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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윤석열 부부 뇌물 등 마무리 못하고 경찰 이첩



 

김민주 기자

minju@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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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5.12.29 23:35

  • 수정 2025.12.29 23:46

  • 댓글 0

16개 수사 대상 규명 한계…"2차 특검 필요"

 

양평고속도로 윗선 규명 못하고 경찰에 이첩

 

삼부토건·웰바이오텍 등도 키맨 확보에 실패

 

금품수수 사건도 뇌물 혐의 추가 수사 필요

 

명태균 게이트 입법 한계로 윤석열 기소 못해

 

종묘 차담회·선상파티·자생한방병원 등도 이첩

 

민주당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특검 처리해야"

 

국힘 "특검 끝, 이제 민중기 게이트 수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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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이 김건희 씨에 대한 180일간의 수사를 종료하고 최종 결과를 발표했지만, 적잖은 사건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기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여당이 추진하는 2차 종합특검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김건희 수수 금품 3억 7725만 원…현대판 매관매직"

 

특검팀은 29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 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월 2일 정식 출범한 특검팀은 31건에 대해 76명(중복 포함, 제외 시 66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비롯한 20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한 채 기소했다.

 

특검은 김 씨가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서 고가의 금품을 수수했다며, '현대판 매관매직' '대통령 배우자 국정농단'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통일교 한학자 총재,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사업가 서성빈 씨, 김상민 전 부장검사,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 최재영 목사 등으로부터 김 씨가 3억 7725만 원의 귀금속과 명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중기 특검은 "(김 씨는) 대통령 배우자 권한을 남용해서 대한민국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 수사는 종결됐지만 앞으로 공소 유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간상 제약과 능력 부족으로 인해 처리하지 못한 여러 사건은 법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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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3. 연합뉴스

최대 규모 인력에도 각종 의혹 경찰로…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등 굵직한 사건을 미완으로 남긴 채 경찰에 넘기게 됐다.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수사는 '도로를 튼 흔적'을 포착했지만 실무자들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윗선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수사는 국수본에 넘겼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도 김 씨와의 관련성에 대한 추가 수사가 국수본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과 '닮은꼴'인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키맨' 박광남 부회장이 미국으로 도피 중인 관계로 수사를 매듭짓지 못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등에 대해서도 경찰청 국수본으로 이첩을 결정했다.

 

김 씨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귀금속을 받은 금품수수 사건은 '알선수재 혐의 기소'에서 멈췄다. 특검팀은 윤석열이 배우자 김 씨의 청탁성 금품 수수를 인지했다는 사실까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특검팀은 "부부라는 특수 상황을 봐도 윤석열이 이를 알았다고(김건희 금품 수수 상황) 볼 직접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 김건희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고 뇌물 수수 혐의는 추가 수사가 필요해 국수본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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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아래는 오세훈 서울시장. 2025.10.23. 연합뉴스

특검은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과 김 씨를 '정치공동체'로 묶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윤석열을 기소하지는 못했다.

 

특검팀은 "김 씨가 윤석열의 정치 입문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그 연장선에서 대통령 당선 후에도 공천에 적극 개입하는 등 '정치공동체'로 활동해온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면서도 "윤석열 당선인이 공무원으로 규정되지 않아 기소에 이르지 못했다. 관련 입법적 논의가 필요한지 검토하는 과제가 남겨졌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인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공사업체 선정에는 김 씨의 부당개입 사실이 확인됐지만 수사 기한 때문에 마무리 하지 못하고 국수본으로 인계했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위관계자가 개입한 사실을 확인해 피의자로 인지했지만 수사 기한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국수본에 인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자생한방병원 특혜 의혹과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 해군 선상 파티 의혹, 종묘 차담회 논란 등 김 씨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들도 국수본에 이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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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등이 22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ㆍ김건희 2차 종합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12.22. 연합뉴스

민주 "2차 종합특검, 새해 첫 법안으로"

국힘 "이제 '민중기 게이트' 수사 시작"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활동 종료 직후 2차 종합특검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김건희 특검을 마지막으로 윤석열과 관련된 '3대 특검' 수사가 모두 마무리됐다"면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민생을 파괴한 불법 내란과 브이제로(V0) 김건희의 비리를 티끌 하나 남김없이 찾아내 반드시 죄를 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종합특검'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청래 대표는 지난 26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새해 1호 법안은 2차 종합특검이 돼야 한다"며 "3대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들만 모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모든 의혹들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이날도 전남 무안 현장 최고위에서서 거듭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 특검, 사법개혁안을 약속드린 대로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석열 정권의 각종 비리에 대한 사과 없이 특검 수사를 '용두사미' '민주당 하청 수사'라고 폄훼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민중기 특검 본인은 과거 부실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기를 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며 "성과에 눈이 먼 먼지 털이식 수사는 결국 무고한 공무원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의 간판을 내렸다고 해서 그간 저질러온 무도한 행위들까지 사라질 수는 없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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