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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장관, 통일원로들 만나 "바늘구멍조차 막혀있어 답답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8/08 08:53
  • 수정일
    2026/08/08 08:5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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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호칭.."새로울 일 아니다. 왜 그렇게 겁내나", "중요한 건 '적대성' 불식" 의견도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8.07 16:58
  •  
  •  수정 2026.08.07 17:19
  •  
  •  댓글 0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1일 오전 장관실에서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차담회를 갖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토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1일 오전 장관실에서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차담회를 갖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토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7일 오전 장관실에서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차담회를 갖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틀 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선의와 다른 정쟁 유발' 등 지적이 나온 뒤여서 이날 모임에 관심이 쏠렸다.

차담회에는 정동영 장관을 포함해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임헌영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참석했다. 

오찬 전 차담회 전체를 기자들에게 공개한 정 장관은 이 모임이 두달 전 계획된 모임이었다고 하면서 참석자들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주역이자 종교·시민사회·학계에서 그 정신을 이끌고 뒷받침해 온 인사들이라고 소개했다.

정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그저께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메아리없는 함성처럼 느껴지겠지만 평화공존 정책을 인내심을 갖고 흔들림없이 이끌고 나가야 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하면서 "사실 메아리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년동안 노력을 한다고 해 왔지만 북은 여전히 강고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더불어 1년 2개월 전에 우리는 대북 적대 대결을 내려놓았다. 이미 그건 청산했다"며,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평화공존 시대를 열기 위해서 분투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바늘 구멍조차 막혀 있는 상황이어서 좀 답답하다. 안타깝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업무보고에서 서로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평화공존의 출발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 마치 통일부의 방침이 정해진 것처럼 보도가 됐는데, 그것은 좀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업무보고 전날 기자들에게 사전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이는 통일부가 끌고 갈 일은 아니고 공론화를 먼저 한 뒤 국민여론의 성숙되어야 한다"고 설명을 했는데 압축해서 보고해야 하는 업무보고 시간에 '선 공론화 후 국민여론 성숙' 언급이 빠졌다는 것.

이어 "분단사 80년 동안 최대의 사건은 6.15"라며 "2000년 6.15 이전까지 우리는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적대하고 대결하고 증오했으나 6.15를 전환점으로 하여 남과 북의 지도자가 서로 손을 맞잡고 적대와 대결을 청산했으며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했다"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대표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을 주도하고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을 성사시킨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 유엔동시가입과 남북기본합서 체결, 6.15정상회담 과정을 복기하듯 살피며 '두개 국가'론, '평화와 통일'의 문제, '조선' 호칭 등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정동영 장관 [사진-통일부 제공]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정동영 장관 [사진-통일부 제공]

임동원  전 장관은 평화와 통일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선후의 문제, 즉 '선 평화 후 통일'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이 이룩한 합의이며, 역대 민주정부 정책의 근간이었고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6.15 공동선언 합의의 핵심은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는 통일이다. 반드시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룩해야 하며 갑자기 될 수 없으니 점진적·단계적으로 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이는 즉각 통일부터 하자는 연방제 통일방안을 갖고 있던 북이 김대중 대통령의 설득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 정상이 긴 시간 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만났는데, 남북이 서로 다른 통일방안을 갖고 있어서는 제대로 될 수 없으니 통일문제에 대한 '공통 대론'을 정리해 보자고 해서 나온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또 1991년 9월 남북 유엔 동시가입 과정을 설명하면서 "남과 북이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에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주체가 존재한다는 걸 서로 인정하게 됐다"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수하던 북이 '각각 두개의 국가로 유엔에 가입하면 분단이 고착된다'는 논리로 끝까지 반대해서 동시가입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은 결렬되었으나, 소련과 중국이 한국과 수교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게 되었다는 것.

이후 북의 입장은 완전히 바뀌었으며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남과 북이 UN에 공동 가입해서 국제적으로는 각각 주권 국가이지만 '남과 북의 관계는 국가와 국가의 관계로 보지 말고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라는데 합의를 하고 그해 12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임 전 장관은 남북 사이의 화해와 교류협력, 불가침, 그리고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명시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지난 30년간 남북이 함께 지켜왔으나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교전상태의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하면서 큰 변화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고는 이미 남북은 한반도에 두개 국가를 서로 인정했으며, 정전협정이 아직 유효하니까 법적으로 교전상태라는 것도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고 짚었다.

또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주변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1991년 12월 남북기본합의서는 대한민국 국무총리 정원식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문원총리 연형묵의 서명으로 채택했으며, 6.15남북공동선언에도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이름으로 공식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 조선이라는 말을 쓰자는 것에 대해 새로운 일처럼 느껴지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들의 생각을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임 전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 문제가 앞이 잘 안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평화공존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평화를 왜 하려고 하나. 앞으로 통일하기 위해서 평화를 먼저 하자는 것 아닌가"라며, "'이재명 정부는 통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도록 앞으로 '통일지향 평화공존 정책'이라고 부르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오전 장관실에서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차담회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오전 장관실에서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차담회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부 제공]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991년 12월 13일 대한민국 국무총리 정원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총리 연형묵 이후에 정식 국호를 쓴 남북 합의서가 100개가 넘는다"라며 "문서로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그렇게 써 놓고 이제 말로 좀 하자는데 왜 이렇게 겁을 내죠"라고 반문했다.

백낙청 선생은 "공식석상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호칭한 것은 1991년 유엔동시가입 이후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노태우 대통령이었다"고 하면서 "서로 별명을 부르자는 것도 아니고 호적에 있는 이름 서로 불러주자는 건데 그걸 못하겠다는 건 그야말로 오만한 것이고 싸우자는 얘기 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름을 불러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조선이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를 계속한다면 이름을 불러줘 봤자 그 효과가 없다"며, "나토정상회의나 G7 정상회의 같은 데 가서, 그게 다 북을 적대시하는 모임들이고 거기 있는 사람들이 한반도에 도움이 될 분들도 아닌데 '비핵화원칙'을 재확인했다고 하면서 그걸 무슨 외교적 성과인 것처럼 하면 이북에서 볼 때는 국호 호칭을 제대로 해봤자 적대적 행위, 적대적 국가관계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감안할 것을 당부했다.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는 방침을 어떻게 확정해서 어떻게 실행할지는 정부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쓸데없이 이런 얘기 좀 그만해라는 정부의 방침이 세워졌을 때는 굳이 그렇게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 전에 해봤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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