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삼성전자의 EVA도 언젠가 그 타당성에 대해 한번 시비를 받아야 할 처지였다. 다만 요즈음에 장안의 화제인 이유는 아마도 영업이익(75조 원)이 너무 커서 일반 시민과 여타 기업 및 주주들의 위화감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대략 자본주의 기업에서 금기나 마찬가지인 주주 이익 침해, 생산 중단 피해 우려, 재투자비용과 경쟁력 감축, 법인세 지원 등 국가적 배려에 대한 사회적 책임, 타 산업(기업) 및 국민 상실감 등이 위화감의 정체일 것이다. 솔직히 사돈 땅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이 왜 있는가. 이성적이고 논리적 해법만이 다는 아니라는 얘기다. 수십조 원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걸 불편해 하지 않은 사람 몇이나 되나. 이럴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은 개별이익에 대한 적정 보상과 사회 전체적 이해의 조화를 통해서, 명쾌하지는 못할망정 그만하면 되었다는 원만한 타협논리, 또는 전체를 아우르는 상생논리를 펼치는 것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성과급 배분의 경제적 기준: 노동생산성과 주주이익의 조화
성과급은 당연히 임금에 대한 보상, 특히 노동생산성에 대한 보상을 말하며, 이는 기본급과 달리 대개 사후적으로 결정된다. 노동생산성을 노동과 자본에 대한 이익배분으로 나누는 이유는, 증강된 생산성이 노동에만 분배되면 자본은 시설 및 연구개발 등에 대한 추가투입 유인의 상실, 자본에만 배분되면 더 열심히 일할 추가 노동 유인 상실 때문이기 때문에 그 분배에 대한 사후 협상을 필요로 한다.
영업이익이 성과급 배분의 1차 기준인 이유는 노동생산성의 일부가 영업단계에서부터 임금비용으로 처리되어야 생산동기를 유인하는 기초가 성립하며, 이는 100여 년 전 테일러(Taylor)때 부터 계승된 전통적인 방법에 속한다. 주주총수익율 TSR(기말주가-기초주가+주당배당금/기초주가×100)이란 주주가치를 평가하는 노동생산성 보조수단으로 사용된다. 한편 EVA란 법인세와 자본투자비용을 미리 공제한 것인바, 성과급 상한 20%를 뺀 나머지 즉 세후 기업이익의 80%가 배당되거나 분할되어서 다시 2차 재투자비용으로 편입되는 중복의 문제가 발생한다. 당연히 노동생산성을 자극할 유인의 소실, 성과급이 책정되는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런 면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요구란 노동에 대한 성과 본연의 취지를 되살리는 원칙으로 틀리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자본투자비용의 산정은 차기 기업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배당의 희생과 재투자비용의 공격적 설정도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그 희생 근거와 소득 보전에 대한 설계없이 노동생산성을 자극할 수 없다. 삼성전자 파업은 귀족노조의 배부른 태업 수준이 아니다. 노동자 보수인 임금 몫 특히 노동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기업경쟁력 제고의 기준을 정비하는 일이다. 대기업단계에서부터 이에 일획을 긋지 못하면 일개 단위 기업은 물론 연계 기업, 나아가 사회 전체적으로 다음 단계 노동생산성과 국가경쟁력까지 영향받는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기준 정비에 따른 임금과 배당의 상생 효과
삼성전자 주식 총가치 1500조 원은 국가예산의 2배, 1일 주식가치 6.45%(약 100조 원. 5월 6일 기준) 상승, 주주수익율은 차고 넘치게 충족되었다. 한편 45조 원 성과급 요구란 13만 삼성전자 노동자 1인당 약 6억 원 가치로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며 심지어 명목상 주주수익률을 넘어선다. 가령 삼성전자 1년 주식가치 상승분(1200조 원)을 주주 수(400만 명)로 나누면 1인당 약 3억 원, 삼성전자 노동자는 주주 1인보다 명목상 약 2배가량 높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50% 연봉상한에 1인당 평균 약 8천만 원(+ TAI 기본급 100% 포함), 협상 후 예상 조정액까지 포함하면 1인당 약 1억 원, 실제 성과 예상치는 1/6로 축소된다. 이쯤 되면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연봉(OPI) 상한 철회 요구(하이닉스 기본급 1000% 상한 철폐)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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