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강탈적 패권의 칼날이 현재 가장 날카롭게 향하는 곳이 바로 중동의 이란과 라틴아메리카의 쿠바다. 트럼프는 지금 중동 지역에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집결시키며 이란을 향해 치명적인 수준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러 척의 항공모함과 대규모 병력, 전략 폭격기, 핵 잠수함이 페르시아만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응원을 받으며 이란에 제시한 요구 조건들 —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 중동 내 모든 동맹 세력과의 결별, 미국식 시장 개방 — 은 주권 국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항복 문서와 다름없다. 이것은 '죽음을 강요하는 포위 섬멸전'이라고 할 수 있고, 이란 정권은 현재 생존을 위한 극단적인 딜레마에 처해 있다.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이란 혁명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며, 이는 곧 내부적인 반발과 지역적 영향력의 완전한 붕괴를 의미한다. 반대로 저항을 지속하는 것은 트럼프가 공공연히 위협하는 ‘하메네이 제거 작전’과 대규모 폭격을 감수해야 함을 뜻한다. 천천히 질식당해 죽을 것인가, 아니면 한꺼번에 폭발하듯이 죽을 것인가를 강요받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트럼프 역시 만만치 않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란은 베네수엘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구 규모와 군사적, 지정학적 힘을 가진 국가다. 이란 침공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이라크 전쟁 때처럼 장기적인 수렁으로 변질될 경우, 이는 트럼프의 지지 기반이 더욱 흔들리면서 정치적 위기의 심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너무 많은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협박을 쏟아냈기에, 이제 와서 이란의 백기 투항 없이 물러서는 것은 그의 ‘강력한 지도자’라는 정치적 자산에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따라서 트럼프는 설사 당분간 직접적인 타격과 전면전을 미루더라도 쉽게 물러서지도 못할 것이고, 이란 내부에서 배신적 협조자가 등장하길 기대하며 군사적 압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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