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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조작’ 비공개 재판 녹취록 공개

등록 : 2014.03.19 18:26수정 : 2014.03.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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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국 연길시에서 만난 유우성씨의 동생 유가려씨가 기자와 인터뷰하는 도중 과거의 아픔이 떠올라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허재현 기자

유우성씨 “동생이 너무 무서워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비공개 재판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공개한 녹음파일은 지난해 3월4일, “유가려의 진술이 번복될 수 있다”며 검찰 요청으로 안산지원에서 열린 증거보전 재판 때 생성된 것이다.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유가려씨는 검찰의 140개 신문에 모두 힘없는 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유우성씨가 2012년 설날 무렵에 북한 보위부의 지시로 북한 회령에 다녀오는 등 간첩 활동을 했다는 내용들이었다. 유가려씨는 법정에 딸린 별도의 방에서 오빠의 얼굴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증언을 계속했다.

 

 

 

 

 

그러나 변호인 반대신문 차례가 되자 유가려씨는 울음을 터뜨렸다. 유우성씨는 “동생이 너무 무서워하고 있다. 지금 (국정원 합동신문센터로) 돌아가게 되면 저도 그 심정 너무 잘 안다. 저 어린 여자애를 독방에 가둬놓고 하루도 아니고. 아무리 여자애라도 그렇지. 그리고 변호인을 보냈으면 변호인을 한 번 정도는 만나보는 게 법체계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우성씨는 “변호인을 선임하겠다고 여기서 말해. 변호인을 선임하겠다고 해. 네가 한국법을 몰라서 그래. 무서워하지 마”라고 흐느끼는 동생을 다독이며 “물론 국정원에서 억지로 얘기하라고 했겠지만 사실은 밝혀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유우성씨는 이날 2012년 설 무렵에 북한에 다녀왔다는 자신의 범죄사실을 깨는 증거를 이날 법정에서 제시했다. 그해 설에 중국 옌지에서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유우성씨는 “내가 중국에 가서 너하고 아버지랑 같이 설 쇠려고 들어갔는데 그때 가족사진도 있다. 그 사진은 뭐냐. 그 사진은 귀신이 찍은 거냐”고 반문했다. 유우성씨는 울부짖었고 오빠가 증언하는 동안 유가려씨는 내내 흐느꼈다.

 

유가려씨는 남한에 들어온 뒤 4개월 가까이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유우성씨의 간첩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었다. 변호사를 접견할 수도 없었다. 격리돼있는 상황에서 증언이 이뤄졌지만 유가려씨는 재판이 다 끝난 뒤에 오빠의 얼굴을 보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검사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 주요 범죄사실을 입증할 증인을 피고인과 미리 대면하게 한다는 것은 사실 우리 형사소송법 인용과 조금 다른 것 같다”며 반대했다. 유씨 남매는 공개된 법정에서 2분 동안 겨우 대면할 수 있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유우성 간첩 조작’ 비공개 재판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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