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신청은 공무원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을 대신해 급여를 신청하는 제도다. 당사자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정부는 지난 4월 미성년자·발달장애인이 있는 위기가구 일부에 동의 없는 직권신청을 먼저 허용했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살시도자 등으로 대상은 더 넓어진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일 법 통과를 두고 엑스에 “이제 신청하지 않아도, 국가가 먼저 챙깁니다”라고 알렸다.
문제는 신청 문턱은 낮아지지만 정작 수급자를 가르는 선정 기준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생계급여 신청자 탈락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소득인정액 선정 기준을 넘은 경우다. 2024년 53.8%에서 올해 상반기 60.5%로 늘었다.
소득인정액은 실제 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한 금액에 집·땅·예금 등 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계산한다. 예를 들어 실제 소득이 아예 없는 1인 가구라도, 집이나 땅 등 일반재산에서 기본공제와 인정되는 부채를 빼고 2000만원이 남으면 월 4.17% 환산율에 따라 매달 83만4000원이 소득으로 잡힌다. 이것만으로 올해 생계급여 선정 기준인 월 82만556원을 넘는다. 일하는 데 필요한 자동차도 생업용 차량 재산 제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소득으로 환산돼, 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 생활비로 쓸 돈이 없어도 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득인정액 기준선 경계에 있는 가구가 탈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2% 초과~34% 이하인 ‘경계선’ 탈락 가구는 2024년 2183가구에서 지난해 3352가구로 53.6% 늘었다. 같은 기간 생계급여 신청 증가율(19.3%)의 세 배 가까운 속도다. 올해도 8월까지 벌써 2807가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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