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구 역세권 택지를 사들였다. 자신이 유치를 이끈 서해선 하중역 신설이 확정된 직후다. 땅은 경기 시흥시 하중동 101-4201번지 단독주택용지 422㎡다. 문 의원은 올해 재산신고에 이 땅을 '신규 매입'으로 올렸다. 실거래가는 8억6217만원이다.
문 의원은 의혹 보도 직후 페이스북에 고발을 예고했다. 그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는 무조건 고발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유로는 "그 토지는 세상을 달리한 제 남편의 유산"이라는 점을 들었다. 본인이 낸 재산신고와 맞지 않는 해명이다.
▲뉴탐사 방송 직후 문정복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2026-10-27 22:31)
6년간 재산 신고에 없던 땅
문 의원의 재산신고를 지난 2020년 첫 등록부터 모두 확인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일가 명의 하중동 토지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있던 토지는 모친 명의 화성시 논 한 필지였다. 이 논도 지난 2021년 팔렸다.
남편 명의 재산에도 땅은 없었다. 지난 2021년 신고에 오른 남편 재산은 아파트와 덤프트럭 3대, 예금 등이다. 빚을 빼면 순재산은 2억6076만원이다. 남편은 그해 숨졌다. 아파트는 문 의원에게, 덤프트럭은 장녀에게 상속됐다. 상속 목록 어디에도 토지는 없다.
땅이 처음 나온 건 올해 신고다. 변동 사유 칸에는 '신규 매입'이라고 적혀 있다. 문 의원 페이스북 글도 "저의 주택용지 매입과 관련"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담당 직원은 문 의원이 원주민 몫이 아닌 일반 분양으로 받았다고 했다. 시기를 묻자 "25년 2월에 받으셨는데요"라고 답했다.
문정복 의원 재산신고와 하중역·택지 매입 일정
재산신고는 각 기준 시점의 일가 재산. 하중역·택지 일정매입
시점
하중역·택지
일가 토지
일가 예금
비고
2020년 5월
모친 명의 화성 논 2061만원
(하중동 토지 없음)
1억2476만원
21대 첫 재산 등록
2020년 6월
21대 전반기 국토위원 배정(~2022년 5월)
2020년 말
모친 명의 화성 논
(하중동 토지 없음)
2억5995만원
남편 순재산 2억6076만원
2021년
하중동 토지 없음
(모친 논 매도)
8억8792만원
남편 사망. 아파트·덤프트럭 상속, 사망보험금 수령
2022년 9월
하중역 신설 추진 시작
2022년 말
없음
9억7311만원
2023년 말
없음
11억893만원
2024년 11월 16일
협의양도인 택지 2차 청약(원주민 대상, 문 의원 자격 없음)
2024년 11월 22일
첫 일반 분양(역 신설 미정) → 매입 안 함
2024년 말
없음
11억9299만원
매입 직전 잔고
2025년 1월 21일
101-4201번지 일반 공급 공고
2025년 1월 22일
하중역 2차 수요검증 통과(사업비·B/C 확정)
2025년 1월 24일
하중역 신설 확정 보도
2025년 2월 6일
신청·추첨·당첨 하루에 진행 → 문 의원 당첨
2025년 2월 10일
LH 지도상 공급일(계약)
2025년 말
하중동 대지 422㎡
8억6217만원 '신규 매입'
4억4821만원
(1년 새 7억4478만원 감소)
본인 −5억2310만원, 장남 −1억274만원, 장녀 −1억1749만원
2026년 6월 30일
22대 후반기 국토위 재배정
2026년 8월 8일
국토교통부 하중역 신설 승인
일가 예금은 본인·배우자·모친·장남·장녀 합계이며 정치자금 계좌는 제외했다. 남편은 2021년 중 숨져 2022년 신고부터 빠졌다.
자료: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공개(2020~202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고·택지 지도
남편이 남긴 돈, 자녀 예금까지 빠졌다
해명의 '유산'이 땅값을 뜻한다면 기록은 일부 들어맞는다. 남편이 숨진 뒤 문 의원과 두 자녀의 예금은 한 해 사이 6억8600만원가량 늘었다. 신고서 변동 사유는 '상속 및 사망보험금 수령, 급여저축 등'이다. 매입 직전 모친을 포함한 일가 예금은 11억9299만원이었다.
이 예금은 땅을 산 지난해 7억4478만원 줄었다. 문 의원 본인 예금이 5억2310만원 빠졌다. 장남 예금은 1억274만원, 장녀 예금은 1억1749만원 줄었다. 장남은 지난 2024년 농협생명보험에 넣어 둔 1억원을 지난해 해지했다. 그사이 빚은 늘지 않았다.
남는 질문은 두 자녀의 예금이다. 땅은 문 의원 단독 명의다. 장남·장녀 예금은 합쳐 2억2000만원 넘게 줄었다. 장녀 감소분 가운데 1017만원은 주식 매수에 쓰였다. 나머지 돈이 땅값에 들어갔는지, 빌린 돈인지 증여인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문 의원 재산신고에 자녀에게 진 빚은 없다.
매입가도 기록마다 다르다. 지난해 1월 LH 공고에 이 필지 금액은 9억2400만원으로 나와 있었다. 재산신고 실거래가는 8억6217만원이다. LH는 계약 내역은 계약자 본인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수요검증 하루 전 뜬 공고
문 의원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하중역 신설을 추진했다. 총선 공약으로도 내걸었다. 처음에는 이 땅을 살 수 없었다. 지난 2024년 11월 16일 2차 청약은 원주민에게 주는 협의양도인 택지였다. 하중지구 주민이 아닌 문 의원에게는 자격이 없었다.
길은 미분양에서 열렸다. 팔리지 않은 필지가 일반 분양으로 나왔다. 첫 일반 분양은 지난 2024년 11월 22일이었다. 이때는 역이 생길지 알 수 없었다. 문 의원은 이 무렵 땅을 사지 않았다.
지난해 1월 21일 이 필지가 일반 공급 공고에 올라왔다. 이튿날 하중역은 2차 수요검증을 통과했다. 사업비와 비용 대비 편익(B/C)이 최종 확정됐다. 24일에는 신설 확정 소식이 기사로 나왔다. 신청과 추첨, 당첨자 발표는 2월 6일 하루에 끝났다. 온 나라가 윤석열 탄핵 심판에 쏠려 있던 때였다.
LH 택지 지도에는 이 필지의 공급일이 2월 10일로 적혀 있다. 당첨 나흘 만에 계약까지 마친 것으로 보인다. 2월 26일 공고에서 이 필지는 빠졌다. 첫 일반 분양 때 사지 않던 땅을 역 신설 확정 직후 손에 넣었다.
협의양도인 택지는 신청에서 발표까지 4일가량 걸렸다. 일반 분양은 공고를 미리 챙기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일정이었다. 하루 만에 끝낸 이유를 묻자 LH는 언론 담당 부서를 통해 질문해 달라고 했다. 연락처를 주겠다고 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판매 담당자는 당시 하중역 확정 여부를 묻자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땅은 하중역 예정지에서 직선으로 1.3km 떨어져 있다. 남쪽에는 시흥시청역이 있다. 하중역이 들어서면 두 역을 함께 쓰는 자리가 된다. 시흥대로와 제3경인고속화도로에도 곧바로 오를 수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이 일대 택지가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추첨으로 자리가 갈리고, 좋은 자리는 웃돈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중개업자는 "좋은 자리는 막 몇억씩 붙여서 팔죠"라고 말했다. 분양받은 사람들은 역이 들어설 때까지 버텨 보자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국토위 복귀 한 달여 뒤 국토부 승인
문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인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국토교통위원이었다. 하중역 신설을 위한 공청회도 열었다. 땅을 산 뒤인 올해 6월 30일, 22대 후반기 국토위에 다시 배정됐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맡던 때였다. 한 달여 뒤인 8월 8일 국토교통부가 하중역 신설을 승인했다.
승인 뒤 문 의원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시흥시 부담을 낮추고 하중역을 준고속열차 정차역으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역의 급이 오를수록 역세권 땅값도 오른다. 지역구 숙원 사업과 의원 개인 재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질의엔 답 없이 고발 예고
취재진은 지난 23일 문 의원실에 질의서를 보냈다. 의원실 공식 메일은 주소를 찾을 수 없다며 되돌아왔다. 같은 내용을 보좌관에게 보냈다. 매입 목적, 자금 출처, 이해충돌 우려 세 가지를 물었다. 보좌관은 23일 오후 4시 45분 메일을 읽었고, 어제 오후 2시 20분 카카오톡도 읽었다. 이후 전화는 받지 않았다.
문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어느 대목이 허위인지 밝히지 않았다. 취재진은 문 의원이 미공개 정보로 땅을 샀다거나 원주민 몫을 편법으로 샀다고 보도하지 않았다. 일반 분양으로 산 사실을 LH 확인을 거쳐 전했다. 문 의원 측이 반론을 보내오면 그대로 싣는다. 질의서의 세 질문에는 아직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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