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란 공습이 일주일째 이어진 가운데 양측의 전략적 목표가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이란 남부의 군사·보급 기반을 집중 타격하고, 이란은 중동 전역의 미군 지휘·공중작전 체계를 겨냥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단순히 공격 횟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양측이 상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구성하는 핵심 체계를 직접 겨냥하는 양상이다.

미군, 이란 남부 방어·보급망 집중 공습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7일 엑스(X)를 통해 이란에 대한 여섯 번째 연속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투기와 무인기, 군함을 동원해 정밀유도무기로 이란의 해안 감시시설과 방공망, 군수지원 기반시설, 해군 전력 등 군사목표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습은 호르모즈간주와 반다르아바스 등 이란 남부에 집중되고 있다. 반다르아바스는 이란 정규 해군과 혁명수비대 해군의 핵심 거점이자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전략 요충지다. 미국은 이 지역의 감시·방공·해군 전력을 약화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떨어뜨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교량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알자지라는 남부 지역 교량이 병력과 장비, 연료와 군수품을 해안으로 이동시키는 핵심 수송로라며, 교량 공격은 이란군의 증원과 보급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공격 대상에는 철도와 통신시설, 급수시설, 주거지역 등 민간 기반시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수망 차단을 명분으로 한 공습이 민간인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혁명수비대, 미군 지휘·공중작전망 선별 타격
이에 맞서 혁명수비대는 ‘나스르 2 작전’을 통해 중동 전역의 미군 작전망을 선별적으로 타격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전했다.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미 중부사령부 지휘부의 이동이다.
IRNA는 혁명수비대 성명을 인용해 미군이 지난해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공격 이후 추가 타격을 피하기 위해 CENTCOM 지휘부를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또 알아즈라크 기지가 이란과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을 겨냥한 미군 공중작전의 새로운 지휘거점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알아즈라크 기지의 공중급유기와 F-35, F-15, F-16 전투기를 공격해 여러 대를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IRNA는 또 혁명수비대 제19호 성명을 인용해 시리아 알탄프의 미군 특수작전 지휘시설을 기습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 남동부 이란샤흐르 밤푸르 지역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숨진 장병들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알탄프는 시리아·이라크·요르단 접경지역에 있는 미군 전진기지다. 혁명수비대는 이곳의 레이더와 특수작전용 헬기를 파괴하고 미군 병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대응 범위가 걸프지역 공군기지를 넘어 시리아 내 특수작전과 병력 이동 거점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와 함께 IRNA는 혁명수비대가 쿠웨이트의 미사일 방어 레이더와 무기고,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발사대와 예비 미사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서는 장거리 레이더와 전략 공중급유기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 발표를 종합하면 공격 목표는 레이더와 지휘시설, 공중급유기, 전투기, 하이마스, 특수작전기지로 이어진다. 미군의 탐지·지휘·급유·화력·특수작전 능력을 구성하는 핵심 자산을 단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호르무즈 넘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전쟁의 파장은 군사 영역을 넘어 에너지 수송로로 번지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 15일 성명에서 “적들이 세계 원유와 가스 수출로를 차단한 이상 미국과 동맹국들에 이익이 되는 다른 원유·가스 수출로도 차단될 수 있다”며 “역내 원유와 가스 수출은 모두를 위한 것이거나, 아니면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이른바 ‘이슬람 저항의 축’의 일원인 예멘 안사르알라 운동(통칭 후티 반군)을 통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 프레스TV에 따르면 안사르알라 고위 관계자는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수로다.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중동산 원유와 아시아·유럽 간 해상 물류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두 해협이 동시에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해상 운송망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