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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는 남북합의가 타결된 배경

1. ‘사과’ 없는 남북합의가 타결된 배경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5/09/04 [23: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지뢰 등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합의 당일 아침까지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강조했다는 내용이다. <프레시안> 박인규 편집장은 기고문에서 당시 이 발언이 협상에 대한 최종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이 때문에 통일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도 협상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8월 24일의 야심한 시각, 협상단은 대통령의 지침과는 180도 달라진 남북 공동보도문을 수용했다. 남북공동보도문은 2항에서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고 하였다. 북한의 ‘유감’에 ‘국군장병들의 부상’이란 대상이 적시되었다. 김관진 실장은 협상과정에서 ‘남측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라는 대목을 삭제하지 못했다. 결국 보도문 2항은 ‘남측에서 보면 사과지만 북측에서 보면 사과가 아닌 것’이 아니라 ‘누가 보아도 사과가 아닌 것’을 ‘사과’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통일뉴스>에 따르면, 북한 국방위원회도 9월 2일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괴이한 것은 남조선 당국이 우리가 공동보도문에서 표명한 ‘유감’이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에 대한 우리의 ‘시인’이고 ‘사과’인 것처럼 여론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유감’은 ‘사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찌하여 단 하루만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과 전혀 다른 남북공동보도문을 받아들였나? 결국 청와대가 좌우할 수 없는 별도의 정보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바로 미국이 전담하고 있는 북한의 준전시상태 군사동향이다.

 

 

병진노선 2년 반, 새로운 전쟁계획이 필요했던 미국

 

최근 동북아에서 전개되는 일련의 움직임은 미국이 새로운 한반도 전쟁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선언한 것이 2013년 3월 31일로 사실상의 핵증산에 나선지 2년 반이 경과하였다. 중국도 군사력을 강화하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지역에서 지역패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와의 군사외교대결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지에서 지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이던 8월 27일, 미국의 새로운 한반도 전쟁계획인 ‘작계 5015’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한·미는 이미 2010년 10월 제4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부터 북한의 위협 및 전략상황 변화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기획지침(SPG)’에 합의 서명하였다. <중앙일보>는 8월 26일, 군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6월 새로운 ‘작계 5015’에 서명한 것으로 안다”며 “작계는 서명하는 순간부터 발효됐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직전 올해 훈련에서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하였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작계 5015’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공격적으로 제거하는 개념, 즉 유사시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경향신문>은 이번 UFG 연습에서도 ‘작계 5015’에 반영된 북한의 생화학 무기 위협 및 대응 절차를 적용해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였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작계 5015'에는 합동요격지점(JDPI)도 새로 선정했다고 한다. 한미는 지난해부터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친 상태라는 것이다.

미국이 ‘작계 5015’를 새로 수립한 것은 미국이 더 이상 한반도에 수십만 미군을 신속 증원할 수 없는 실정에서 북한에 핵무기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 핵의 선제적 제거작전을 수립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미국은 일본 자위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국의 군사적 부담을 덜고자 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미국의 ‘작계 5015’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년간의 연구와 검토를 거친 미국의 새로운 한반도 전쟁계획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게 남은 과제는 그들의 ‘작계 5015’가 북한의 전시대응체계를 제압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8월 20일, 국군은 북한의 포격도발을 주장하며 155mm 자주포 29발을 비무장지대 내 북측지역에 퍼부었다. 8월 21일,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군사기동을 시작하였다.

 

 

화들짝 놀란 미국

 

<CNN>은 8월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가 “전례가 없다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북한군이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 봤다”며 북한군의 군사기동에 당황했음을 숨기지 않았다고 보도하였다.

<CNN>은 “미군은 북한을 위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UFG)에서 B-52 폭격기의 한반도 비행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며 “미군 지휘관과 군사 전략가들은 이 기간 동안 한반도 유사시 어떤 종류의 미군 군사력이 필요한지, 북한의 어떤 군사행동에 미군이 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 긴장 완화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CNN>은 복수의 국방부 관리들 말을 인용하면서 “미군 사령관들은 북한이 한국의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에 항의하며 ‘48시간’이라는 구체적인 시한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며 전력 증강을 하는 과정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미군 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심각한 토론 과정을 통해 한미동맹군은 향후 북한의 어떤 도발이 미군의 개입을 촉발할 수 있으며 미군의 어떤 자산이 운용될 수 있는지를 재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한미연합군은 그 동안 북한이 재래식 무기 열세를 인정하고 비대칭전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았다. 재래식 무기가 열세인 북한이 할 수 있는 공격은 그나마 ‘기습’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월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은 ‘기습’이 아니라 ‘48시간 뒤 확성기 타격’이라는 구체적인 시한을 통고하였다. 북한의 ‘48시간’ 언급은 그만큼 북한이 휴전선의 재래식 전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군사령관들은 이 대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어 <CNN>은 8월 25일, 미 국방부 최고 지도부가 한반도 전쟁계획(war plan)을 다시 짜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은 북한의 준전시상태 대응에 화들짝 놀라 B-52 비행을 취소하고 한국정부에 긴장완화를 권고하며 한반도 전쟁계획을 다시 짜게 된 것이다. 박근혜가 8.24 합의를 받아들여야 했던 것도 미군이 화들짝 놀라 긴장완화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미군사령관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는가? 8월 21일,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로 8월 25일, 남북합의가 발표되기까지, 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4가지로 파악된다. 북한의 특수부대 기동, 잠수함 작전, 미사일 기동, 그리고 레이더 방공망이다.

 

 

북한군 특수부대 기동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군사연구기관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9월 3일, “그들(북한)은 자신들이 한국이나 미국의 약점이라고 믿는 부분에 대해 대응하려는 기술을 가지려 하고 있고, 그래서 그들은 사이버공격이나 특수부대 또는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지난 8월 24일 “북한군이 불시에 특수부대원을 신속히 수송하는 기습전력인 공기부양정 20여척을 평안북도 철산군 기지에서 대동강 하구 서해 남포 해상으로 이동시킨 정황이 있다”고 보도하였고 다른 기사에서 북한 공기부양정 중 일부는 백령도에 3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황해남도 고암포 기지로 이동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였다.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 등 두 종류가 배치돼 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공기부양정이 1개 소대 안팎의 특수부대원들을 고속으로 상륙시킬 수 있다며 공기부양정의 주 임무는 전쟁 발발 직전에 북한 특수부대원들을 싣고 고속으로 우리 동·서 해안에 침투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조선일보>는 산술적으로 북한군이 모든 공기 부양정을 한꺼번에 동원할 경우 4000~6000명의 특수부대원들이 동시에 남한에 침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들은 해상저격여단 요원 등을 싣고 서해 5도를 비롯, 영종도 인천공항 등 인천, 강화도, 김포 해안 등으로 야간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였다. 

 

▲ <사진 1> 븍은 최정예 특수부대 야전지휘관들이 총집결한 조선인민군 초병대회로 2013년을 마감하였다. 인민군 초병대회는 비공개로 진행되었는데, 격술훈련만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격술훈련에서 특수부대 병사들이 격파시범을     ©자주민보

 

▲ 북 인민군 특수부대, 항공륙전대     ©자주민보

 

특수부대는 전장에서 집단적으로 전술작전을 수행하는 정규군과 달리 몇 명의 소조단위로 적진 침투 및 교란, 요인 암살 등을 수행하는 배후활동세력이다. 한 마디로 말해 특수부대는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격전 전문부대이다. 특수부대는 정규군이 아니므로 상식적으로 인접부대와의 연계, 점령지역의 치안확보를 위한 민정담당, 군수물자 수송 등이 중요과제로 제기되지 않는다. 미국의 네이비씰, 그린베레 등이 대표적인 특수부대이다.

그런데 <2010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특수전 병력은 20만명이라고 한다. 이는 왠만한 유럽국가의 정규군과 맞먹는 규모이다. 북한 특수부대는 8개의 항공육전여단, 2개의 해상저격여단, 4개의 정찰병여단, 9개의 경보병여단, 군단 배속의 35개의 경보병대대, 특수기동 및 지원임무를 가진 5개의 혼성여단, 몇몇 개의 저격여단 등을 이루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배후를 노리는 특수부대

 

군은 북한 특수부대가 전쟁 초기에 수도권에 침투하려 시도할 것으로 보았다. 공기부양정이 서해 5도, 영종도 인천공항, 인천광역시 등에 상륙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번 준전시상태에서 북한군은 공기부양정과 더불어 잠수함을 기동시켰다. 군 관계자는 “지난 21일부터 북한 잠수함 50여척이 동·서해 잠수함기지를 이탈해 모습을 감추었다.”며 잠수함이 미군의 감시망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북한 잠수함이 한꺼번에 50척씩이나 미군 감시망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9월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에서 잠수함 전력 증강을 위해 행했던 “그 동안의 훈련과 유지 보수 노력이 실제로 분명한 성과를 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라진 잠수함이 기껏해야 몇 발의 어뢰를 싣고 2차대전 당시 독일의 U보트처럼 해상교통로에서 상선이나 노릴 것으로 본다면 미국이 화들짝 놀랄 이유가 없다. 북한도 70년전에 실패한 독일의 전술을 따라할 이유가 없다.

사라진 북한 잠수함에는 특수부대원들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6년 북한 잠수함이 강릉해안에서 좌초되었을 때, 군은 북한 특수부대원 26명이 강릉침투를 기도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군은 325톤급 북한 잠수함 1대에 26명의 특수부대원이 탑승한다고 본 것이다.

50척의 잠수함에 26명의 특수부대원이 탑승한다면 총 1300명의 특수부대원이 탑승할 수 있다. 잠수함 크기를 고려한다면 대략 1000명에 육박하는 특수부대원이 탑승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휴전선에서 대북확성기를 둘러싼 포격전이 발발하면 공기부양정이 서해 5도와 인천공항으로 침투할 것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북한 잠수함 50척이 부산항이나 울산항, 아니면 동해상의 원자력 발전소를 목표로 북한 특수부대원들을 풀어놓으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놀란 것은 잠수함의 상선 공격이 아니라 북한 특수부대원들의 기습상륙이다.

왜 그런가? 인천항에 이어 부산항이나 울산항 등의 후방 항만시설까지 특수부대에게 공격당하면 한국경제는 극심한 타격을 받게 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교전은 자칫 제2의 후쿠시마 사태를 야기하므로, 원자력 발전소에 침투한 북한 특수부대를 군사적으로 제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라도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공급이 중단된다면 한국경제는 대혼란에 빠지고 만다.

뿐만 아니라 군은 최전방 지역에서도 대북확성기 타격을 위해 북한 특수부대가 이동하였다고 밝혔다. 대북확성기는 북한군의 포격으로도 충분히 파괴가 가능한데 북한이 확성기 타격에 특수부대를 기동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이 대목에서 2013년 7월 27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특수부대의 핵배낭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는 당시 열병식의 북한군이 방사능 표식을 한 배낭을 메었다며 이를 두고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물질을 혼합한 더티밤(dirty bomb)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군 특수부대가 핵배낭을 메고 확성기 공격의 전면에 나서면 아군은 대응포격이 매우 힘들어진다. 자칫 휴전선 최전방 지역이 방사능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휴전선이라도 특수부대원 수천명을 포격없이 제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잠수함을 타고 후방에 침투하는 북한군 특수부대도 핵배낭을 메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은 몇몇 부두를 점거하고 파괴하는 게릴라 활동이 아니라 핵배낭을 앞세워 부산광역시나 울산광역시와 같은 광역권에 대한 점령과 민정통치를 추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특수부대의 개념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결과적으로 미군이 북한 특수부대의 핵배낭을 제압할 전술을 찾지 못한다면 준전시상태에 진입한 북한과 교전을 승인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잠수함 작전

 

특수부대와 더불어 사라진 북한 잠수함도 한미연합군에게 매우 위협적이었음이 드러났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버뮤데스 연구원은 북한이 “위기 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그를 통해 그들(북한)이 계획했던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잠수함 전력을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잠수함 전력을 밀어내는(flush) 능력을 보인 점은 일종의 전력 과시”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북한군 상당수 전력이 준전시 매뉴얼대로 움직였는데 우리 군 입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잠수함과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도발에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 근본적 대책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미군은 북한 잠수함 50여척이 동시에 기동한 것에 놀랐으며 이들을 감시망에서 놓친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다. 

 

▲ 비상하는 북한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바라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     ©자주시보

 

지난 5월 8일, 북한은 SLBM 발사 시험에 성공하였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사출시험이라 폄하하였지만 이후 북한이 공개해 <연합뉴스>가 올린 발사동영상을 보면 북한의 SLBM은 수면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점화되어 탄도미사일의 초기 궤적을 정상적으로 비행하였다.

이미 2014년 8월, 미국 <워싱턴 프리비컨>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잠수함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였고 2014년 11월 22일에는 지상사출시험을 했다고 보도하였다. 이들은 함경남도 신포항에서 탄도미사일 발사관이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잠수함을 보았다며 이를 신포급 잠수함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미국은 북한이 SLBM을 실전배치했을 가능성도 열어놔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군은 북한 잠수함 50여척의 기동을 놓치고 말았다. 이들 가운데 1척이라도 SLBM을 발사할 수 있다면 미국은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미국을 조준한 북한 미사일

 

그런 면에서 이번 준전시상태 선포 시 북한의 미사일 기동도 주목된다. 군은 <2014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대략 1000여기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소식통은 8월 21일, “북한이 원산인근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평북지역에서 노동미사일을 각각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이 한미연합 감시자산에 식별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은 이번에 전개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노동미사일의 경우 태평양사령부와 주일미군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북한이 준전시상태에서 노동미사일을 기동시켰다는 것은 이번 대결에서 유사시 미군을 선제공격하겠다는 무력시위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의 미사일 기동은 이번 남북대결에서 한반도 분쟁의 직접 당사자인 미국을 조준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긴장완화를 권고한 것도 기본은 북한 미사일이 기동하며 주일미군까지 조준하였기 때문이다.

지상에 전개된 미사일에 이어 바다로 사라진 북한 잠수함에도 SLBM이 장착되었다면 미군의 미사일 방어는 완전히 불가능해진다. <뉴시스>는 지난 8월 10일,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후방지역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전 포착이 어렵고, 요격도 어려워 우리 군이 추진하고 있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가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결국 이번 북한의 준전시상태 기동을 보면 미군은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커다란 부담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방공망

이와 더불어 이번 대결은 북한의 방공망 수준을 확인시켰다. <동아일보>는 미국이 수집한 위성사진 등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침투해 들어오는 항공기를 탐지할 대공레이더를 가동했다고 보도하였다. 대공레이더는 지대공미사일과 함께 배치되어 작전에 투입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KN-06은 전 세계적으로 격추성능이 가장 뛰어나며 실전경험도 있는 러시아의 S-300을 닮았으며 대형트럭에 원통형 수직발사관 3기를 실은 미사일 운반 및 발사차량과 위상배열레이더, 사격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최대 사거리 300km에 달하는 북한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SA-5는 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조기경보기를 공격하는데 위협적이라고 한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이미 1980년대에 SA-5 발사대 24~40기를 도입했고, 이 가운데 일부를 미얀마로 재수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군의 SA-5 미사일 부대는 황해북도 사리원과 강원도 원산 근처에 배치되어 있으며 휴전선 인접지역에 배치할 경우 대한민국 중부권을 비행 중인 항공기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고 보도하였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북한은 SA-2 미사일 발사대도 240여기와 미사일 1500여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신형 ‘선군호’ 전차와 장갑차 등에 장착하고 있는 SA-16도 러시아와 베트남에 이 미사일 1000발 이상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탱크 킬러’로 유명한 미국의 A-10 공격기를 걸프전과 코소보전에서 격추시키거나 큰 피해를 입힌 SA-13도 2012년 4월의 열병식 때 공개하였다.

미국은 지금까지 휴전선에서 포병전력은 북한군이 우위에 있을지라도 공군전력에서 한미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이상 북한의 포병우세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해왔다.

그런데 이번 준전시상태 기동과정에서 미국은 북한의 대공레이더 성능을 확인하였다. 북한의 대공미사일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한미연합군의 조기경보기는 한국 중부권을 비행할 수 없으며 미군 폭격기와 공격기가 공중작전을 수행하려면 격추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깜짝 놀라 연기된 UFG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8월 21일, 한미연합군은 UFG 훈련 중이었다. 미국은 <CNN>보도처럼 깜짝 놀랐다고 하였는데 결국 한반도 긴장고조를 막기 위해 UFG 훈련을 당분간 연기하였다. 

남측 군사관계자들은 이번 대결에서 북한의 전시기동모습을 살피는 성과를 얻었다고 분석한다. 이번 정보로 미국의 ‘작계 5015’를 최종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작계 보완은 북한의 군사기동에 맞설 전술을 갖추었을 때 달성된다. 미국은 이번 대결에서도 갈수록 늘어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여전히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에 북한 잠수함 50여척이 일거에 사라지고 정규군이 아니라 특수부대가 전면에 나섰다. 핵배낭을 든 특수부대원들이 배후에서 침투하면 그 혼란을 수습할 방법이 없다. 북한은 공격용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방어용 지대공미사일까지 갖춰놓고 레이더망을 가동시켰다.

미국이 놀라서 UFG를 일시중단하고 긴장완화를 종용한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의 대응전략이 ‘작계5015’를 채 가동시켜 보기도 전에 바닥난 것이다. <CNN>은 미군이 한반도 전쟁계획을 다시 짠다고 실토하였다. ‘사과’가 사라진 이번 남북공동보도문은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전략이 총체적으로 파산했음을 보여준다.

당분간 한미연합군은 대북대결에서 피동에 빠질 수 있다. 이번 남북공동보도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 큰 아량’이 아니다. 미국의 ‘긴장완화 권고’ 압력에 따라 보도문을 무조건 수용했을 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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