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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화두 ‘환란 오나, 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백일 전 울산과기대 교수

ibae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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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기대하며 화폐 중립화 이뤄야

외평채와 국민연금 통화 스와프는 환란 미봉책

백일 전 울산과학기술대 교수

2026년 환란, 있다? 없다?

새해 첫날은 덕담으로 시작하고픈 게 인지상정이다. 2025년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고, 우리는 여전히 살아남아 붉은 말띠 새해를 맞이한다. 불같이 펄펄 달리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앞만 보고 뛸 수 있는 시대의 개막을 기원한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어줍잖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냉엄한 현실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도처에서 들리는 고환율, 고물가에 대한 경계음의 진위는 무엇일까? 혹 IMF 외환위기에 버금갈지도 모르는 외환위기가 또 닥치는 것은 아닐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최고 환율은 1960원, 1998년 연평균 환율은 1395원. 2008년 리먼사태때 평균 환율 1440원, 2025년 연평균 환율은 1420원(12월 평균 1470원)이다. 외환위기 당시 환율은 달러당 900원 안팎에서 2배 가량 폭등, 평균 70% 상승, 리먼사태 때와도 거의 유사하다. 이 정도면 적어도 ‘환란’이라는 용어 사용을 나무라기만 할 수는 없다. 감이 가물가물하면 거리의 빈 점포를 세어보거나 신용카드 연체율, 지방의 빈 아파트, 노는 청년, 또는 새벽 첫 전철 노인이 얼마인지를 확인해 보시라.

논란의 여지는 있다. 1997년 당시 총 GDP는 4000억 달러, 현재는 그 4배(2024년 GDP 1.7조 달러)를 넘으며, 당시 불과 40억 달러 외환보유고를 100배(2025년 4300억달러) 훌쩍 넘는 능력을 보유한다. 트럼프 관세도발 및 고물가 여파, 경제성장율 1% 이내 불황에도 불구하고 25년 수출총액은 7000억 달러(추정)로 세계 6위권, 경상수지는 700억 달러(추정)로 나름 기대 이상이다.

 

23일 서울 중구 한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이날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올해 10월말 기준 89.09(2020년=100)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2025. 11. 23 연합뉴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여러 수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내 불안한 것은 이런 낙관적 지표들로도 결코 위로 받지 못할 불편한 현실들이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현 외환보유고는 GDP 대비 22% 수준, 대만(GDP 대비 74%)의 1/3 수준을 밑돈다. 경상수지는 2024년(990억 달러) 대비 30% 가량 하향세이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0억 달러, 전년 대비 –18% 가량 감소, 외환보유고는 미국채 30%, 모기지채권 26% 등 근 90% 가량 중장기 달러 채권형태로 보유중이어서 즉시 동원가능한 유동성 현금(예치금)은 250억 달러 가량, 단기 외채(1660억 달러) 조달에도 달랑달랑한 수준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적자 비중은 GDP 대비 5% 수준이나, 2025년 현재 GDP 대비 55% 1300조 원(관리재정) 수준으로 10배 증가하였다. 당연히 늘어난 적자비중만큼 재정 투하로 위기 상황을 대처할 여력은 줄어든다. 미국(GDP대비 130%), 일본(250%) 재정적자에 비하면 여유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미국은 기축통화국이자 한국 경제규모의 17배, 일본(엔화)은 2.5배이자 무역통화 또는 준기축통화국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연초부터 국민 불안을 가중시킬 일 없으니 더 이상의 나열은 삼가하고 싶으나, 기업부채 2800조 원(GDP 대비 110%), 가계부채 2300조 원(GDP 대비 90%) 포함하면 과연 IMF 사태 때보다 좋은 사정인지 의문이다. 사정은 꽤 심각하며, 외환당국이 아무리 낙관적 징후를 들이대도 사태가 손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결론은 간단하다. 그래서 그 해법은 뭔가.

외평채,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환란 대처 미봉책

2026년 정부예산은 총 728조 원(8.1% 증가)으로 복지(270조 원), 행정( 121조 원), 교육(100조 원), 국방(66조 원) 순, 합계 557조 원(77%)이다. R&D(35조 원, 19% 증가)와 산업(33조 원)은 높은 증가율, SOC(27.5조 원) 농림(27.9조 원)은 중위, 환경(14조 원) 문화( 9.6조 원) 통일(7조 원 1%)은 하위 수준이다. 일반 예산 중 외환에 직접 관련된 것은 산업(33조 원)뿐이므로 이걸로 당연히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12월 23일부터 정부의 외환개입이 시작되어 환율은 연말 1440원으로 3.2% 가량 감소 효과가 있었다. 주요 조치는 외평채 기금 50억 달러(외국환평형기금 2000억 달러의 2.5%)로 인상, 국민연금 달러 매도 유관 조치로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 650억 달러 체결, 외환 건전성 부담금 한시 면제, 거주자 외환대출 확대 등이다. 문제는 이 정도로 1500원 정도로 예상되는 올해 환율을 버틸 수 있나 여부다. 문제의 근본은 고환율의 원인, 즉 달러 중심 외환유출이 지속되는 이유일 것인데, 국민연금 해외투자(총기금중 57%, 780조 원)를 고환율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는 게 과연 맞나? 국민연금 운용에 정부가 직접 개입해도 되는가의 논란 여지는 둘째 치고, 외평채 기금이나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등은 원인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 금융 기술을 동원한 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못내 걸린다.

이른바 서학투자도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해외투자 증가란 당연히 해외 수익이 국내투자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는 국내투자의 불확실성, 혹은 평균적 열등성의 산물 아닌가. 한국증시의 열등성 논란은 7월 이후 한국증시의 3-40% 폭발적 성장과 부동산 폭등, 12월 이후 재림한 한국형 산타랠리로 반박될 수 있다. 단적으로 이는 내외적 요인 개선(10.15 서울 지역 토허제 실시와 부동산 유휴자금 증시 진입, 세계적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과 고대역 반도체(HBM) 수요 폭증, 수출 호조에 따른 내외적 투자자금 유입 등) 덕택이다. 흔히 증시 호조는 외환유입, 환율인하로 연계되지만 이 시기 그 반대의 고환율 현상의 등장은 주로 외부요인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 10. 29 [대통령실 제공]. 시민언론 민들레

한미 금리차 등 고환율 현상 만든 4대 외부효과

근자의 고환율 현상은 미국 동맹국들이라는 한국 일본 등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는 국별 금리차, 미국 주도 독점적 AI 동맹 효과, 달러 재패권화 및 미국 금융자본 팽창, 한미 협상으로 인한 달러 유출 요인 가속이라는 4가지 외부 요인으로 압축된다. 환율 결정의 기본요인인 한미 금리차는 그 지속 요인(물가와 국가총부채 수준 등)의 계속, 미국발 AI 동맹이란 트럼프 발표 AI 행동계획(혁신가속화, 미국 주도 AI 인프라 구축, 국제 AI 외교안보시스템 구축, 2025.7.25.)을 지칭하는 것으로 바이든 정부의 AI 규제 철폐(기후문제, 투명성 안전성, 노동, 소수자 보호, 다양성 등의 규제 철폐, AI 성장 대세론에 기여)와 데이터센터 및 전력망 구축, 900억 달러 민간투자 유치, 거대언어모델(LLM) 중심 AI 공급과 자율로봇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는 full-stack AI 패키지 기술을 한국 등 동맹국에 제공, 미국 현지 투자 유도 계획을 말한다.

달러 재패권 및 금융자본 세계화란 기축통화 달러의 위상 제고 계획으로 비트코인 등 각종 민간 암호화폐를 대신할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그리고 블랙록(자산규모 13조 달러)과 같은 거대 금융그룹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로 금융자본 팽창 및 세계 패권 확대, 결국 미국 증시 활황과 투자 유도를 뜻한다. 한미 협상이란 트럼프 관세전쟁(대미 관세 15% 인상, 대미투자 3500억 달러 강제) 부담과 미국 본토 수비 위주로 전환한 미국가안보전략(NSS) 및 동맹 현대화, 동맹국 방위분담비용 증액(한국 할당 : 무기구입 250억 달러 및 분담금 330억 달러 인상, GDP 대비 3.5% 방위비 인상) 등에 따른 협상종결(팩트시트. 2025.11)로 한국의 외화 유출요인 확대다.

문제는 이런 등등의 본질 요인을 놔두고 후속 수단(국민연금 통화스와프, 외평채 기금 동원 등)을 주로 건드리는 것은 일시적 땜질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선 곳간이 빈약하다. 현 수준 재정적자는 이자만 연간 37조 원(연간 재정적자 증액 분 100조 원의 30-40%)이며, 재정준칙(재정적자 증가율 연간 GDP 대비 3% 이내)이 무색한 확대재정 기조에도 그걸 외환 관리에 집중할 여력이 못 된다는 것이다. 1997년처럼 더 빌린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만 ‘깨진 독, 물 붓기’ 아닌가. 환율조정 통상 해법인 이자율 인상도 녹녹치 않다. 정부 기업 가계 채무 합계(GDP 대비 2.5배 6330조 원)가 막대해서 0.5% 금리 올리면 채무이자만 30조 원 증가다. 금리인하면 고환율 가속, 진퇴양난 딱 걸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잘 찾아보면 이 난국에도 탈출구는 있다는 것.

2026년 조기 트럼프 레임덕? 희미한 환란 탈출구

무엇보다 변수는 2026년 트럼프의 위상 추락 형태로 국제사정이 변할 가능성이다. 우선 무역전쟁을 불사하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위세는 적어도 하강할 것이다. 여기에는 아세안 EU 남미 MERCOSUR BRICs 등 미국을 제외한 세계 지역 블록별 각국의 이합집산 동맹 연합의 반격 움직임이 가시화할 조짐이고, 월드컵 전후 캐나다 멕시코 G7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경제 동맹 현대화는 각국별 경제 이해에 따른 균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둘째 미국의 기후협약 탈퇴에 따른 환경 악화와 세계적 기후협약 재구축이 연계될 것이고, 각종 규제에서 홀로 탈퇴한 미국은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다. 친환경 전기차, 원자력 재생에너지, 탄소중립의 문제가 재등장하면, AI 전력 수자원 과소비와 환경 악화를 지탄하는 세계 공조현상이 확대된다.

셋째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배제 무역 다변화의 다른 축은 이미 세계 무역의 절반을 넘어서며, 미국 중심 무역질서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고환율로 고전하는 국가군인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고환율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중국은 25% 관세부과에도 불구하고 대미 무역흑자 최상위권을 지속하며, 희토류 공급 독점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관세 양보, AI 칩 공급 허용을 끌어내었다. 넷째 달러 재패권화 시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현상유지 정도로 예상된다. 각국도 저마다 고군분투 중. 중국은 달러 대항 통화전쟁을 준비(외환 보유고 중 달러 비중 7천억 달러로 30% 감소, 대체자산으로 금보유고 3100억 달러 외화자산 대비 8% 비중으로 확대, 위안화 무역결제화 세계 비중 30%, 위안화 연동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행 준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영향력 확대, BRICs Pay 확대 및 공동통화화)하며, 기타 각국의 자국화폐 스테이블코인 움직임도 2026년 주시할 대목이다.

다섯째 트럼프 조기 레임덕의 실현 가능성이다. 적어도 트럼프 당선 때와 같은 미국 사회 우경화는 고관세, 고물가, 경기하락에 영향받을 것이며, 연말 중간평가 결과를 따라 조기 트럼프 레임덕도 가시권이다. 여섯째 AI 대세론의 조기 종식 가능성, 즉 AI 거품론의 재등판 여부이다. 이른바 트럼프 AI 동맹 추구는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과소비, 과잉 시설투자,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무기력화와 더불어 거품논란이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이미 오픈 AI 특유의 정보 비독점성 비배제성을 활용하는 데이터 민주화와 네트워크 공공성, 혹은 저가 AI 딥시크류의 고효율 저비용 경쟁이 AI 시장의 주류로 올라서는 중이며, 이에 역행하는 미국 패권적 AI 동맹의 장래는 비용과다로 불투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불행한 시나리오는 수조 달러를 들여 AI 빅테크를 추구하는 기업들인 구글 아마존 블랙록 엔비디아 중심의 거대 오픈 AI 데이터센터 구축경쟁이 끝나는 1-2년 후, 이 구조의 하위동맹 단위인 저장 메모리 담당의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공급 위축(시설 과잉) 현실화일 것이다.

 

지난 10월 2일,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 AI 데이터 센터에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다. 2025.10.2.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AI 동맹에 대한 과감한 인식 전환이 필요

외환위기는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증시 고성장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이며, 그 5-60%대 지분은 외국인 소유다. 이들은 안정적인 생산적 투자자가 아니라 금융적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공매도 전략으로 한국 태국 등의 아시아 증시와 외환을 흔들었던 공포의 헤지펀드류의 위협을 기억한다면 이들은 한국 증시 안정과 무관하다는 사실도 눈떠야 한다. 한국증시는 미국증시의 1/30, 단일 금융자본 블랙록의 1/6에 불과하다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여기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미국 중심 AI 반도체 하위 공급에 머물지 않는 멀리 보는 눈, 즉 데이터 주권에 대한 장기시장 전망이 필요하다. 미국 시장은 그 쇠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이므로 이로부터 무조건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만용일지 모른다. 그러나 환란이 코앞인 한, 과감한 시각 전환은 불가피하다. 말띠 해의 당면 과제, 고환율 해소는 한국 자본의 해외유출을 막는 시장 변화에 대한 명쾌한 전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조만간 미국발 AI 반도체 동맹의 균열을 예상한다면, 대규모 현지공장 투자는 위험한 것이다. 오히려 탈 미국 AI 동맹에 대한 과감한 인식 전환과 미래시장을 선도할 저비용 오픈 AI 효율화, 네트워크 공공화, 데이터 민주화 경향으로 흐르는 동향에 대한 관심이 요청된다.

달러 중심 외환시장 지각 변동, 달러 집중 탈피해야

둘째 미국의 달러 재패권화 시도는 불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까지 행태로 보면 외환당국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달러가치의 세계적 추락에 대해 거의 간과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위안화의 결제통화로의 부상, 비트코인 같은 비법화 디지털 암호화폐의 세력화, 세계 동시다발 자국화폐 스테이블코인 움직임, 금 매입 경쟁, 금값 폭등 등은 결국 달러 중심 외환시장의 지각 변동이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이를 외면하고 외환당국이 고집스럽게 달러 매집에 주력한다면 환란 극복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재정도 넉넉치 않으면서 언제까지 외평채 기금 인상같은 부수적 수단에 의존할 것인가. 최근의 두드러진 고환율 국가는 미국의 동맹현대화, 동맹국 약탈식 투자 압박에 처한 한국 일본이라는 사실을 어찌할 것인가. 솔직히 이렇게 털리면서까지 얻어내는 이익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차라리 고환율 수익을 기대하는 환란 인용 세력의 존재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하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수출기업들은 은연중 고환율 효과를 기대할 것이나, 금융자본 고도화시대에는 투기자본 개입과 환란 빌미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종합하면 환율 급등은 위험한 현상, 환란 방지가 더 우선순위다. 외환 방어를 위해 다양한 세계 금융자산의 보유형태로 분산하는 방어적 화폐중립화가 충분히 보충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의 변화, 다양한 화폐중립화의 흐름을 놓치고 미국시장, 달러에만 집중한 결과가 오늘의 외환위기 현상 아닌가. 그렇다면 대처 방법도 결코 복잡하지 않다. 외환 위험을 감내하고 부가수단에 연연하는 접근을 버리고 시대 흐름에 따라 근본문제에 접근하는 길을 여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첫발을 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번 한 금융위기 토론회에서 한미협상 팩트시트에 대한 국회비준 여부를 질문한 적이 있다. 비준절차로 진행하지 않을 듯한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내심 이 불공평한 협상에 비준을 거절했으면 하는 질문요지였지만, 이제 와서 보면 문서로 합법화 하지 않는 것도 차선책이라는 생각이다. 피같은 수천억 달러 외환을 주구장창 10여년 간 땡빚처럼 갚을 걸 생각하니 앞날이 캄캄한 데, 트럼프 퇴임 때까지 적당한 시점에서 지지부진 주는 듯 마는 듯 밀고 당기면 어쩔 건가. 내 코가 석자다. 또 한 번의 환란은 절대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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