두로의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는 러시아나 중국으로 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상원 군사·외교위원회 위원인 그는 지난해 ‘마두로 저지법’을 공동 발의한 대표적 강경파로,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들의 자산 동결과 체포 협조자에게 최대 1억 달러의 현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CBS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력 증강이 마약 차단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마두로 제거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건 여러 가지 문제다. 베네수엘라는 자기네 교도소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도록 방치한 나라”라고 말했다.

 

지상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도, 거짓이라고도 말하지 않겠다”며 “내가 공격할지 말지 기자에게 말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에 대해 무엇을 할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혀, 군사 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노벨평화상 마차도, 미국 군사개입 촉구…베네수엘라, ‘미국이 새로운 전쟁 조작’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는 블룸버그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 증강은 마두로에게 물러날 때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뢰할 만한 위협이 필요했다”며 “이제서야 질서 있는 전환의 현실적 가능성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자국에 대한 외국의 무력 개입을 사실상 촉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이 새로운 전쟁을 조작하고 있다”며 “제국주의가 우리의 부를 빼앗고 정권을 교체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러시아, 중국, 이란에 미사일과 드론, 레이더 장비 지원을 요청하며 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와 5월에 체결된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비준했으며, 외무부는 “미국의 군사력 과시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베네수엘라의 국가 주권 수호를 지지하고, 모든 위협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 볼커 터크는 미국의 공습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사법 외 처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미 각국도 “미국의 군사 개입이 지역 안정에 위협이 된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