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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자

대통령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경찰은 유족을 사찰하는 나라
 
임두만 | 2014-05-20 10:02:4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통령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경찰은 유족을 사찰하는 나라

나는 오늘(19일) 대통령 담화가 나온 즉시 대통령의 눈물을 빗대 < 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자>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런데 이 글이 내 블로그에 오르자 첫번 째 댓글이 대단했다. 내용은 이렇다.(수정하지 않은 댓글 그대로다)

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자

해경 해체 = 증거인멸… 그렇지 않다면 "해경 지휘부의 구속 수사를 시작으로 사고책임자를 척결하고 새롭게 해양안전을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 고 말했어야 한다.

안행부 축소 = 책임소재지 인멸… 이 또한 "국가의 안전을 책임진 주무부처의 장차관을 비롯, 핵심 책임자들을 교체하거나 법적 책임을 묻는 등, 인사를 쇄신하여 제대로 된 재난안전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참사는 권력의 눈치만 보는 공직자의 복지부동이 모든 원인이다. 따라서 추후 공직사회의 이런 복지부동을 없이하는데 주안점을 두겠다. 이는 권력의 민주화와 공직자의 자율성 부여, 신상필벌의 체계완비가 답이다. 앞으로 이 정부가 그 토대룰 만들겠다." 이렇게 말했어야 한다.

안전처 신설 = 청와대 책임 모면… 이 부분도 "국… 가의 모든 재난에 대한 콘트롤 타워는 청와대다. 그런데 이런 대형참사를 두고 청와대는 콘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이 나온 것은 대통령으로서도 매우 유감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공직자는 필요없다. 이번 기회에 철저한 인사쇄신으로 추후 이런 공직자가 청와대에 없도록 하겠다."면 되었다.

필요하다면 특검 = 검찰이 수사….여기도 "사고 이전, 사고 과정, 사고 후의 모든 내용을 특별검사에게 맡겨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도록 하겠다. 국회는 하루빨리 특검법울 성안하여 정부로 보내주기 바란다."고 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이런 담화를 냈을 것이다. 그랬으면 선거도 우리 유권자 습성을 봤을 때 여당의 승리로 돌려줬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앞에 전제한 방식으로 난국을 넘으려고 한다. 이는 진정한 사과도 난국극복 자세도 아니다. 두루뭉술 넘어가면서 편 가르기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경찰이 촛불시위대를 잡아 가두고 현행범 처벌 운운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 김기춘 남재준 등의 작품으로만 보인다. 즉 앞으로도 이들에게 의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선언이다. 유권자는 이 악어의 눈물에 속으면 안 된다. 이번 담화를 두고 악어의 눈물을 천사의 눈물로 둔갑시키는 언론의 작태에 놀아나서도 안 된다. 눈과 귀를 바로 열고 바로 보고 듣는 국민이어야 이런 악어의 눈물 쇼도 근절된다.

"악어의 눈물? 미친것들이 한둘이 아니구만 네놈들이 그 진정성을 아나? 모르면 함부로 떠들지 마라.언론,표현의 자유는 그런것이 아니다.그리고 희생자를 한명한면 부르는데 네놈들 같으면 눈물이 않나오겠나? 그럼 사람이 아니다. 함부로 지껄이지마라. 참 인간성이 추악한 나라다.나도 눈물이 나더라. 이 악마같은 놈들아 ! 악마의 눈물? 기가막힌다."

졸지에 나는 악마가 되었다. 블로그만이 아니다 페이스북도 다르지 않았다. " 못된 건성을… 가진 사람들은 이래도 저래도 물고 늘어지네… 휴…" 여기서는 내가 '못 된 근성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대통령을 호위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이 정도다. 화가 나서 그랬겠으나 띄어쓰기 무시하고 맞춤법 무시하고 오타도 무시하고 일단 욕을 내지르는 저 적극성, 결국 우리는 이런 사람들과 한 하늘 아래에 산다.

나는 정말 대통령이 흘린 눈물의 진정성을 눈꼽만큼도 인정해줄 수 없는 악마인가? 못 된 근성을 가진 사람인가? 대통령이 자신의 입으로 의인이라고 칭한 의사자 10명을 호명하며 흘린 눈물, 그 눈물에서 정말 진정성을 볼 수 없었는가? 만약 그 때문이라면 기꺼이 인정한다. 왜? 나는 정말 대통령의 담화발표 시 흘린 눈물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담화의 내용은 이미 3가지 정도를 들어 비판했으니 생략한다. 특히 해양경찰 해체에 대해서는 당장 세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므로 대통령의 구상대로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 그럼에도 지적할 것은 오늘 대통령의 담화는 진정성이 결여되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해경과 안행부 등의 잘못, 청해진 해운과 유병언 일가의 비리(?)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수치까지 들어가며 비판했다.

하지만 스스로 기자들이 잘못했다고 석고대죄를 하고, 편집국장이 물러나면서 사장도 물러나라고 하는 KBS 등 언론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콘트롤 타워가 아니라며 책임회피를 한 청와대 잘못도 말하지 않았고, 교육부 장관의 계란라면 옹호 당사자인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즉 대통령은 잘못을 사과했는데 정작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선지 내게는 오늘 대통령의 눈물 장면과 표정의 불일치가 매우 어색했다. 반성과 회개, 그리고 미안함과 애통함에서 나온 자연스런 눈물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않아도 될 사과를 '나쁜 놈들의 잘못 때문에'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억울함만을 보았다. 프롬포터의 원고를 읽어 내려가면서 새록새록 나는 화를 다스리지 못해서 이를 악물고 참는 모습이었다. 그 다음에 나온 눈물이라서 그 눈물의 진정성은커녕 '악어의 눈물'만 보인 것이다.

내가 악마여서일까? 내가 근성이 못 되먹어서일까? 내가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아서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통한 정권 핵심부의 잘못들이 적나라하게 나타났음에도 이와 상관없는 행동을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게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오늘의 사과와 눈물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아래 4가지 사례들을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잘못들에 대하여 진솔하게 인정하고 다시 윈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1.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후보 박효종, 심의위원 함귀용.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병우… 이들을 기용한 인사정책을 되돌려야 한다. 박효종은 전형적 친일학자에다 5.16을 혁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함귀용은 공안검사로 명명해도 될 전형적 우파 공안통이며 우병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지로 몰아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노무현 수사 담당검사였다. 이들의 기용이 세월호 참사로 전국이 초상집일 때 이뤄졌다. 따라서 국민 화합을 통한 심리치료를 바란다면 이들의 기용을 당장 포기해야 한다.

2. KBS 김시곤 편집국장 사퇴와 길환영 퇴진 문제까지 이어진 KBS 사태를 하루빨리 종결시켜야 한다. 왜? 이 사태의 당사자는 김시곤의 폭로대로라면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김시곤은 청와대가 공영방송의 사장 등 요직 인사를 좌우하고 보도도 좌우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에서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 지하철 사고는 키워서 보도해라라는 시시콜콜한 지시까지 한 것으로 김시곤은 짐작하고 있었다. 즉 청와대의 지시에 길환영이 따랐다는 암시를 한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 와중에 청와대 핵심들은 사고수습과 희생자에 대한 애도나 진정한 미안함을 가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사태가 대통령에게 화가 미치지 않을 것인가만 골몰했다는 것이다.

3. 교육부의 교사징계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에 있는 40여 명의 교사들은 이 사태의 책임자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하고 '퇴진'을 주장하는 글을 연명으로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그러자 즉각 교육부는 이 교사들을 징계하겠다고 나섰다. 전국 교육청에 이름이 오른 교사들을 색출하여 징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현재 강원교육청 등 일선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이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고 천명하고 있는 중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치하는 형국인 것이다.

4. 경찰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200여 명을 연행한 뒤 '전원 형사처벌'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죄가 없다. 이들에게 죄가 있다면 이들은 거리로 나오게 한 권력의 죄가 더 크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풀어주고 사법처리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반대로 연행 중 불거진 여성시위자 성추행 의혹을 밝혀서 그런 경찰이 있다면 엄중 문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위자들은 형사처벌 하고 성추행 의혹은 덮어버린다면 정부의 잘못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의 소리를 권력이 가진 힘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다른 예도 많지만 이상 4가지 사례만으로도 박근혜 정권 핵심부가 추후 가려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대통령이 사과, 사죄를 말하고 눈물을 흘리고 '내 책임'이라고 하는 것을 어찌 진정성이 있다고 할 것인가? 당연히 선거를 앞둔 일회성 쇼를 통한 유권자 심금울리기일 것이므로 '악마의 눈물'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더욱 처참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통령은 사과하고 외국의 출장 길에 올랐는데 대한민국 경찰은 대통령의 사과 자체를 우습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사과를 한 당장 그날 오후 경기경찰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사찰하다가 유족 측에게 들켰다. 그리고 들키자 자신들은 경찰이 아니라고 신분까지 숨겼다가 그도 들통이 났다. 엲합뉴스 보도를 요약하면 이렇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이하 가족대책위)' 소속 유가족 30여 명은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날인 19일 오후 7시 21분 경 저녁식사를 하러 전북 고창군 부근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그런데 이들 주변을 안산단원경찰서 정보과 소속 형사 2명이 배회하다가 적발됐다. 유족 대표단 30여 명은 이날 오후 4시께 버스 2대를 이용, 박근혜 대통령 담화에 대한 회의를 열기 위해 전남 진도로 향하고 있던 길이었다.

이 정보과 형사들을 발견한 유족들은 "왜 우리를 미행하느냐"며 "경찰관 아니냐. 신분이 뭐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들 정보과 형사들은 "경찰이 아니다"며 자기의 신분을 부인했다. 하지만 유족 중 이들을 알아 본 사람이 있어 이들이 형사인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행당한 것에 격분한 유족 10여 명은 이들 정보형사 2명을 버스 한 대에 태워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들 10여 명을 뺀 나머지는 일정대로 진도로 내려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이 진도로 내려간다고 해서 따라간 것은 맞다. 경찰신분을 숨긴 것은 정보관들이 발각되자 당황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무슨 일이 있을까 도와주러 간 것인데 경찰관들 행동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고 수긍했다고 한다. 이 뉴스를 보도한 연합뉴스는 격분한 유족을 만나려고 경기경찰청장이 수원에서 안산으로 이동했다는 소식도 덧붙었다.

대통령의 사과? 비정상의 정상화? 해경을 해체하고 국가 안전처를 설치하여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게 해? 남의 생명을 살리려다 자기 목숨을 버린 의인들의 의로운 행동에 숙연해져? 다 좋다. 이런 말들이 진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정말 진정성이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바로 비정상의 정상화 첫걸음이며, 눈물이 함께하는 진정한 사과다. 대통령과 그 호위세력은 이를 직시해야 한다.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족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고 경찰은 유족을 미행하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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